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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조선-421화 (421/573)

근육조선 421화

2부 20장 11화 내가 하면 된다(2)

내가 행한 일을 낮추거나 헛되이 말하면 기군망상죄고 제대로 말하면 주상전하의 계획에 놀아나는 격이지만 어쩔 수 없다.

질문 하나마다 대응이 자연스럽게 튀어나와서 내가 다 황당할 지경이다.

“왜병들이 기세를 올리면 하루에 오십 리(20㎞)는 행군할 수 있는데 백성들이 머나먼 산성까지 나선다면 왜병에게 포로로 잡힐 것일세.”

“산성을 보수할 당시 일대의 백성을 순차적으로 모두 일하게 하여 급여를 지급하였으니 산성까지 나아가는 길을 알고 있습니다. 설령 새로 이주한 가족이라 하여도 오가작통(五家作統)에 의거하여 다른 호(戶)에서 인솔할 수 있습니다.”

오가작통법은 본래 연대책임을 물어 다섯 집 전체에 책임을 배분하는 것이 아니다.

어려운 집이 있으면 서로 돕고 농사에 들어가는 일손을 다섯 집 단위로 품앗이하라는 법이지.

사실 업무를 처리하다 모든 백성들이 혜택을, 정확히는 나라에서 주는 미곡을 받아야 한다는 현대적인 생각으로 접근했을 뿐이다.

이이는 내가 했던 일을 아주 상세히 알지는 못했는지 점점 표정이 일그러졌다.

“솔직하게 말해 임시로 사용할 건물을 마련하는 비용을 물어보려 하였지만 이미 경목조라는 가볍고 근력 제재소만 있으면 빠르게 만들 수 있는 건물을 창안하지 않았는가.”

“저 또한 이렇게 쓰일 줄은 몰랐습니다. 그나저나 전쟁에 필요한 마소가 부족할지도…….”

“염려하지 말게. 이미 북인들에게 소식이 전해져 분기를 억누르지 못한 북인들이 넘쳐난다네. 여의치 않으면 사참에서 사용할 마소를 동원해 일을 돕게 만들면 편한 법이네.”

심지어 주상전하도 이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자신의 의견에 반박하는 사람끼리 싸우는 꼴이라니 우습기도 하지만 어처구니가 없기는 이이도 나도 마찬가지였다.

서로를 돌아보며 피식피식 웃음을 흘리다 주상전하께서 먼저 대소(大笑)를 터트렸고 우리 둘도 웃음을 참다가 어쩔 수 없이 웃었다. 우리는 다 대국적(大國的)인 시야가 부족해 모든 준비를 마쳐놓고 몰랐던 것이다.

“하지만 왜국이 주상전하께서 뜻하신 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모든 일이 허사로 돌아가는 법이옵니다. 잘못하면 아국의 의도를 경계한 왜국이 전력을 동원하여 칩거(蟄居)할지도 모르옵니다.”

“마침 서반아에서 아국에 귀한 손님을 보냈으니 이 손님을 돌려보내며 왜인들을 격동(激動)하게 할 것이니 염려하지 말라. 서반아 사절 레칼데를 들이도록 하라!”

사절단 대표인 후안 마르티네스 데 레칼데가 영문을 모르고 들어왔지만 금세 무슨 상황인지 짐작하였다. 애초에 일본 지도에 압정을 빼곡히 박아놨다면 바보가 아니고서야 상황을 알 것이다.

하지만 주상전하는 엉뚱한 말을 하였다.

“이제 귀국할 시기가 되었다네. 지금까지 서반아가 많은 양보를 하였는데 내가 약간의 성의를 보이고 싶군. 인삼은 내년부터 교역하기로 하였으니 은자 오십만 냥을 내리겠네.”

“은자 오십만 냥이라 하셨습니까! 저희가 그런 막대한 자금을 받아서 대체 무엇을…….”

“왜국에 들러서 왜국의 값진 물건을 사들이게. 이를테면 금병풍이나 비단 혹은 면포라도 좋다네. 앞으로 구하기 힘든 물건이 될 테니 지금 당장에라도 구해야 하지 않겠는가.”

