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근육조선-483화 (483/573)

근육조선 483화

2부 25장 9화 새로운 선교활동

식스토 5세의 처벌 겸 육체적 단련을 통한 선교활동의 증명이라는 막대한 책무를 양어깨에 짊어진 세스페데스는 대서양을 건너 1587년 5월, 누에바 에스파냐의 오추세이자 현대에는 플로리다라 불리는 반도에 도착하였다.

하지만 펠리페 2세가 유성룡에게 했던 말과 달리 수많은 병사들과 개척민 그리고 선교사는 없었다.

얼마 전에 습격을 받은 것이 분명한 도시는 지금 가까스로 재건이 시작되고 있었다.

“참으로 반갑습니다. 산 오거스틴(San agustin) 요새에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그나저나 체격이 아주 당당하시니 이거 숙소를 정하는 것도 골치가 아프겠군요.”

“숙소야 맨바닥에 이불 하나만 깔아두어도 좋소이다. 조선에서 십 년 가까이 생활하다 보니 침대보다는 열기가 뜨끈뜨끈하게 올라오는 맨바닥이 좋더구려.”

“조선에서는 바닥에 불을 피우고 사람을 올린단 말입니까? 그것참 이상한 풍습이군요.”

세스페데스의 덩치를 보고 놀란 장교가 그에게 숙소를 배정해주려 하였지만 이미 불타 버리고 재건이 한창인 도시이니 물자도 사람도 부족하였다.

장교가 잠시 떠나자 세스페데스는 요새를 돌아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게 대체 뭔 꼴이란 말인가. 내가 듣기로 산 오거스틴요새는 오추세의 가장 중요한 개척지이자 수많은 성도들이 자리를 잡은 장소라 하였는데.”

엄연한 현장 근무자가 된 세스페데스가 펠리페 2세가 확인하지 못한 도시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위병의 안내를 받으니 위병은 세스페데스에게 인사를 올리며 착잡한 표정으로 말하였다.

“작년 초에 프랜시스 드레이크가 해적들과 요새를 습격해 일대를 모조리 불태워 버렸습니다. 오추세에서 단 한 명밖에 없는 신부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니 일단 미사라도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단 한 명이라 하였는가? 내가 알기론 카롤리네(Caroline) 요새는 물론이고 일대에 제법 번성한 개척지가 세 곳이나 있다 했는데.”

“카롤리네 요새요? 거기에는 위그노(프랑스 개신교 신자)놈과 잉글랜드 놈들을 모조리 죽이고 빼앗은 요새라 산 마테오(san mateo) 요새라 개명한 지가 언제인데요.”

“지금 뭐라 했는가? 카롤리네 요새를 우리가 개척한 것이 아니고 프랑스와 영국 사람들을 죽이고 강탈하다니!”

궁정이나 성당에서는 접하지 못한 선교 최전선의 소식을 들은 세스페데스가 경악하며 위병에게 되묻자 그는 오히려 당당하게 메고 있던 머스킷을 보여주며 말하였다.

“위그노나 잉글랜드나 다 우리와 종교가 다른 이들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죽이는 것도 사소한 문제고 놈들이 쓰던 요새를 빼앗는 것도 사소한 문제지요.”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게 사소한 문제라면 큰 문제는 대체 뭔가?”

“이 년인가 지나자 위그노와 잉글랜드가 힘을 합쳐 역공을 실시해 많은 병사들이 목숨을 잃고 요새를 빼앗겼습니다. 지금까지 산 마테오 요새를 두고 공방전을 벌이고 있으니 이게 큰 문제가 아니겠습니까.”

세스페데스의 눈에 불길이 치솟아 오르고 멱살을 잡아 마구 흔들며 근력으로 설득하려다가 한숨을 내쉬며 손의 힘을 풀었다.

생각해 보면 자신이 독특한 것이지 자신이 아는 사람 가운데도 이런 광신(狂信)적인 모습을 보이는 이는 넘쳐났다.

