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근육조선-498화 (498/573)

근육조선 498화

2부 26장 9화 첫 고시

고니시의 이야기가 끝났지만 아직도 어처구니가 없었다. 큐슈의 전후처리 및 전쟁 피해를 봉합하며 시간과 준비가 부족해 오로지 돈과 인력만으로 때웠으니 부작용이 생길 줄은 알고 있었다.

그러니 현장의 상황이 더욱 알고 싶었다.

“자네가 보기에는 기세가 어떠한가? 하주도에 직접 들른 사람이니 익히 알고 있을 것인데.”

“사람이 벌떼처럼 몰려드니 관찰사 영감을 비롯한 관원들도 수효를 예측하지 못하였고 율도상회의 회주(會主)들조차도 역산하기가 까다롭다 하였습니다. 하지만 일만 명이 명부에 오르는 것은 확인하였지요.”

명부에는 일만 명이라 하였지만 이 사람들은 하주도 관찰사인 정여립의 관할하에 재산을 처분하고 몸만 남은 사람들이다. 언제라도 배만 타면 건너올 준비를 마친 사람들이지.

급하게 재산을 처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라 하여도 시간이 좀 주어지거나 친척들을 모으면 재산을 나눠서 처분할 수 있는 법이다.

이걸 감안하면 더 올 수 있다 생각했는데 고니시의 말이 덧붙여졌다.

“처음으로 사람을 모집한 것이 작년 시월이었기에 더 늘어날 것이 분명합니다. 제가 판단하기에는 최소 삼만 명 이상이 건너올 겁니다. 손해는 보지 않는다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이역만리라는 말이 먼 거리를 나타내기 위한 첨언(添言)이 아니고 정말 이역만리의 네 배나 되는 사만 리나 되는 머나먼 땅인데 오로지 나 하나를 보아서 건너온다 하였는가.”

잠시 천장을 보면서 생각을 정리했다.

하주도에서 이주하기로 정한 사람들은 1592년 음력 8월에 응모하였고 지금은 1592년 음력 10월이다. 그리고 음력 10월부터 2월까지는 북방항로에 유빙이 밀려와 배의 통행이 불가해진다.

그 시간 동안 이주를 원하는 이들이 계속 쌓이고 쌓이다 고니시의 증언대로 일만 명 단위로 음력 2월 말에 출발하여 4월에 도착하리라.

그리고 이건 인구 폭탄을 넘어서서 인구의 해일이나 마찬가지이다.

이들을 금주에 정착시킨다 치면 3개월 간격으로 2,500개의 집을 지어야 하며 한 가구당 필요한 땅이 1결이라 따져도 25㎢를 경작해야 하니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여의도 면적의 5배 이상이다.

그리고 기본적인 식량도 문제이다.

“일만 명이 말이 일만 명이지 이들을 먹여 살리는 것에만 미곡이 최소 사만 석이 필요하다네. 자네의 예측대로 삼만 명이면 십이만 석이 필요하지. 이걸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나.”

“하지만 제가 듣기로는 금주에 비축된 미곡이 이미 육만 석이 넘어간다 하였습니다. 이주한 이들을 풀어 바로 논과 밭을 만들고 미곡을 벌충하면 충분하지 않겠습니까?”

고니시의 말도 틀리지는 않다. 금주 일대에는 아직 개척되지 않은 농토가 넘쳐 난다. 이를 소화하면 삼만 명에 달하는 이주민도 받아들일 수 있으며 거대한 상권도 형성할 기회겠지.

하지만 나에게는 부족한 대처이니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자네의 말도 옳지만 이역만리로 이주한 사람들을 머물게 하면 무슨 일이 벌어지겠나? 한번 농토를 만들게 되면 개척은커녕 금주 일대에 새로운 농토를 만드는 것에서 끝날 뿐이네.”

내 목적은 이주한 사람들을 등 따듯하고 배부르게 만드는 것을 넘어서 경신대기근을 비롯한 각종 재난이 일어났을 때 마음대로 사람을 옮길 수 있는 거대한 영토를 만드는 것이다.

내 반박을 들은 고니시는 한숨을 쉬며 답하였다.

“제가 대감님을 젊은 시절부터 많이 보아오고 소문도 들었지만 언제나 이런 분이셨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을 자신의 한계까지 하시며 그 한계가 계속 늘어나는 분이셨지요.”

“나도 피륙으로 이루어진 사람이니 너무 믿지는 말게. 내가 한계까지 노력해 보다 실패하면 자네의 말대로 금주 일대를 개척할 것이네. 최소한 사람들을 수용할 수는 있지 않겠나.”

“다른 이들이라면 실패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가 보아온 대감님은 반드시 성공하실 것입니다. 애초에 실패한 적이 없다는 말은 성공할 일만 하시는 분이라는 뜻이 아닙니까? 저는 대감님의 심계를 믿고 있습니다.”