다들 눈치는 빨랐으니 대화의 의도를 순식간에 알아챘다.

스페인은 포르투갈과 같은 왕을 섬기는 동군연합(同君聯合)이니 포르투갈 상인으로 위장해 막대한 양의 귀중품을 사들여 시장을 요동치게 만들라는 것이다.

거상(巨商)들은 언제나 정치인과 연이 닿아있게 마련이고 이들이 물건을 구하는 동안 소문이 퍼져 일본의 세도가들은 촉각을 곤두세워 소문을 입수하려고 혈안이 되리라.

레칼데도 상황을 모두 이해하였는지 운을 맞추었다.

“그렇습니다! 조선의 인삼도 귀하지만 동방 어디에서 나온 물건이라도 진귀하기는 마찬가지지요! 그나저나 지도를 보니 일본을 정벌하려는 마음을 품으셨는데 방법은 무엇입니까?”

“수군을 동원하여 보이는 모든 항구를 격멸하고 왜인들이 내란을 일으키게 할 것이네.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뜻이 정해졌으니 염려하지 말게.”

“혹여나 시기를 알 방법이 있겠습니까?”

“그건 내년에 알려줄 것이네. 내년에 인삼 교역을 마치고 다시 선물을 받아 왜국의 물건을 사들이면 충분하겠지.”

대화가 계속 이어지자 사관도 속뜻을 알고 있지만 사실만을 적어야 하는 입장이라 인상을 찌푸리고 대화를 초서체로 휘갈겨 적어댔다.

주상전하와 레칼데의 대화는 서로 미사여구를 첨부하였지만 결론은 간단하였다.

“조선의 군주께서 선의를 품으셨으니 참으로 감사합니다. 저희도 원한이 있는 바 이를 풀 장소를 마련해 주시지 않으셨습니까.”

“원한이라? 그러고 보니 왜인들이 천주교인을 박해하고 선교사라 불리는 이들을 추방하였구려. 혹여나 마음이 있으시면 왜를 정벌할 적에 선의를 보여주시구려.”

“그렇습니다. 선의는 언제나 통하는 법이지요.”

선의가 아니고 철저한 악의(惡意)지만 아무튼 대화는 화기애애하니 좋은 일인가.

레칼데가 인사를 마치고 돌아가자 주상전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의견을 정리하였다.

“왜인들이 경상도를 침공한다 하면 반드시 동래 일대로 상륙할 터. 이들에게 최대한의 피해를 입히며 진군을 포기하지 않을 활로(活路)로 여겨질 함정을 파야 하는 법이지.”

말이 쉽지 경상도 전체를 이 잡듯 헤집어서 모든 불안 요소를 제거하고 진군 예상 경로, 정확히는 우리의 수비 병력을 교란시킬 별동대의 침략 경로를 틀어막아야 한다.

여기에 주상전하가 개입한다면 왕이 전선에 나서서 친림(親臨)하니 이보다 중요한 일이 있겠는가.

무관들에게 모든 일을 떠넘길 수 없다는 심정이었는지 모두 깊게 인사를 올렸다.

“주상전하께서 품으신 큰 뜻을 멸사봉공(滅私奉公)의 뜻으로 받들 것이옵니다.”

영의정인 홍섬이 운을 띄우자 모두 멸사봉공을 제창하였다. 미사여구긴 하지만 사심을 품지 않고 공공의 뜻에 전념하겠다는 말이다. 여기에 모인 관료들 가운데 고향이 경상도 남부이거나 자신의 토지를 가진 관료들도 있으리라.

고향이 적의 진군에 휩쓸려 짓밟히고 가족들이 피해를 입을지도 모르지만 수십 년 동안 나라의 경영이 힘들어지는 상황보다는 옳다 생각하겠지. 나도 마음을 다잡고 다음 회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결국 일이 이렇게 돌아갔구려. 분명 성의(聖意: 임금의 뜻)를 만류하려고 나섰건만 어느새 주상전하의 뜻에 이바지하게 되었으니 참으로 마음이 번잡하구려.”

