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입이 닳도록 말한 피폐 소설의 별 볼 일 없는 고아로 빙의했다.
아직 원작은 진행되지 않은 것 같지만, 나는 원작에 가담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왜냐하면 남주 그 자식, 여주를 제 구원자라 믿으며 결말에 여주를 새장에 감금하고 세뇌시켜 버리는 사이코패스 또라이니까.
그래. 그냥 가늘고 길게 살자.
그런데 이 망할 세상이 고아로 빙의시킨 주제에 소드마스터의 힘을 던져 주네?
그럼 더 열심히 가늘고 길게 살아야지.
전쟁으로 난리가 난 제국을 전전하며 겁탈하려는 기사 몇 명 때려 눕혀 목돈도 만들고, 그러다 정말 죽을 것 같은 남자아이 하나도 구해 줬다.
제 이름도 기억 못 하는 것 같기에 아델이라는 이름도 지어 주고, 잘 곳도 만들어 주고, 소고기도 먹이며 오냐오냐 3년을 키웠다.
하지만 이 배은망덕한 놈은 고맙다는 인사도 없이 홀랑 도망쳐 버렸는데…….
"아델?"
"루이사, 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네가 왜 황제가 되어서 나한테 다시 와?
“루이사, 당신은 나의 구원자야.”
왜 여주인공한테 해야 할 감금 플래그를 나한테 세우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