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전전반측

황궁과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정해현縣은 최근 천하제일미인이라 소문난 ‘이화’ 기거한다는 기루 월정각이 생겨 뜻밖의 호황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 정해현의 치안을 담당하는 수사관 ‘섭청’은 원래 재능 있는 무림인이었지만, 현재는 내공을 잃고 얼굴엔 큰 흉터까지 얻은 채 조용히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 섭청의 유일한 취미는 우연히 알게 된 작은 다관에서 검은 사립의 사내 ‘화’와 함께 달콤한 간식과 차를 즐기는 것. 상대방은 얼굴도 보이지 않고 대답도 해주지 않지만, 그런 시간이 섭청에게 편안함과 즐거움을 주는 유일한 시간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월정각에서 살변이 일어나고, 세도가인 패현왕의 조카와 ‘이화’의 몸종인 ‘녹우’가 범인으로 지목 된다. 섭청은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해 둘 모두 관청으로 압송하고, 범인으로 지목된 녹우를 위해 주인인 이화가 자신도 함께 감옥에 들어가겠다 자처한다.
정해현의 현령 ‘우문단’은 감옥의 죄수들이 이화에게 해코지를 하지않을까 염려되어 섭청을 감시인으로 함께 들여보낸다. 그리고 얼마 뒤 이화가 수사관을 흠모하여 유혹하였으나 거절당했다는 소문이 저잣거리에 돌기 시작하고, 설상가상으로 이화가 녹우를 통해 섭청에게 연서를 보내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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