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조선 426화
2부 21장 4화 전살이가도이(戰殺易假道易)(1)
음력 10월 17일, 정걸을 주장(主將)으로 삼아 조선 수군의 원양 항해가 가능한 함선 모두가 출발한 이후 부산진성을 시작으로 동래 일대는 비상 상황에 돌입하였다.
“주상전하께서 명을 내리시어 왜적을 토벌하도록 경기수영을 시작으로 백오십 척의 거함들을 파견하셨다. 만에 하나 왜인들이 삿된 마음을 품고 아국을 침략한다면 필히 이 동래를 통해 침략할 것이다.”
19세에 과거에 합격하여 출세가도를 달리던 송상현은 사헌부와 공조를 거쳐 동래에 발령되었다.
동래는 본래 종5품 현령이 파견되는 현(縣)에 불과하였지만 침략을 대비하여 임시로 도호부(都護府)로 승격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모두가 반복된 훈련에 지쳐갈 무렵 음력 10월 20일 한밤중에 조선의 전초기지 대마도에서 여러 척의 선박이 전속력으로 해안을 향해 다가왔다.
“이거 심상치 않습니다. 최 정교(正校)님 저들이 대체 뭔 짓거리입니까?”
“저러다가 그대로 백사장에 틀어박히겠는데요? 이거 좌초 수준이 아니고 선체 하부가 모조리 부서져서 폐선이 될 지경입니다.”
“훈련 상황이 아니다. 뭔가 일이 일어났으니 어서 움직여!”
아예 해안에 틀어박힌 배에서 고함이 들려왔다. 여러 사람이 입을 맞춘 고함이 울리자 사방의 초소에서 병사들이 달려들었다.
병사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그리고 절대 듣고 싶지 않은 소식이 이들의 입을 통해 전해졌다.
“왜적이 침습하고 있네! 적게 잡아도 오백 척 이상의 선단을 동원하여 동래를 향하여 밀려드니 도호부사(都護府使)에게 어서 소식을 알리게!”
“대마도에서 소식을 전해왔다! 도호부사 어르신께 보고를 올리고 병사들에게 연통을 돌리도록! 나는 토관 나리들을 부축해 뭍으로 옮길 것이니 어서 부산진으로 향해라!”
비상 상황을 대비해 훈련했던 병사들이니 혼란은 없었다. 사방으로 흩어진 병사들이 징을 울리며 상황을 알리자 온몸이 물에 젖은 토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 대자로 누운 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초겨울 밤의 적막은 쉴 새 없는 징 소리와 고함, 그리고 어느새 피어오른 다섯 개의 봉화가 뿜어내는 연기로 깨어졌다.
최전방인 부산진으로 이미 융복(戎服: 문관 출신의 군복)을 착용한 송상현이 도착하자 흑색 두정갑을 착용한 장수가 인사를 올렸다.
“보고 올립니다. 부산진을 시작으로 일대의 병사들을 소집하고 삼도수군통제사께 사람을 보냈습니다. 장계에 따르면 적도가 새벽 무렵 엄습할 것이니 부산진에 배정된 병사 사천 명 가운데 이천여 명을 소집할 수 있을 겁니다.”
“정 동첨절제사(同僉節制使: 종 4품 무관)가 고생이 많았군. 기껏해야 소식이 전해지고 두 시진(4시간)에 불과한데 병사의 오 할을 소집하다니. 동래의 백성들도 병사들의 인솔을 받아 피난하고 있으니 이틀 뒤에는 저녁이면 모든 병사를 소집할 수 있을 걸세.”
송상현의 부관이자 무장(武將)으로 부임한 이는 정발이었다. 얼마나 많은 훈련을 거듭하였는지 부산진으로 달려오는 병사들은 눈곱조차 떼지 못하였지만 병장기는 제대로 갖추고 있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인력거들이 쉴 새 없이 병장기와 필요 물자를 운반하였다.
송상현은 순식간에 편재되는 진영을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다 눈썹을 찌푸리며 말하였다.
“주상전하께서 명하신 바를 잊지 말게. 만에 하나 적도가 역공을 실시한다면 목숨을 다하여 항전하지 말고 퇴각할 때를 알아차리라 하였지. 이미 동래부터 대구까지 수많은 방어진을 구축해 놓았으니 우리가 패퇴하는 일이 문제가 아닐세.”
“물론입니다. 백성의 피난이 우선이요 승리가 다음임을 절실히 새겨두겠습니다. 그나저나 적의 척후가 보이는 것 같군요. 조만간 동이 틀 무렵부터 상륙을 시작할 것 같습니다.”
머나먼 남서쪽 바다에 보인 십여 척의 선박이 한참 동안 해안을 순시하다 망루에서 쏘아진 포탄에 얻어맞고 본대로 발길을 돌렸다.