당장 자신이 이 머나먼 오추세까지 흘러온 원흉이 된 모스구즈만의 행동도 이들과 흡사하니 자신이 지나치게 온유한 성품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세스페데스는 이 모든 것을 바로잡을 생각으로 첫 성무(聖務: 성직자의 임무)를 시작하였다.

“이미 성당이 불타서 흔적만 남았으니 임시 공소(公所: 미사만 올리는 장소)를 만들 인부 몇 명만 붙여 주게나. 후일이 되어 목수들에게 여유가 생기면 성당을 지으면 되겠군.”

“하지만 신부께서 도착하셨으니 성당을 제대로 세워둬야 하지 않겠습니까?”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여기 오신다면 먼저 사람들이 잘 숙소를 세울 것이며. 다음에는 모든 이들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병영과 초소를 세우실 거라네. 이후 사람들이 모두 온전한 삶을 찾은 뒤에 성당을 세우시지 않겠는가.”

듣고 보니 합당한 말이었다. 혹시나 세스페데스가 성전을 더욱 크게 만들어야 한다며 갖은 요청을 할 수도 있다며 경계하던 총독조차 겸허한 모습을 보고 인부 네 명을 붙여준 것이 전부였다.

인부들은 자그마한 임시 공소를 세우려 하였지만 세스페데스의 완력은 자그마함의 기준을 뒤틀어 버렸다.

인부 세 명이 달라붙어야 하는 거대한 통나무를 쉽사리 옮긴 세스페데스는 손을 툭툭 털며 말하였다.

“이래서야 좀 부족하지만 어쩔 수 없군. 자고로 일상생활을 하면서 입신체비를 실시해야 근손실을 벌충할 수 있는 법인데.”

“신부님 그거 내려놓으십시오! 그러다가 허리 다치십니다!”

“허리를 왜 다치는가. 그나저나 이거보다 조금 더 무거운 통나무는 없는가?”

세스페데스가 사뿐히 내려놓은 통나무를 낑낑대며 옮긴 인부들은 혀를 내둘렀지만 다음에도 더욱 많은 물건이 쏟아졌다.

이제는 아예 바닥에 깔 석회와 판석(板石)을 계속 옮긴 세스페데스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치며 말하였다.

“하체를 단련하려면 이 정도 중량은 되어야지. 그나저나 부족한 자재는 없는가?”

“충분하다 못해 넘칩니다! 하지만 당장은 목재가 부족하니 한 달쯤 쉬면서 자재가 쌓이길 기다려야겠군요.”

벌목한 목재를 말리고 쌓아야 온전한 재목(材木)이 되는데 이 과정은 석 달 이상이 걸리는 작업이었다.

세스페데스가 세우기로 한 성전은 기껏해야 기둥과 대들보만 세운 상태라 지붕이 필요한데 여기에 얹을 판재(板材)가 부족하였다.

하지만 넘쳐나는 것은 힘이요 성전이 빠르게 완성되어야 입신체비를 할 시간이 생기는 법이었다.

세스페데스는 밖으로 나서기 위해 움직이기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으며 말하였다.

“임시 공소 지붕에 튼실한 목재를 깎은 나무판을 얹으면 되겠군. 어차피 판재는 빨리 마르니 다들 나가서 나무를 베고 옮겨올 때에 엮어서 뗏목으로 만들면 가져오면 어떻겠나.”

“신부님 이 동네는 보통 고장이 아닙니다! 물가에는 이 통나무 정도 크기의 악어가 사는 곳이라 물에 가려면 병사 여러 명이 호위해야 하는 끔찍한 고장입니다!”

북미대륙 남동부에 서식하는 미시시피 악어는 몸길이가 4m에 달하는 거대한 종이며 인구밀도가 적은 시대이기에 수 또한 엄청나게 많았다.

