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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조선-428화 (428/573)

근육조선 428화

2부 21장 6화 상식과 비상식

전장을 순시하던 다케다 카츠요리는 더 이상 참상에 눈을 돌리지 않기로 하였다. 지난 전투는 그저 조선의 군대 중 지방 수비군과 싸웠고 지방 수비군이 예상보다 강했던 결과물이다.

바꿔 말하자면 전체 군대의 4할, 4만의 정군과 4만의 보인이 건너왔을 뿐인데 가장 중요한 거점인 동래가 함락당한 것이다.

앞으로 도착할 병사는 일본 기준으로 12만에 달하였으니 첫 전투에서 큰 피해를 입은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일본의 기세는 매우 위축되었다.

“선발대가 물리친 적의 잔당을 소탕하며 계속 북상하려 하였는데 일이 틀어졌다. 나흘 뒤 중진(3군) 사만 명이 도착할 때까지 피해를 수습하고 일대를 점령하도록. 혹여나 조선 백성들이 남아 있다면 포섭하여 보인으로 활용한다.”

2만 명에 달하는 병사들이 차근차근 동래로 향하는 길목을 따라 올라갔지만 그 어디에도 인기척이 없었다. 기껏해야 저 멀리에서 척후로 추정되는 조선군이 보일 뿐이었다.

잘 다져진 흙길로 반나절을 행군해 동래읍성까지 도달하였지만 성문 누각은 물론이요, 성문 위에도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혹여나 적의 매복을 걱정한 카츠요리는 턱짓을 하였고 몸이 날렵한 이들 오십여 명이 성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이번 원정은 물자가 부족해도 자금이 풍부하였기에 삼백여 명에 달하는 이가류 닌자(伊賀流 忍者)를 고용하였고 이들은 막대한 보수를 받고 절대적인 충성심으로 군에 합류하였다.

잠시 뒤 성에서 돌아온 닌자들은 무릎을 꿇고 보고를 올렸다.

“주군께 보고를 드립니다. 성안은 완전히 비어 있습니다. 사람의 기척도 없고 소와 말을 비롯한 가축들의 흔적조차 없습니다. 함정을 의심하여 민가를 여럿 확인해 보았지만 그 어디에도 백성들이 다급히 사라진 흔적만 있었습니다.”

“관청은? 놈들의 관청에는 어떠한 흔적이 있던가?”

“관청에 다녀왔습니다! 곡식창고에 약간의 곡식을 남겨둔 채 병장기나 가축 모두를 끌고 간 흔적이 있었으며 모든 서류를 불태워 파기하였는지 화로 근처에 재가 흩날렸습니다!”

퇴각도 완벽했지만 백성들의 소개(疏開)도 완벽하였다. 차근차근 동래읍성에 들어온 일본군이지만 얻을 수 있는 물자는 기껏해야 백성들이 버리고 간 약간의 곡식이 전부였다.

카츠요리는 초겨울 찬바람에 얼어붙는 손끝을 비비며 명령을 내렸다.

“겨울 추위가 심하군. 부상병 위주로 비어 있는 민가를 사용하게 하고 우리는 관청에 머물도록 한다. 놈들이 무슨 생각으로 여기를 버렸는지 모르겠지만 든든한 집을 얻었으니 써야지.”

이틀이 지났다. 해안가에 두서없이 널려 있던 보급품도 자리를 잡았고 피로에 신음하던 병사들도 어느덧 기력을 회복하였다.

하지만 카츠요리를 비롯한 장수진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본래 동래부사가 머물고 있을 관청에 모인 일본 장수들은 사방으로 파견된 이가류 닌자들의 보고를 듣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보고를 올립니다. 동래 일대 삼 리(일본 거리로 12㎞) 밖까지 다녀와 보았지만 조선의 백성들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적의 척후로 보이는 병사도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왜 그런 멍청한 짓을 하였지? 백성들이야 그 지역을 정복한 자의 소유가 되니 보인으로 사용하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우리가 백성들을 학살하리라 염려했단 말인가? 그런 멍청한 짓을 왜 하는가? 인근의 인구는 얼마나 되는가?”

“인근의 인구는 삼만 호는 넘을 것 같습니다. 아마 주변에 있는 작은 촌락까지 감안하면 오만 호에 달하겠지만 어디에도 인기척이 없었습니다.”

전국시대인 일본에서 벌어지는 전쟁은 내전의 개념에 가까웠다. 특별한 일이 아니라면 병사가 아닌 백성들에게 손을 대는 일이 없었으며 백성들은 이를 기회로 삼았다.

전쟁이 격화되면 사람의 몸값이 오르게 마련이다.

로닌(狼咽)이라 자처하는 이들이 군대에 합류하고 평범한 장정들도 보인으로 짐을 나르며 약간의 돈을 받았다. 애초에 세율이 5할이 평균이라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굶주림에 시달려야 한다.