이윽고 한 시진이 지나 동이 터 오를 무렵 수평선을 가득 메운 일본군 선박이 포착되었다.
낙동강 하구 다대포부터 동쪽인 옛 경상좌수영 자리까지 메운 적선에 대한 보고가 계속 들어오자 송상현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예상은 칠백 척이었는데 적의 규모는 이를 능가하였다.
“한 척의 적선에서 삼십 명이 넘는 정병과 보인이 기어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다대포에 상륙을 실시하는 적선이 일백육십 척이 넘습니다!”
“옛 경상좌수영 자리에 칠십여 척의 적선이 상륙을 강행하였습니다!”
군관의 보고가 적의 상륙이 속속들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렸다.
송상현과 정발은 적의 규모를 역산하고 적이 도합 1,000척의 선박을 동원하였음을 알아차린 뒤 작전을 변경하였다.
“적게 잡아도 구백 척이 넘는 선박이니 적의 수효가 가히 이만 대군에 달하겠군. 예상보다 많은 적이 왔으니 아마 아국의 화포를 강탈하려는 속셈이겠지. 적이 상륙한 직후 모든 망루를 폐하며 화포를 파기하라.”
“적이 강수를 두었군요. 저희가 알기로는 적이 사용할 수 있는 선박은 기껏해야 이천 척에 불과하다 들었습니다. 그러니 선발대와 다음에 도착하는 본대가 거의 같은 규모가 아닙니까.”
“강수를 두었으니 차라리 잘된 일이지. 적의 선발대가 지나치게 적었다면 어설픈 퇴각으로 보일 수 있었겠지만 이제는 다급히 소집된 병사들이 항전하다 기세에 밀려 퇴각하는 것으로 볼 것이네.”
사방에서 보고가 물밀 듯이 들어왔다. 백성들의 피난을 담당하는 동래의 군관들은 반 시진마다 보고를 올렸고 가장 중요한 백성의 피난 또한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었다.
“동래의 백성들 가운데 삼 할이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이미 예정한 대로 북쪽의 백성들은 양산의 우불산성으로, 남쪽의 백성들은 금정산성으로 피난한 이후 기장현(현 기장군)으로 북상하기로 정하였습니다.”
“예정보다 피난이 조금 지체되지만 큰 차이는 없군. 혹여나 백성들이 길을 잃을지도 모르니 백성 일백여 호당 군관 세 명을 붙여 보조하도록.”
이미 상륙에 성공했다 자신한 일본군은 진영을 정비하고 물자를 분류하고 있었다.
적이 천막을 세우고 있음을 확인한 송상현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명령을 하달하였다.
“지금쯤이면 놈들의 긴장이 풀렸겠지. 오랜 기간 시달리다 긴장을 풀면 몸이 노곤해지며 자리에 눕고 싶게 마련이지. 지금 놈들을 슬쩍 찌르기만 하여도 몇 배의 타격을 입힐 걸세.”
적의 긴장이 풀릴 요소가 전장에 산재했다.
벌써 상륙을 시작한 지 두 시진이 지났지만 조선군은 척후만 보내 염탐을 일삼으며 모든 망루는 자폭하고 수성을 포기한 채 억지로 둔덕과 수레로 방어진을 만들었다.
더군다나 가장 경계해야 할 수군이 머물러야 할 경상좌수영은 이미 울산으로 이전한 뒤였다.
정발은 지휘도를 허리춤으로 옮기며 말하였다.
“지금 공격한다면 놈들은 배에도 돌아가지 못하고 피로를 풀지도 못한 채 싸워야 하는 법이지요. 잠시, 적진에서 사람 한 명이 달려오고 있습니다. 아무리 봐도 전령이 아닐까 합니다.”
“나무판자에 글을 적어 뜻을 전하다니 기본은 아는 자로군.”
송상현이 살펴보니 나무판자에 적힌 글귀는 전즉전의 부전즉가도(戰則戰矣 不戰則假道), 싸우고 싶으면 싸우고, 싫다면 길을 열어달라는 뜻이었다. 송상현은 그 글귀를 보더니 잠시 고민하다 답을 내었다.
전살이 가도이(戰殺易 假道易), 죽이기는 쉬우나 길을 열기도 쉽다. 도발이나 마찬가지인 답이 돌아가자 일본군의 움직임이 변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확인한 송상현은 손을 들어 지시를 내렸다.
“신기전기화차를 모두 장전하라. 어차피 동래를 방비하며 신기전을 모조리 소비해야 하니 처음부터 끝까지 신기전으로 몰아칠 것이다!”
일제 퇴각을 염두에 둔 동래 방어선의 화포는 적에게 노획되면 악영향을 까칠 대구경 화포가 없고 소구경 화포인 현자총통(본래 역사의 천자총통)과 황자총통이 전부였다. 대신 이 화약병기는 모두 탄환의 가격이 비싼 신기전 계열로 대체되었다.
