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제가 죽었다고 각성하시다니요

원작이 시작되자마자 죽는 엑스트라에 빙의했다.
그것도 남주의 무능한 가이드로.
자신이 죽어야 남주가 새 가이드인 여주를 만나 각성한단다.
결국 원작에서 무사히 퇴장하기 위해
가사상태에 빠지는 독초를 먹고 죽은 척 연기하지만-
“제 가이드가 더는 숨을 쉬지 않는데.”
……?
“도대체 누가 저를 멈출 수 있단 말입니까?”
남주가 각성하다 못해 폭주를 해 버렸다?
제가 죽었다고 각성하시다니요.
그런 거로 각성하지 마세요…….
***
“나를 떠나겠다고?”
블리스는 샤나가 내민 사직서를 보며 피식 웃었다.
“이것도 새로운 장난인가?”
“아뇨. 도련님께 더는 가이드가 필요하지 않으니…….”
“샤나.”
블리스가 부드럽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
“나를 우스꽝스럽게 만들어도 좋고, 바보처럼 속여도 좋고, 얼마든지 나를 가지고 놀아도 좋은데.
나를 떠나겠다는 말은 장난으로도 하지 마.”
블리스는 그린 듯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샤나에게 속삭였다.
“그건 아무리 나라도 봐줄 수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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