고니시가 상아를 깎아 만든 패를 건넸는데 임시 부장(副長) 고니시 유키나가라 적힌 율도상회의 명패였다.

그는 이 패와 각종 서류를 건네면서 절을 올렸다.

“큰 거래에는 위험이 따르는 법입니다. 상회의 윗사람들은 금주 일대가 번창할 것이니 거래를 늘리라고 지시를 내렸지만 저는 대감님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 여겨 동원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다하여 개척을 지원할 것입니다.”

“자네라면 믿을 수 있는 사람이니 오히려 내가 자네의 도움을 바라는 바일세.”

고니시가 도움을 준다니 고맙지만 이쯤 되면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시간적 여유가 다섯 달밖에 없으니 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끝내놓아야 하리라.

율도상단의 선박에서는 내가 조정에 제공해 달라 요청하였던 물건이 더 많이 쏟아지고 있었다. 산더미처럼 쌓인 늑철(판스프링)로 사막배를 만들고 개척지에 미리 전진기지를 세워두라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조선에서 생산한 종이도 짐에 포함되었다. 적게 잡아도 수만 장에 달하는 아마(亞麻)지이기에 왜 배송되었나 싶었다.

모든 물품 하역이 끝나자 고니시는 품 안에 있는 서신을 내밀었다.

“조정에서 저희 상단을 통해 보내온 짐은 물론이요, 서신이 있습니다. 긴급을 요하는 서신이기에 정기적으로 보내는 배에 미처 올리지 못한 녀석이라 하더군요.”

“이거 참으로 고맙군. 조정에서도 일이 다급해지니 어쩔 수 없이 자네들을 동원한 것이로군.”

중요 서류이니 밀랍으로 봉인되어 있는 녀석이고 고니시는 내가 서류를 읽을 수 있게 자리를 비켜주었다. 인사 담당 부서 중 하나인 경(卿)조의 직인이 찍혀 봉인된 서류이니 인사권과 관련된 서류이리라.

아니나 다를까 예상대로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주상전하의 명에 의거하여 각 지방 관청과 호주와 미주 그리고 하주도를 비롯한 머나먼 외방(外方)에 공무원이라 불리는 새로운 직급을 임시로 창설하는 것을 허가한다.]

예상대로 공무원 모집 기준이 적혀 있는 서류였는데 내 제안 대부분이 반영된 서류였다.

조정도 어마어마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으니 현장에 나가서 기본적 업무를 통제할 수 있는 실무직을 원한다고 예상은 하고 있었다.

조정은 내 제안을 예상대로 받아들였고 주상전하께서는 더욱 발전시켜 제도를 만들었다.

공무원의 모집 요강부터 품계 설정 그리고 각종 비리를 막기 위한 기초 방안까지 첨부되어 거의 완성된 녀석이다.

[공무원의 선발은 각 지방의 관찰사가 제출하는 시험을 통해 실시한다. 시험 방식과 요강은 각자의 재량에 일임하나 후일 올바른 규정을 만들어 완전히 배포할 것이다.]

[공무원은 관원 아래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니 품계(品階)가 아닌 급(級)으로 분류한다. 품계와 마찬가지로 9급부터 시작하며 매 3년마다 급이 올라간다. 만약 30년간 근속한 공무원이 있을 경우 자동적으로 종6품의 관원으로 대우한다.]

“이건 나도 생각하지 못한 방식인데. 하긴 현장에서 삼십 년 넘게 경험을 쌓았으면 어중간한 참하관(參下官)보다 능력이 뛰어나기는 해. 애초에 경력이 많은 사람은 명목상의 관직을 주는 일이 잦았는데 이건 아예 법제화를 시켰군.”

나는 공무원 제도를 업무량 소화를 위해 만들고 뒤에 벌어질 일을 감안하지 않았다.

그러나 조정에서는 나름 신분 상승의 사다리를 놓아주며 이 제도에 실용성을 덧붙였다.

관원이 되면 관원 상대로 부정기적으로 시행되는 알성시(謁聖試)나 진현시(進賢試) 같은 시험을 보는 법이다.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낮고 관원들의 실력을 평가하기 위한 시험이지만 이는 엄연히 과거시험에 속한다.

여기에 양반이 아닌 하급 관료가 합격하면 법적으로 3대 후손까지 양반 신분을 획득하게 된다. 설령 부정기 시험이 아니라 해도 말년에 과거를 보아 자손들을 양반으로 만들려 노력을 할 것이 분명하다.

여기에 첨부된 말도 있었다.

[후일 연금제도가 적용될 경우 공무원의 연금 또한 일괄 적용된다. 이를 염두에 두어 공무원의 녹봉을 9급 기준 은자 16냥으로 정하며 한 급이 오를 때마다 7냥을 늘린다. 기존에 유사한 직종에 있었을 경우 근속 기한을 절반으로 계산한다.]