한 인부는 손사래를 치며 세스페데스를 만류하려 하였다.

“악어를 보신 적이 없으실 텐데 저 통나무만 한 크기의 악어가 발목을 물고 늘어지며 몸을 뒤틀어대면 사람의 사지가 대번에 절단 납니다. 제 친구도 악어에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듣고 보니 위험하긴 하겠군. 내 근력이 아무리 대단해도 그런 짐승이 매달려 마구잡이로 몸을 돌리면 사지가 잘려 나갈 거라네. 하지만 악어는 짐승이니 물리지 않으면 되는 법이지.”

“그 철퇴는 또 뭡니까?”

“내 생활필수품이네. 몸을 단련하는데 쓰는 물건이지.”

세스페데스는 서양에서도 입신체비를 하려는 목적으로 여러 도구를 만들었고 개중에 가장 큼직한 녀석이 이 천축퇴(인디언 메이스)이었다.

서양에서 두루 사용되는 철퇴의 길이를 두 배 늘린 녀석이지만 부피는 여덟 배가 되니 거의 15㎏에 달하는 견고한 쇳덩어리가 되었다.

평상시에는 이를 움직여 등근육을 발달시키는 운동을 하지만 이걸로 후려치면 어지간한 사람은 즉사할 위력이 튀어나왔다.

세스페데스는 몇 번 휘두른 천축퇴를 어깨에 얹으며 말하였다.

“악어가 나타나면 내가 먼저 나가 천축퇴로 놈의 사지를 후려칠 것이니 염려하지 말게. 설령 놈이 주둥이를 들이밀어도 이 쇳덩어리를 물지 내 사지를 물지 못할 걸세.”

“작은 악어라면 내쫓으실 수도 있겠지만 큰 악어라면 불가능합니다. 큰 악어가 멀리서 보이면 바로 달아나실 준비를 하십시오!”

당당하게 밖으로 나선 세스페데스와 인부들은 한참을 움직여 통나무를 베기 적당한 숲을 찾아냈다.

간혹 악어들이 보였으나 눈을 마주치자 달아나 버렸고 세스페데스는 쓴웃음을 지으며 천축퇴를 어깨에 다시 얹었다.

“짐승들도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군. 저렇게 태연하게 볕을 쬐고 있다 도망치니 참 날랜 녀석들일세.”

“저런 녀석들도 있는데 봄철이 되면 간혹 돌변하더군요. 사람을 보자마자 죽어라 달려드는 녀석도 있으니 경계를 늦추지 말아주십시오.”

청아한 도끼질 소리를 들으며 천축퇴를 천천히 휘둘러 근육도 단련하던 세스페데스의 귀에 처절한 비명이 들렸다.

저 멀리서 점점 가까워지는 비명을 확인한 세스페데스가 달려 나가자 한 아메리카 원주민 청년이 사력을 다해 도망치고 있었다.

“자네 대체 무슨 일인가! 이런 세상에!”

온순한 미시시피 악어는 가급적 덩치가 큰 짐승을 공격하지 않으려 하지만 예외는 있었다.

번식 시기에 둥지 근처에 접근하면 상대가 사람이건 다른 악어이건 가리지 않고 끝까지 추격하여 물어뜯는 본능이 있었다.

실수로 둥지를 건드리는 바람에 4m에 달하는 거대한 악어에게서 도망치던 아메리카 원주민 청년은 발이 접질려 넘어지고 말았고, 악어는 넘어진 청년에게 아가리를 벌리며 달려들었다.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청년이 눈을 질끈 감았지만 그에게 구원의 손길이 내려왔다.

“독사의 자식아! 감히 어디서 사람을 해하려 하느냐!”

뭔가 으깨지고 깨지는 소리에 청년이 실눈을 떴지만 그의 발 앞에는 거대한 철퇴에 짓뭉개진 악어의 머리가 보였다.