하지만 조선은 물론이요, 이전 국가인 고려조차도 백성들이 약탈당하는 일이 빈번하였고 나라의 과제는 전쟁의 참극에 백성들이 휩쓸리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기에 넘어갔지만 보고는 계속되었다.

“그리고 특이한 사항이 있습니다. 집집마다 식량이 있기는 한데 기껏해야 한 섬(일본 기준 60㎏) 내외의 쌀만 있습니다. 조선장(간장)이나 된장은 제법 있긴 하지만 이마저도 수효가 상당히 적습니다.”

“식량이 그렇게 없다고? 보통 백성들이 하루 넉 홉(쌀 기준 약 360g)을 먹고 아시가루는 전투에 참가하면 여섯 홉을 조금 넘게 먹지 않는가. 하지만 이런 식량으로 겨울을 버틸 수 없을 텐데. 기껏해야 음력 일월 초에는 식량이 바닥날 거야.”

일본의 식사량은 상당히 부족하였다.

성인 남성의 필요 열량이 2,000㎉이고 농사와 같은 격렬한 노동을 하면 4,000㎉까지 치솟지만, 흙투성이가 되어 땅을 파는 농부나 전투에 참전하지 않는 아시가루는 1,600㎉의 열량만 섭취하였다.

그나마 전투를 치르는 아시가루는 두 배를 먹지만 조선의 농부들이 늘 먹는 3,200㎉에 불과하다. 조선 군인들은 아예 밥을 쌓아놓고 4,80㎉의 식사를 먹는 형편이었다.

하지만 어떻게 계산해도 식량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어차피 한 섬의 식량은 조선 기준으로 한 달 만에 소모되고 일본 기준으로는 두 달 만에 소모되니 굶주려 죽기는 마찬가지리라.

한참 고민하던 카츠요리는 저 멀리 산을 바라보며 당당하게 말하였다.

“이제야 알겠군. 놈들도 손발이 맞지 않아서 백성들을 피난시키자는 놈들과 맞서 싸우자는 놈들의 의견이 갈린 거야. 잘못했다가는 야마가타가 목숨을 잃을 뻔했군.”

“네? 지금 뭐라 하셨습니까? 손발이 맞지 않다니요?”

“아마 동래에 주둔 중인 병사는 삼만 명에 달했을 거다. 하지만 장수끼리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절반은 백성들을 피난시키고 식량을 옮겼으며 나머지 절반은 맞서 싸운 것이지. 그리고 녀석들은 다시 분열하였다.”

조선의 산은 다케다 가문의 옛 영토인 가이 지방보다 험하지 않다 하여도 엄연한 산이다. 그가 생각하기로 조선 백성들을 다른 도시가 아닌 식량과 함께 저 산성 어딘가에 틀어박혀 있으리라.

그의 손가락이 산 곳곳을 짚어대기 시작했다.

“일대의 백성의 수효가 오만 호가 넘는다 하였다. 그러하면 산 하나에 몰아넣을 방법이 있겠는가? 잘해야 수천 호 단위로 쪼개 열 개 이상의 산성에 나누어 수용했겠지. 이는 스스로의 군사를 쪼갠 것과 마찬가지이다.”

“놈들이 아무리 강하다 하여도 하나의 산성에는 기껏해야 이천여 명의 병사만 있겠군요!”

“그러니 일단 진군한다. 보급이 다소 부족하여도 적이 산성을 지원하지 못하게 전선을 깊숙이 밀고 후방에 고립된 산성들을 하나씩 점령하면 된다. 그렇게 되면 곡식은 물론이요, 노동력까지 확보할 수 있게 마련이다.”

“옳은 말씀입니다. 수성(守城)의 달인인 유성룡인지 뭔지라 하여도 한계가 있을 겁니다! 산속에 우물과 연못을 파내 전쟁을 대비하는 미치광이가 세상천지 어디에 있겠습니까?”

카츠요리의 말은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병법에 재주가 없을 뿐 기본적인 병법서를 탐독한 사람으로서 주장할 수 있는 정론(正論) 중의 정론이었다.

하지만 조선은 지난 일 년 이상 전쟁을 준비하였으며 각 산성에는 모든 백성을 수용하고 남을 공간과 석 달 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도 버틸 수 있는 연못과 우물을 준비하였다.

이런 비상식적인 대응 앞에 상식적인 공격이 통할 이유가 없었다.

“우리는 보급로로 사용할 낙동강의 확보를 위해 계속 북상한다! 전선을 크게 밀어 놈들이 산성을 지원하지 못하게 하고 고립시키면 작은 산성은 하나씩 함락당할 것이다. 그리고 이가류 닌자 모두에게 명령을 내리겠다. 한조(半蔵)는 앞으로 나오도록.”