“녹봉도 나쁜 형편이 아니로군. 지금 육방관속의 녹봉이 아래에 자신의 땅을 두고 있다는 전제하에 은자 10냥인데 나중이 되면 육방관속이 알아서 공무원 고시에 응할 수준이야. 그러면 육방관속도 연금 받는 공무원이 되겠군.”

지금도 조정에서는 산관들과 산학에 능한 관리들이 모여 연금제도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었다.

이미 기초 사항 정립도 거의 다 끝나고 실제 적용했을 때의 파장과 그 부가가치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으리라.

조만간 연금제도는 조선에 정착할 것이 분명하며 현장 실무직들의 가장 큰 문제인 소규모의 비리를 억누를 수 있는 수단이 되겠지 고위 관료는 모르겠지만 하급 관료들은 비리를 저질러 푼돈을 챙기느니 떳떳하게 살며 노후에 연금을 받아먹을 생각을 하리라.

그러니 내가 할 일은 정해져 있었다. 송한필과 같이 검증한 시험문제를 가져와 마음대로 뽑아내며 시험 문제를 만들기 시작하였다.

조정에서 보낸 아마지는 시험용지로 쓰라 보낸 것이 분명하니 잘 써먹어야지.

금주는 관찰사가 머무는 고장이기에 목판인쇄기도 아닌 문종 시절에 만들어진 구단배(구텐베르크)인쇄기도 있으며 인쇄를 담당하는 관원도 있었다.

나는 정말 무작위로 선별한 시험 문제를 정리해 판본을 만들어 건네주었다.

“지금부터 새로 시험을 볼 것이니 내가 제시한 판본을 인쇄기에 옮겨 각 시험지를 과목당 오백씩 인쇄하게나. 혹여나 새어나가지 않도록 유념해 두도록 하고 바로 밀봉하게.”

“새 시험이라 하셨습니까? 향시나 초시가 아닌 다른 시험이겠지요? 하지만 시험지가 너무 많지 않습니까?”

“문과나 무과와 다른 공무원 고시라는 시험일세. 그러니 시험지를 과목당 스물다섯 개를 만들어서 부정을 방지할 것이네.”

새로운 시험이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관원들의 눈초리가 변하며 불안감이 맴돌았다. 잘못하면 조선에서 건너온 자신들의 기득권을 침해할 수 있다 걱정하고 있으리라.

여기에 생소한 시험지가 관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시험지가 이상합니다. 본래 문답이건 시문이건 문제를 하나 제시하고 그 아래에 논지를 제시할 장소를 마련해야 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문제 바로 옆에 답안이 나열되어 있군요.”

인쇄를 담당하는 관원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내가 만들라 한 시험지를 이리저리 돌려보았다. 그럴 만한 것이 지금까지 조선 역사의 시험은 죄다 주관식을 넘어서서 장문의 서술형이다.

과목당 최소 이백 명 이상이 보는 시험 문제가 서술형이면 채점을 어떻게 하는가? 나도 사람이고 한 달 내내 시험지만 잡고 있을 수는 없으니 객관식을 택했지.

하지만 이렇게 말하면 욕을 먹을 것이니 변명 아닌 변명을 하였다.

“과거시험은 국가의 경영과 관련한 사람의 기본 소양을 묻는 시험이기에 답이 정해져 있지 않고 사람마다 각각의 논지가 다르다네. 하지만 소양을 따지지 않고 오로지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식만 따지는 시험이니 답이 명확하지 않은가.”

“관찰사님의 말씀이 옳습니다. 아무렴요! 한자도 잘 모르는 백성들이 시험을 본다고 하여 심히 염려하였는데 이런 방식으로 시험을 공부해도 문과(文科)에는 응시하지 못할 것입니다.”

“가만히 보니 시험 문제는 국한문(國漢文)병용으로 적혀져 있군요. 사실상 백성들을 위한 시험이니 저희가 감히 관여할 이유가 없겠습니다.”

거대한 나무상자에 차곡차곡 인쇄된 시험지가 담기기 시작했다. 한 장당 10개의 객관식 문제를 담았으며 각 과목당 25종류의 시험지가 있으니 이 문제를 모두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리라.

하지만 시험지 우측 구석에는 1번부터 25번까지 숫자가 매겨져 있었고 나는 회주(밴쿠버)와 강주(샌디에고)를 담당하는 관청에 따로 서신을 보냈다.

모든 시험을 보지 말고 시험지 가운데 다섯 개만 무작위로 선별해서 보라는 지시사항이었다.

“객관식 시험을 보면 문제 유출을 염두에 두어야겠지. 설령 문제지 한 장이 유출되어도 열 문제를 적중시킬 뿐이고 그걸로 큰 문제가 일어날 수준은 아니야.”

