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이세계 ‘지구’로 넘어오게 된 마법사 오즈. 처절한 노숙 생활을 하다가 사기를 당해 클럽 도밍고에 팔려 왔더니 아름답고 다정하면서도 유명한 배우, 로제 프라이스를 만나 버렸다. “다, 당신이 아름답긴 하지만 그렇다고 냉큼 사귀자고 할 정도는 아니야.” 로제의 시선을 마주하지 못하며 오즈가 말했다. 긴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오즈.” 잠시 후 로제가 휘둥그레진 오즈의 눈을 직시하며 말했다. “나는 그냥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성격도 좋고 돈도 많은 사람이잖아요. 그러면 냉큼 사귀자고 해도 이상하지 않아요.” 가히 신의 사자라 해도 믿을 만한 미모. 마력 문은 하루하루 줄어만 가는데 마음을 주체할 수 없다. 그럼에도 ‘연인은 반드시 당신을 떠난다’는 예지를 생각하면 로제의 치명적인 유혹을 거절하는 수밖에 없는데……. “오즈 씨는 뭘 잘한다고 했죠? 마술이라고 했었나?” 마도국 심비오스, 그 위대하고 찬란한 세 번째 기둥의 주인으로서, “아니. 마술이 아니라, 마법이다.” 마법이 존재하기는커녕 허황된 것으로 부정되기만 하는 세계. 이곳에서 마법사 오즈가 당당하게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