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날 때부터 폐가 약한 서원은 도시를 떠나 아빠와 단 둘이 숲속에서 생활한다. 그러던 어느 여름, 늘 조용하기만 한 숲에 아빠의 친구 제임스와 그의 아들인 에이든이 방문한다. 아빠들이 휴가 차 산행을 떠나고, 서원과 에이든은 단 둘만 숲에 남게 된다. 아빠처럼 자신을 지극정성 돌봐주는 에이든에게 쉽게 마음을 연 서원은 그가 친구 이상으로 가깝게 다가오자 당황하면서도 거부하지 못한다. 에이든이 제 비밀을 자신에게만 말해주었기 때문일까? ‘남자’인 ‘친구’를 처음으로 의식하다가 보니 어쩌다 포옹을, 그러다가 곧 키스를 나누었어도 거부감이 없다. 결국에는 넘지 말아야 할 선까지 넘고 마는데. 그렇게 뜨거운 여름을 함께 보낸 그들에게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발생한다. 마침, 미국으로 돌아간 에이든과 서원의 거리는 무려 12시간이다. 그러나, 그 ‘문제’가 두 사람의 재회를 앞당긴다. [본문 중] “오느라 힘들었어?” 침묵이 신경 쓰여 억지로 질문을 만들어 냈다. 에이든은 아니, 부정하고는 잠시간 뚫어질 듯 나만 쳐다보았다. 바람이 휙 불어와 내 머리카락이 우습게 휘날리는 장면도 굳이 모른 척하지 않았다. 에메랄드에 다갈색이 투영된 신비한 눈동자가 내 눈과 얼굴과 귓가를 훔치고 달아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