병사들은 수십 자루의 신기전을 하나씩 설치하며 긴장을 풀지 못하였다. 전쟁이 일어난다는 말은 많았지만 전면전을 경험한 적 없는 병사들은 손을 떨며 눈동자를 흐트러트렸다.
“저 징글징글한 놈들을 보게. 왜구들이 기가 드세다 하였는데 며칠 동안 물 위에서 시달렸으면서 저렇게 대오를 갖추다니. 이러다가 퇴각도 못 하고 잡혀 죽는 거 아니야?”
실전을 경험한 적 없는 병사들은 손이 더뎌졌지만 숙련병들 가운데 장교들은 하주도 전투에 참전한 역전의 용사들이었다. 이들의 모습을 보자 오위인 충무위(忠武衛) 출신 군관은 코웃음을 치며 말하였다.
“왜인들이 기세가 사나워 보이지만 화포를 한 발 맞으면 꼼짝 못 하니 염려하지 말게. 내가 이래 봬도 신 상호군(신각)님 아래에서 대내씨(오우치)의 영토를 종주한 사람이야!”
“이야기는 많이 듣긴 했습니다만 이 싸움에서 우리가 이길 수 있겠습니까?”
“이겨? 이길 필요가 뭐가 있는가? 백성들이 피난한 이후에는 우리가 퇴각할 차례이지. 항복한 왜장을 앞세워서 대내씨의 영토에서 계속 진군할 때와 비교하면 산책이나 다름없다네.”
퇴각할 장소는 지천에 널려 있고 본대에서 떨어진다면 낙동강을 역주하며 북상하면 충분하다.
이 단순한 사실은 병사들의 마음을 고요하게 만들었다. 병사들의 목적이 정해지며 쉴 새 없이 손을 놀리기 시작했다.
각 신기전기화차를 담당하던 병사들이 손을 들며 장전 완료를 알렸고 화포장은 다시 깃발을 흔들며 이를 상부에 보고하였다.
송상현은 전장을 돌아보더니 상대의 진형을 천리경으로 확인하고 코웃음을 쳤다.
“아무리 아국의 지방군의 기강이 해이하고 훈련도가 낮아도 화포는 화포로 상대한다는 사실 하나만큼은 알고 있다. 하긴 네놈들이 애초에 화약을 구할 방법도 없었겠지. 방포하라!”
일본군은 느슨한 산개대형을 유지한 채 천천히 진군하고 있었다. 이미 2리(800m)에 달하는 그들의 진형을 노리고 신기전기화차의 도화선이 쏜살같이 타들어 가기 시작했다.
* * *
“염병할, 갑옷이 죄다 바닷물을 먹었잖아? 이래서는 움직이지도 못하겠는데.”
사카이 인근에서 징집된 아시가루 기무라는 사지를 휘적거리며 장비를 확인하였다. 본래 장수들이 지급하는 것이 마땅한 장비 가운데 하필 불량품이 지급되었다.
하지만 다들 비슷한 형편이라 투정을 할 수 없었다. 오히려 후들거리는 다리가 문제였다.
-이 고얀 놈을 보았나! 감히 죽이기도 쉽고 도망치기도 쉽다 하였는가! 네놈이 장수란 말인가! 당장 전투를 준비하라! 한 줌도 되지 않는 놈들의 병력을 모조리 짓뭉갤 것이다!
키가 작달막하다 못해 자기보다 머리 하나는 작은 장수인 야마가타(山県昌景: 야마가타 마사카게)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꼴을 보니 전투가 일어나리라.
정말 조선과의 전쟁이 일어날 줄은 몰랐지만 조선 땅에서 일어날 줄은 몰랐다.
그저 사카이에서 농사를 짓다 소집되어 훈련과 휴식을 반복하며 쥐새끼 몰골의 대머리 장수. 듣자 하니 아시가루 출신이라 자처하는 키노시타라는 장수의 지시를 듣고 조선이 공격할 것이라는 예상만 하였다.
하지만 저 머나먼 남쪽에 조선 수군이 당도하였음을 봉화가 알려주었으며 자신들은 그 빈틈을 노려 공격을 퍼붓는다 하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항해에 뱃속의 모든 물건을 게워낼 때쯤. 결국 조선 땅에 발을 들였다.
“창 여기 있네! 이가 나가지 않은 신품일세.”
이제 돌아갈 길은 없다. 배를 타고 3일이나 걸린 여정이니 죽었다 깨어나도 맨몸으로 헤엄쳐서 도망갈 수 없으리라.
하지만 전장에 나서자 긴장을 풀기 위해 잡담이 샘솟아 나왔다.
