#오메가버스 #유사제형 #모럴리스 #집착계략광공 #자낮헌신무심수 #후회수 어느 날 동생이 생겼다. “인사해, 네 동생이다.” 오메가라는 이유로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낸 하연은 어느 순간 함께 살게 된 하진에게 친동생처럼 애정을 준다. “형, 나 사랑해?” 날이 갈수록 하진이 하연을 보는 눈이 이상해져도 동생의 보호자로 제 쓸모를 찾던 하연은 모른 척 넘겼지만, “형, 그거 잊으면 안 돼. 나 형 때문에 병신된 거야.” 결국 외면의 결과를 받게 되는데. “한 번만……. 한 번만 말해 줘. 나 사랑해?” *** “내가 병신인 게 잘못이지. 다리병신 꼴 보기 싫은 거 진작 알았으면 좋았을 걸 그랬네.” “진아, 그런 게 아니라…….” 듣고 싶지도 않다는 듯 하진은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어썼다. 숨이 가빴다. 이명이 귀를 파고들어 찢을 듯했다. 몇 번이고 시트를 쥐었다 놓으며 자리에서 바르작거리다가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거실 소파까지 걸어가는 동안 헛구역질이 나서 입을 틀어막아야 했다. 쓰러지듯이 소파에 누워 몸을 웅크렸다. 누구라도 좋으니 안아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대체 누가 나를. 자조하며 던진 물음에 나는 두 사람을 떠올렸다. 커튼을 치듯 억지로 눈꺼풀을 끌어 내렸다. 경계 없는 어둠 속에서 먼저 떠오른 것은 눈망울이 유난히도 크고 잘 웃던 어린 하진의 얼굴이었다. 그의 작은 손가락이 옷 속으로 들어와 허리를 조몰락거리던 감각이 떠올랐다. -형, 형은 아무나 좋아? 어린 목소리가 귓가에 쟁쟁 울린다. 엄마가 그랬어, 형은 오메가라서 아무나 만져도 다 좋아한다구. 재미있는 얘기라도 하는 듯이 소곤거리다가 품에 감겨드는 작은 몸이 되살아났다. 그치만 나는 형을 좋아하니까, 내가 대신 만져 줄게. 다른 사람한테 만져 달라고 하지 마. 신물이 역류해서 목이 따끔거렸다. “형, 잘못했지? 그치?” 이마에 뜨거운 손바닥이 내려앉았다. 진짜 온기였다. 나는 팔을 휘저어 몸으로 들러붙는 끈적한 망상들을 떨쳤다. 하진의 팔목을 두 손으로 붙잡아 쉰 목소리로 흐느꼈다. “잘못했어. 진아, 내가 다 잘못했어. 안아 줘. 응? 나 좀 안아 줘.” “형 옆에 있는 건 나뿐이야.” “응, 응. 너뿐이야. 내가 미안해. 안 그럴게.” 하진이 나를 안아 들었다. 하진의 목에 팔을 감고 바짝 매달려 정신없이 숨을 들이마셨다. 언제나처럼 잔잔하고 다정한 향기였다. 나는 눈물이 나는 줄도 모르고 하진의 품에 얼굴을 부볐다. “나 아니면 형 같은 걸레를 누가 데려가.” 귓가에 떨어지는 부드러운 속삭임에 몸을 떨었다. 그랬다. 나는 누구에게 내보여질 만한 인종이 아니었다. 하진은 절뚝거리면서 나를 침대로 데려갔다. 시트에 내려놓으며 자신도 그 옆에 나란히 누웠다. 하진의 손이 땀에 젖은 머리칼을 이마에서 떼어 냈다. 축축한 이마에 입을 맞추며 하진이 어린 날의 그때처럼 낮게 목을 울려 속삭였다. “형은 참 예쁜데 멍청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