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구할 수가 없어요..ㅠㅠ
제법 명문대라고 할 수 있는 서울의 한 대학에 다니고 있는 영유는, 수업을 마치고 절친인 명민과 함께 기분 좋은 발걸음으로 정문을 나섰다.
"영유야, 우리 점심 뭐 먹을까?"
"아무거나 너 먹고 싶은거 먹어라. 난 빨리 먹고 알바가야 되니까."
"재미없는 새끼, 오늘은 이 형님이 너 먹고 싶은 거 전부 사줄 테니까 빼지 말고 말해봐. 이런 기회가 아무때나 오는게 아니거든."
둘은 같은 동네에서 같이 태어났고 같이 자란 한마디로 말해 불알친구인 셈이다. 하지만 영유가 중학교때 그의 부모님은 교통사고로 두 분 모두 돌아 가셨고, 자존심이 유독 강한 외아들이었던 영유의 고난은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활달했던 영유의 성격도 점점 굳어져 가며 냉정해 지내다보니 자연스레 친구 사귀기도 힘들어지기 시작했고, 명민이는 그런 그의 몇 안 되는 친구 중 제일 친한 친구였다.
자신을 항상 배려해 주고 먼저 생각해 주는 명민었기에, 영유는 겉으로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마음속으로는 항상 고마워하고 있었다. 그리고 같이 지낸 세월이 있기에 이제는 눈빛만 교환해도 서로의 의중을 어느 정도는 교감할 수 있는 그런 사이이기도 했다.
"흠.. 그럼 난 피자."
"피자? 콜, 가자!"
그렇게 피자로 점심을 때우기로 한 두 사람은 어깨를 나란히 한 채 근처의 피자집으로 들어갔다. 이곳은 명민이가 용돈을 타거나 영유가 알바로 월급을 받으면 둘이 가끔 오던 곳이다.
영유 부모님들이 살아계셨을 적에 영유는 피자를 너무 좋아해서, 거의 주식처럼 먹다시피 했다는 것을 명민은 잘 알고 있었다. 그 덕에 명민 자신도 영유 집에 거의 눌러 살다시피 하면서 피자는 원 없이 먹었었다.
"야. 그런데 나 오늘 대자 한판 전부 먹을건데 괜찮냐?"
"야 임마, 오늘은 그 정도 능력은 되니까 걱정 말고 실컷 먹기나 해. 예전에 너희 부모님이 계셨을 때 너네 집에서 먹은 거 생각하면 이 정도는 껌 값이니까."
말을 해놓고 명민은 뜨끔했는지 살며시 영유의 눈치를 살폈으나 영유가 괜찮다는 듯 씨익 웃어 주었다.
"괜찮아 임마! 이제는 시간이 지나서 그런지 예전 얘기해도 아무런 느낌이 없어."
명민은 영유가 말은 그렇게 해도 마음속으로는 부모님들을 많이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모르는 체 하는 것이 자존심이 강한 영유를 위해 낫다는 것 또한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잠시 후 명민은 영유가 좋아하는 종류로 피자 특대자 한판을 주문시켰다.
"간만에 우리 배터지게 한번 먹어보자."
"짜식.. 좋아. 한번 실컷 먹어보자!"
간만에 먹어보는 피자여서 그런지 맛이 정말 기가 막히게 맛있었고, 냉랭한 마음의 영유도 이때만은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해 밝은 모습이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