이가류 닌자의 수장인 핫토리 마사나리(服部正成: 역대 당주의 이름을 한조라 부른다)가 무릎을 꿇었다.

그는 더 이상 닌자가 아닌 닌자의 두령이자 무장이었지만 대표로서 손색은 없는 자였다.

카츠요리는 밖의 닌자들도 무릎을 꿇은 모습을 보더니 명령을 하달하였다.

“자네의 부하로 후마당(닌자 집단)을 배정하였으니 낙동강 상류로 치고 나아가 조선군의 후방을 교란하라. 산성의 위치를 파악하고 진군 경로를 알아내며 만약 암살할 수 있다면 장수를 암살하여 놈들을 혼란에 빠트려라.”

“이미 준비한 물건이 많으니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백여 년 전 이가류 닌자의 선조가 조선의 장수 홍윤성에게 도륙당한 원한을 아직 잊지 않고 있습니다.”

핫토리 마사나리는 일본에서부터 준비했는지 호패와 똑같이 생긴 수십 개의 목패를 꺼냈다. 새로 만든 흔적도 없고 때와 기름에 절어 몇 년이고 사용한 것 같은 물건이었다.

그는 이를 훤히 드러내며 자신 있게 말하였다.

“삼 년 전부터 준비해 온 물건입니다. 듣자 하니 조선인들은 호패로 신분을 증명하고 서류와 대조한다 하였는데 전쟁의 혼란 속에서 한눈에 위조 사실을 알아챌 수 있겠습니까.”

“참으로 훌륭하군. 이제 진군을 재개하겠다. 낙동강이라 불리는 강 일대에서 거둬들인 작은 선박에 뗏목을 엮어 물자를 보급할 준비를 하라. 적은 보급이라도 강을 통하면 쉽게 옮길 수 있는 법이 아닌가.”

어디까지나 정석적인 공격방법이 비정상적인 방어체계를 향해 시작되었다.

병사들이 진군 준비를 마치는 동안 명령을 받은 이가류 닌자들은 위장을 마친 채 다음 공격 목표인 양산으로 향하였다.

* * *

낙동강의 길목이자 적의 진군 경로 인근에 있는 양산은 이미 전투 체계를 마친지 오래였다.

양산의 가장 남쪽에 있는 물금 일대는 양산천과 낙동강이 합류하며 평원을 끼고 있는 요충지이니 일만 명에 달하는 병사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적이 가장 취약한 시점은 도하(渡河)를 실시하는 시점이니 여기를 틀어막으면 적은 쉽사리 공격하지 못하리라.

하지만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룻배에 올라 거리낌 없이 낙동강을 건넜다.

“저놈들은 뭐야! 당장 봇짐을 내려놓고 바닥에 납죽 엎드려라! 대체 뭘 하다 온 놈들이야!”

“아이고! 저희는 보부상입니다. 이 년 전에 전라도로 이주한 하주도 백성이라 보부상 일을 하다 전쟁에 휩쓸렸습니다. 하필 산속의 숯쟁이 집에서 머물다 내려와 뭣도 못하고 있었지요.”

이가류 닌자들도 양산 일대를 염탐하기 위해 갖은 방식을 택하려 하였다. 하지만 양산 남쪽의 금정산과 서쪽의 오봉산 일대를 철저하게 수비하는 상황이라 그들도 감이 잠입할 엄두를 내지 못하였다.

그래서 아예 덮어놓고 보부상인 척 위장하여 어눌한 말을 하며 접근하였다.

병사들이 이들을 포박하여 관청으로 옮겼고 권율이 첩자로 보이는 이들을 사로잡았다는 소식을 듣고 이가류 닌자들을 확인하려 감옥 안으로 들어갔다.

“자네들은 피난민인가? 대체 왜 여기까지 당도했단 말인가? 여기는 양산인데 자네들이 피난할 장소는 금정산성과 우불산성인데 여기는 물금이 아닌가.”

“하지만 백성들이 모두 피난한 이후였습니다. 전라도에서 산을 넘어 건너온지라 지리에도 능숙하지 못하였지요. 저희 봇짐을 확인해 보시면 무고를 증명할 수 있습니다!”

권율이 병사를 시켜 봇짐을 열어보니 약간의 은자와 면포, 그리고 말린 약초가 들어 있었다.

조선에 대해 철저히 조사한 이가류 닌자들은 이미 이들의 출신지마저 위조할 수 있는 증거품을 속속들이 챙겨두었다.

권율은 이를 확인하더니 한숨을 쉬었다.

“참으로 딱하기가 그지없군. 어쩐지 말재간이 어눌한데 왜어(倭語)를 기반으로 아국의 말을 익혔으니 당연한 일이겠군. 자네들이 보부상이라 하였으니 물자를 옮기는데 소질이 있겠군.”