홍섬이야 은퇴가 코앞인 영의정이고 다른 의정부 관료들도 앞으로 산적한 업무를 처리하고 우리의 계획을 검토하여 확인하는 입장이니 대표는 비변사의 대표인 이이였다.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이이는 내색하지 않고 생각을 정리하듯 조선 전도를 내려 보았다.

내가 창안한 평판측량기를 활용해서 대동여지도와 흡사한 수준의 지도를 16세기에 접할 수 있다니 참 뿌듯한 일이기는 하다.

솔직히 말해 등고선이 없는 지도라서 산세를 파악하기 힘들지만 등고선이야 나중에 추가 기입하면 충분하다. 지도를 보니 드넓은 낙동강이 아주 잘 표현되어 있었다.

먼저 운을 띄운 사람은 병조판서 윤두수였다.

“왜적이 바보가 아니라면 낙동강을 거슬러 올라 보급을 이어갈 것입니다. 육운(陸運)은 아무리 도로가 발달하여도 수운(水運)의 이 할에도 미치지 못하는 격이지요.”

“왜적의 주공이 낙동강을 거슬러 진격함은 당연한 일입니다. 여차하면 뗏목에 몸을 의지해 퇴각할 수 있으니 뒷일을 생각하는 자라면 누구라도 낙동강을 거슬러 오를 것이오.”

“주상전하의 계획에 따르면 왜적들을 소모시키고 돈좌시키며 계속 피해를 누적시키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맞서 싸운다 하였습니다. 그리하면 전장은 어디가 좋겠습니까?”

“강가를 따라 논밭이 있지만 드넓은 평야는 부족하지. 자고로 회전(會戰)에는 드넓은 벌판이 필요한 법일세. 기병을 능숙히 사용하려면 대구가 어떠한가?”

대구는 지금 그리 큰 도시가 아니다. 도호부(都護府)이지만 감영을 설치할 정도로 거대한 장소는 아니라던가. 오히려 경상감영은 대구 바로 북쪽의 성주(현대의 칠곡군) 인근에 있었다.

다들 의견을 내놓았지만 대구만 한 장소가 없었다. 농한기(農閑期)이거나 아예 논의 물을 모조리 빼고 한 달 정도 말리면 그럭저럭 기병이 움직일 수 있는 둔덕으로 이루어진 고장이다.

어차피 최종 결전은 주상전하가 이끄는 군대의 방침대로 옮겨서 싸울 수 있으니 별다른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놈들의 힘을 계속 빼내야 한다.

놈들이 고난을 겪어야 이기기 편한 법이다. 그러니 곳간을 비워 둬야 하는데 이게 가능한지 모르겠다.

“백성이야 어르고 달래 산성으로 피난시키면 충분할 것입니다. 하지만 왜적의 약탈이 문제입니다. 이들이 미곡을 약탈하면 결국 뱃속으로 들어가지 않겠습니까. 왜인들은 보급을 충실히 하지만 놓인 미곡을 두는 법이 없습니다.”

일본에는 마바리(小荷駄)라는 보급 전문 병과가 있다. 공사현장에서 사람 같지 않게 일하는 돌팔이들을 욕하는 속어로 남아 있는 단어이지만 이들은 제법 숙련된 보급 전문 병과이다.

오위에도 전용 보급부대인 충좌위(忠佐衛)가 존재하였으니 보급의 중요성은 말해봐야 입만 아프다.

하지만 호조판서인 김면(金沔)은 탐탁지 않은 표정으로 답하였다.

“명국 황상이 은덕을 내려주심이 정해져 있으니 경상도의 백성 모두에게 명령을 내려 미곡을 한 석만 곳간에 두고 나머지는 정기적으로 관아에서 받아가게 할 것이니 염려하지 말게.”

조식 제자 아니랄까 봐 백성들을 끔찍이 아끼는 호조판서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엄청난 발언을 했다.

본래 곡식은 겨울을 나면 일 할 정도 상한다. 쌀벌레는 없다 쳐도 자연스럽게 부패하거나 습기가 스며들어 변질되니 먹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미곡을 모조리 관아에 보관하였다가 내준단 말입니까? 그리 하면 손해가 막심할 겁니다.”