그리고 입신체비기구로 악어를 때려잡은 세스페데스는 청년에게 손을 내밀며 안부를 물어보았다.

“자네 괜찮은가? 혹여나 상처가 있다면 간단히 물로 씻고 붕대를 감아주겠네.”

“스페인! 스페인 놈이다!”

세스페데스의 입에서 스페인 말이 나오자 청년의 표정이 돌변하였다.

겁에 질려 몸을 일으키고 어설픈 프랑스어로 비명을 지른 청년이 저 너머로 도망쳐 버렸다. 세스페데스는 이를 쫓아가려 하였지만 발이 움직이지 않았다.

원주민 청년이 스페인어가 아닌 어눌한 프랑스어를 익힌 것과 이 지역에 도착한 스페인 개척대가 프랑스가 세운 요새를 무너트렸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였다.

세스페데스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천축퇴에 묻은 피를 닦아내고 성호를 그었다.

“아무래도 이번 선교활동은 정말 험난할 것 같군.”

“이런 세상에! 신부님! 정말 악어를 때려잡으시다니요!”

“대체 이 거대한 놈을 어떻게 잡으신 겁니까?”

인부들이 기뻐하였지만 세스페데스는 전혀 기뻐하지 않았다. 임시로 만든 뗏목에 악어의 시체를 올려 요새로 돌아가자 총독조차 세스페데스에 대한 칭송을 아끼지 않았지만 세스페데스는 오로지 선교 활동의 험난함을 예상하고 있었다.

넉 달이 흐른 1587년 9월. 펠리페 2세가 파견한 선교 지원단이 도착하여 요새를 어느 정도 정비하였고 후임자도 도착할 예정이었다.

세스페데스가 선교 활동에 나선다는 소식을 듣자 총독까지 나서서 세스페데스의 안부를 염려하기에 이르렀다.

“신부님이 오신 뒤로 산 오거스틴 요새가 온전해졌으니 이는 주님의 은총입니다. 그나저나 선교 활동을 나서기로 하였는데 대체 어느 부족에게 다녀오실 생각입니까?”

“일전에 인연을 맺은 청년이 있었으니 거기로 향하겠소. 복식과 청년을 만난 위치를 대조해 보니 티무쿠아(timucua)라 불리는 부족이더군.”

“티무쿠아 부족이요? 그놈들은 우리를 보면 도망가거나 아예 역으로 공격하는 미치광이들입니다! 당장 놈들을 몰살시켜도 할 말이 없는 사악한 놈들인데 어찌 감당하시렵니까?”

“이미 내 마음은 정해졌으니 주님의 뜻이 아니겠소. 총독께서 이 주님의 종을 걱정해 주시니 참으로 고맙지만 내 목숨은 주님의 뜻에 달려 있으니 염려하지 마시오.”

총독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세스페데스는 성호를 그으며 이 모든 것이 스페인의 업보라 생각하였다.

세스페데스를 포함한 선교사 일행이 닷새 정도 북쪽으로 이동하니 마침내 티무쿠아 부족의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물론 마을의 입구에도 다가가지 못한 채 경계의 대상이 되었다. 이미 세스페데스의 경로를 알아챈 티무쿠아 부족 전사들은 사방을 에워싼 채 덮칠 기회만 노리고 있었다.

펠리페 2세가 붙여준 지원단은 칼을 뽑고 총을 매만지며 어떻게든 도망치려 하였다.

“신부님! 사방이 놈들에게 포위되었습니다! 저희가 퇴로를 막을 테니 서둘러 도망가십시오!”

“이미 인연이 있는 부족이니 염려 마시구려. 자네들 이 철퇴에 대한 소문을 들은 적이 있는가? 내가 독사의 자식을 죽여 사람을 구한 자일세.”

거대한 천축퇴를 휘둘러 바닥에 내려놓자 사방을 에워싼 티무쿠아족 전사들 가운데 몇 명이 나와 철퇴를 들어보고 어깨에 짊어지며 무게를 확인하였다.