시험지의 배송과 동시에 포고령을 내렸다. 공무원 고시라는 새로운 시험을 음력 12월 15일 실시할 예정이니 응시하라 하였고 이미 각지의 육방관속에게 전달된 정보로 인해 시험 소식이 금주 일대에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시험을 치르는 날이 되자 금주 일대에서만 일천 명에 달하는 응시자가 몰려들었다.

감영 후원은 물론이요, 길거리에 몰린 사람들은 하나같이 공무원이라는 준 관직에 합격하고자 하는 욕심이 그득하였다. 그리고 문제지를 받아들자 푸념이 시작되었다.

“뭐 이딴 문제가…… 흙이 무너지지 않는 각도가 몇 도인지 어떻게 알아?”

“잡담은 그만! 자네가 알고 있는 답에 가장 가까운 답을 고르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게!”

그 욕심이 실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그리 많지는 않았다. 각 관아에 속한 육방관속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최대한 활용하여 문제를 냈고 이 문제를 나와 송한필이 다시 검증하며 더욱 개조한 녀석이다.

얼마나 많은 지식을 올바로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한 시험이 되었고 이 시험이 기준이 되면 각지에서 전해지는 잘못된 비결 대신 표준이 정립되리라.

나도 시험장을 돌며 부정을 조사하는데 윤광영을 보니 스스럼없이 문제를 풀고 있었다.

과거시험이라면 정신적으로 압박을 받아 미처 보지 못했겠지만 공무원 고시에는 자신의 이름 석 자와 본관만 적으면 충분하니 아무런 부담감을 표시하지 않았다.

그는 물론이요, 각지에서 지식을 쌓은 이들은 한 시진(2시간)으로 정해진 시험 시간보다 훨씬 일찍 50개의 문제를 모두 풀었고 시험지를 점검한 다음 손을 올리고 관원을 불렀다.

“시험 문제를 모두 풀었습니다!”

“그러하면 미리 준비된 별실에 들어가 대기하도록 하게. 소란을 피우지 말도록 하고!”

대충 훑어보았는데 윤광영의 답안지는 대부분 정답으로 처리할 답이 적혀 있었다.

그 뛰어난 재주를 언제 어디서라도 쓸 수 있는 기반이 열렸으니 정신적 부담을 극복하고 과거에 응시하는 것은 본인의 몫이 되리라.

회수된 시험지는 즉시 채점되었다.

답이 정해진 객관식 시험이니 각 문제에 붉은 인주(印朱)로 오답을 매겼고 절반 이상인 25문제 이상이 틀릴 경우 무조건 과락(科落)으로 판별하여 버려졌고 나머지는 점수 순서대로 배열되었다.

“상황이 어떠한가? 건축 관련으로는 이백칠 명이 응시하였는데 몇 명이나 합격하였나?”

“과락을 당한 사람이 쉰 명이 조금 넘고 가장 빼어난 사람은 오십 개 모두를 맞힌 사람인데 세 명에 불과합니다. 점수대로 오십 명을 뽑자면 대략 서른두 문제를 맞힌 사람부터 당락이 결정되겠군요.”

“난이도에는 큰 문제가 없었군. 나는 죄다 과락당할 줄 알고 마음을 졸였다네.”

“그렇지 않아도 저 구석에 있는 관속들이 시험지를 풀어보더군요. 대략 마흔 문제 정도를 맞힌 사람들이 태반인데 십 년 이상의 경력임을 감안하면 합격한 사람들의 실력도 기본은 하는 사람들이겠지요.”

현직자 기준으로 80점이고 합격 기준점은 62점이라니 시험 난이도 조절은 성공했다.

즉석에서 채점 결과가 공지되고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거나 아예 어깨를 축 늘어트린 채 집으로 돌아가려 하였다.

“이번 시험에서 탈락한 이들을 위해 나머지 시험지를 배부할 것이니 어서 모이게! 이 시험지를 기반으로 더욱 정진하여 다음 고시에서 합격하기를 기원하겠네.”

다음 시험부터 난이도가 더 올라가겠지만 그건 사소한 문제이다.

한 끗 차이로 불합격한 사람은 눈에 불을 켜고 시험지를 한 아름 챙겨 갔고 나머지 사람들도 욕심을 보이기는 매한가지였다.

여섯 과목에서 300명에 달하는 공무원을 선발할 수 있었고 북쪽의 회주와 남쪽의 강주에서도 각각 150명을 선발하기로 하였으니 현장에서 일 할 사람은 600명에 달한다.

이 정도면 3만 명에 달하는 이주민의 기초적 요구사항은 모두 지킬 수 있는 수준이다.

공무원의 실무 교육과 기본적인 인적 사항에 대한 처리를 마칠 음력 3월 말, 마침내 쉰 척에 달하는 대함대가 금주로 몰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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