“내가 저 동쪽에서 여기로 왔는데 조선 놈들 참 이상하단 말이야. 군선이 머무를 수 있는 커다란 항구를 텅텅 비워놓고 대체 뭔 짓거리인지 모르겠어.”
“그러고 보니 우리한테 화포를 쏘아대던 망루가 우리가 습격할 때쯤 자폭했지?”
“조선군은 생각보다 약한 거 아니야? 소문이 심하게 과장된 건가? 나는 어린 시절 조선에 있는 미도리오니 이야기를 듣고 이불에 오줌을 지렸는데.”
기무라가 듣기로는 화포를 쉴 새 없이 쏘아대 불벼락을 마음대로 떨구고 완성되지 않은 성으로도 세 배의 대군을 막아내는 괴물 같은 놈들이라 하였다. 하지만 그런 징후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 자랑스러운 화포는 망루와 함께 돌무더기에 파묻혔으며 작달막한 성에서 수비를 할 겨를도 없었는지 둔덕에 웬 나무판을 못질한 수레를 엮어서 어설픈 방어진만 만들었다.
-놈들이 싸워서 죽기를 원하니 친히 나아가 목을 베어버릴 것이다! 놈들의 수는 기껏해야 삼천 명에 성안에 들어가 싸우지도 않는다! 우리는 사만 대군(정군 2만, 보인 2만)이니 놈들의 열세 배에 달한다!
진군 명령이 하달되었다. 사지를 후들거리고 속에서 신물을 게워내는 이가 있음에도 아시가루들은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도열하였다.
하지만 불평이 새어 나오는 건 막을 수 없었다.
“속이 다 뒤집힐 것 같은데 무슨 진군 명령이야. 조선군이 강하다 했는데 이거 함정 아니야?”
“그런가? 지금까지 보여 준 몰골만 보면 딱 다테와 수준이 비슷한데.”
“에이 설마 그건 아니겠지. 다테 마사무네 그 머저리? 그놈은 백만 대군을 쥐여줘도 패배할 머저리라니까. 조선군이 그놈의 군대보다는 강하겠지.”
기무라는 수없이 많은 전장을 전전한 사람답게 잡담을 나누며 평온을 되찾았다.
진군 명령과 함께 조선군이 숨겨둔 화포 사격을 경계하여 산개진형을 갖추라는 명령이 하달되었다.
공성전이라도 열 배의 인원으로 밀어붙이면 제아무리 강한 군대라도 패색이 짙어진다. 하지만 지금은 공방(攻防)전이니 세 배의 인원이면 충분하니 이미 승리는 정해져 있으리라.
그러나 생전 들어본 적 없는 소리가 저 앞에서부터 들려왔다.
겨울철의 칼바람 소리와 냄비 뚜껑에서 김이 뿜어져 나오는 소리가 섞인 괴성이 앞에서부터 들려왔다. 다들 진군을 멈추고 하늘을 바라보니 희뿌연 연기를 내뿜는 거대한 화살이 자신들을 향해 날아왔다.
“화포? 저게 뭐야! 뭐냐고!”
“어서 달려가! 진군하라고 이 머저리 새끼들아!”
매캐한 연기는 텟포의 연기와 닮아 있으니 저건 화포의 일종이다. 벌판에서 화포를 피하는 방법도 배우긴 했지만 오사(誤射)를 염려한 적이 화포를 쏠 수 없게 접근하라는 말 하나였다.
생존을 위한 욕구가 무엇보다 빨랐기에 모두 전력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기무라가 세 걸음을 떼기도 전에 굉음과 피비린내가 입안에 솟구치며 바닥으로 자빠졌다.
마치 어린 시절 나무 위에 올라가 놀다 바닥으로 떨어진 것 같은 멍한 느낌에 사로잡힌 기무라는 서둘러 일어나려 하였다.
“어…….”
주변에 널브러진 채 찢긴 시신들이 보였지만 눈을 뜨고 있음에도 왼쪽이 보이지 않았다.
멍한 머릿속이 끔찍하게 흔들리며 뱃속에서 비릿한 냄새가 올라왔다.
“꺼윽! 흐억!”
한 홉(일본 기준 160㎖)은 될 법한 핏물을 토해낸 기무라는 이를 닦아내려 하였지만 왼팔은 뒤틀려 있었고 오른팔은 잘려서 핏물을 뿜어댔다.
조선 진영에서 재차 연기가 솟구치고 다시 주변의 흙이 튀어나왔다.
다시 폭발에 휩쓸려 날아간 기무라도 단 한 가지는 이해할 수 있었다.
조선군은 사천 명이 사만 명에 달하는 화력을 발휘할 수 있으니 화약이 떨어지기 전에는 자신과 같은 이가 수없이 많이 생겨나리라는 사실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