예상대로 세스페데스의 소문이 퍼졌는지 전사들은 경계의 끈을 놓지 않은 채 세스페데스 일행을 마을로 안내하였다.

살벌한 분위기 속에 홀로 추장의 집으로 향한 세스페데스는 고개를 깊게 숙여 인사를 올리고 자리에 걸터앉았다.

나이가 지긋한 추장은 그 모습을 보며 입을 열지 않았지만 세스페데스는 익숙하지 않은 프랑스어로 인사를 올렸다.

“일단 인사를 올리겠소. 나는 스페인 사람이자 주 예수 그리스도의 종인 그레고리오 데 세스페데스라고 하는데 당신들이 티무쿠아 부족이 맞소?”

“맞소이다. 스페인 놈들이라 하니 당장에 때려죽이고 싶지만 내 부족에 속한 청년을 구한 소문이 퍼졌기에 하루를 머물게 하겠소. 선교인지 뭔지는 꿈에도 꾸지 말고 하루만 머물고 돌아가시구려.”

“선교를 할 생각은 없소이다. 그저 당신들의 풍습을 익히고 내가 먹을 음식을 일하며 얻어낼 생각이니 잠시만 받아주시겠소?”

티무쿠아족 추장의 눈이 가늘게 좁혀지며 세스페데스를 노려보았다.

지금까지 티무쿠아족이 스페인에 당한 건수만 하여도 벌써 세 건에 달하니 참을성도 한계에 달한 상황이었다.

1539년 플로리다에 상륙한 콘키스타도르가 티무쿠아족을 비롯한 여러 부족을 공격하였으며, 이후 그나마 우호적으로 접근하여 여러 혜택을 준 프랑스와 영국 개척자를 학살한 것이 또 스페인 개척단이었다.

이후 스페인이 옮긴 홍역과 천연두를 비롯한 질병이 원주민을 덮쳐댔으니 세스페데스를 당장 내쫓지 않은 이유는 그가 청년의 목숨을 구한 덕분이었다.

이를 꾹 눌러 참고 세스페데스를 바라본 추장은 손가락으로 마을 한구석을 가리켰다.

“그럼 마음대로 머물고 집도 알아서 짓고 밥벌이는 알아서 하시구려.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못하는 법이니 당신들의 먹거리는 알아서 챙기시오.”

“저를 머물게 하여주시니 이 부족을 위해 몸과 마음을 다하겠습니다. 부디 저희의 행동을 보시고 마음을 돌려주십시오.”

가까스로 허락을 받은 세스페데스는 원주민들에게 부족한 점을 하나씩 짚어나가기 시작했다. 마을에 목책도 세워야 하며 각종 집을 보수하고 연자방아를 만들어 곡식을 빻으면 충분한 도움이 되리라.

스페인이 쌓아온 악명을 모두 해소하는 것이 우선이며 그다음에 선교를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리라.

앞으로 수많은 고난이 닥쳐오겠지만 세스페데스는 자신의 복근을 어루만졌다.

“이들과 인연을 맺은 것이 다 입신체비 덕분인데 이들에게도 입신체비를 가르쳐볼까.”

세스페데스는 그날 이후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티무쿠아 부족을 도우며 차츰차츰 적대심을 풀어냈다.

언젠가는 이 땅에 성당을 세우고 수많은 신도를 육성할 것이라 생각한 세스페데스였지만 그의 거대한 위업의 첫 발걸음에 불과하였다.

#작가의 말

영국이 혐오스러운 짓을 저질러 혐성국이라 하지만 그냥 이 시대 서양인들은 다 혐성입니다.

그냥 영국이 강하고 널리 퍼져서 더 많은 패악질을 부렸을 뿐이지 스페인도 프랑스도 만만치 않은 짓거리를 마구 자행한 것이 현실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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