권율은 푸근한 미소를 지으며 사로잡힌 보부상들에게 손짓을 하여 감옥에서 내보내라 하였다.

소지품도 살펴보았지만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일 수 있는 단도 하나를 제외하면 모두 보부상이 갖추고 다닐 만한 물건이라 병사들도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자네들이 소지한 호패에 있는 번호를 찍도록 하겠네. 혹여나 자네들이 변고를 당하여도 호적의 기록을 바탕으로 가족에게 보상이 돌아갈 것이니 염려하지 말게.”

“나리께서 저희를 위하여 애써주시니 참으로 감사할 뿐입니다!”

새하얀 백지에 호패 하단에 있는 12자리의 조선식 숫자, 아라비아 숫자를 개량한 특유의 숫자가 찍혔고 그 아래에 호패의 발행일을 뜻하는 육십갑자(甲子)가 적혔다.

권율은 이를 확인하더니 이가류 닌자들을 병영으로 끌어들였다.

“자네들이 운반할 것은 날붙이라네. 전쟁에서 언제나 쓰이는 날붙이를 잘 운반해 주게나.”

지게 위에 짐이 차곡차곡 쌓였지만 닌자들의 눈은 사방을 주시하며 내부 상황을 파악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양산이라 불리는 지역의 병사는 최소 칠천 명이 넘어가니 본영에 어서 보고를 올려야 하리라.

하지만 권율은 손가락을 튕기며 싸늘하게 말했다.

“몸에 넣어 저승으로 말일세.”

“크어아억!”

갑자기 장검을 뽑은 병사들이 이가류 닌자들 가운데 단 두 명을 제외한 나머지에게 칼날을 박아 넣었다.

나머지 두 닌자도 등짐을 버리고 도주하려 하였지만 사방이 창칼로 에워싸여서 바로 포박당했다.

“대체 왜 이러십니까! 저희가 무슨 잘못을 하였다고 이러시는 겁니까!”

“무슨 잘못이기는. 자네들이 가져온 호패 번호가 모두 맞지 않는데? 호패 번호에는 위조를 검증하기 위하여 마지막 자릿수가 모든 숫자의 합에 최초 발행일의 갑자를 더한 마지막 수를 기입한다네. 자네들 모두가 첩자라는 증거이지.”

권율은 서류에 적힌 이가 닌자가 제출한 호패의 번호를 짚었다.

550422 - 461917이라 적힌 번호였지만 호패의 최초 발행일은 정묘(丁卯)년이었다.

정묘년은 60갑자 가운데 4번째 갑자이니 마지막 자리를 제외한 숫자의 합은 43이고 마지막 자리는 3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7이라 되어 있으니 위조한 호패가 확실하였고 권율은 이를 확인한 순간 모두가 첩자임을 알아챘다. 호패를 이해했어도 숫자를 이해하지 못하여 벌어진 결과물이었다.

어느새 푸근한 미소가 사라진 권율이 아무 표정도 없이 첩자에게 다가오자 둘은 입안에 숨긴 독단을 깨트리려 턱에 힘을 주었다.

하지만 권율의 손이 둘의 턱을 움켜쥐었다.

“자네들의 입안에 있는 독단을 깨물려 하다니 간도 크군. 사람은 생각보다 강해질 수 있고 약해질 수도 있다네. 내 장담하겠는데 정보를 순순히 말하면 자네 둘 다 살려줄 것이나.”

“어어거거거거걱!”

으지직거리는 소리가 들리며 닌자의 입안에서 피가 솟구쳤다.

어마어마한 악력으로 아래턱을 쥐어 어금니를 부러트린 권율은 입안의 독단이 피와 섞여 흘러나오는 모습을 보고 명령을 내렸다.

“이들을 모질게 고신(拷訊)하여 정보를 실토하게 하라. 또한 첩자가 당도하였으니 조만간 왜군이 진격할 것이다! 미리 방비한 일을 잊지 말라! 적이 양산과 경주 일대에 눈길도 돌리지 못하게 만들어라!”

천천히 밀려나는 것이 목적인 동래 전선과 달리 경주 전선은 절대 밀려나서는 안 되는 전선이 되었다.

이미 수천 명에 달하는 승군(僧軍)이 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양산의 통도사는 물론이요, 경주의 불국사가 함락당한다면 이들은 사기가 바닥까지 떨어져 사방으로 도주하리라.

권율은 병사들에게 전투 대비 명령을 내린 채 전장이 될 증산(甑山)으로 향하였다.

#작가의 말

일본은 분명 자기들 기준으로 상식적이며 당시의 전 세계 기준으로는 상식에 조금 못 미치는 전술을 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선은 상식이 통하는 국가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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