“방도가 있겠는가. 적도의 손에 미곡을 내어주느니 관청에 보관해 두면서 백성들에게 정기적으로 전해주며 손해를 감내하는 것이 좋은 법이네. 이는 내 주상전하께 간언을 올려 반드시 관철할 것이네. 아마 여유는 충분하다네.”

조정에서 감내한다면 대충 계산해도 경상도 일대의 곡식 필요량 1,000만 석 가운데 1할인 100만 석의 손실을 재정으로 메꾼다는 소리다.

어처구니가 없지만 일단 된다니 믿어봐야지.

다음으로 나눈 내용은 적의 진군으로 인한 피해인데 이건 큰 문제가 아니라 하더라.

정인홍은 부리부리한 눈을 사방으로 굴리며 말하였다.

“적도들은 아국의 백성들이 피난하였으니 자신들의 공격이 성공했다 여기고 자축하며 아국의 백성들의 집을 요긴하게 사용할 것입니다. 기껏해야 챙기지 못한 패물을 뜯어가는 것이 전부겠지요.”

“하지만 퇴각하며 분노에 사로잡혀 불을 지르거나 폐옥을 만들 수 있지 않은가.”

“여기 있는 서애가 이미 산성의 방비를 충실히 하지 않았습니까. 왜추가 패주하면 산성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한 병졸들이 사방에서 에워싸 두들길 것입니다. 여기에 불을 놓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습니까?”

당연히 연기가 피어오르는 곳의 남쪽에 왜놈들이 있다며 분노한 백성들마저 쇠스랑을 들고 달려들겠지.

도망치는 군대의 후방을 노리는 쇠스랑과 도리깨라니 비극이 따로 없겠군.

사소한 내용에 대해 대화를 마쳤으니 이제 큰 그림을 볼 차례이다.

지도에 있는 산세를 확인한 이이는 바둑돌을 하나씩 올려두면서 적의 예상 진군 경로를 조절하였다.

“일단 왜적의 별동대가 갈 곳은 네 곳 정도로 정해져 있군. 한 곳은 당연히 전라도를 타격하기 위한 진주일세. 아국의 수군이 돌아올 곳을 막아내려고 진주를 무너트리고 해안 일대를 들쑤실 것이네. 그러니 진주만큼은 병력을 동원해 길을 틀어막아야 하네.

“진주에 배정될 장수는 제 벗인 언신(권율의 호)이 어떻습니까? 이미 박다에서 적도를 도륙한 경력이 있으니 믿고 맡길 수 있을 것입니다.”

“좋은 인선일세. 여기에 각지의 산성을 수비하는데 유생들을 동원하면 더욱 좋을 것이네. 지력상소를 올린 유생들이 보인으로 자신들을 동원해 달라 하지 않았는가.”

지금 뭐라 했지? 정철 같은 별종을 제외하면 삼대운동 600근 이상이 기본인 유생들을 보인으로 사용해?

보인이 모조리 유생일 필요도 없다. 적어도 수성전에 한정해서 입신체비사는 인간 흉기다.

운동 삼아 사람 무게의 대역기를 들어 올리고도 힘이 남는데 이들이 돌을 던진다면 돌이 아니고 바위로 느껴지리라.

하지만 도저히 믿을 수 없어서 되물어 보았다.

“정녕 유생들을 보인으로 쓸 것입니까?”

“물론일세. 유생이 움직이면 머슴들도 움직이는 법이니 보인들을 동원하는데 오히려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네. 더군다나 양반가의 여식(女息)들이 합류하여도 나쁘지 않다네.”

어린 시절에 봤던 기록이지만 어중간한 일본 사무라이와 조선 양반 가문 출신의 여식이 순수한 힘으로 겨루면 사무라이가 진다. 당하는 입장에서는 강한 여성에게 골격이 왜곡 당하는 비극이 벌어지겠군.

하지만 이이의 계획에서 경주는 쏙 빠져 있었다. 오히려 경주가 함락당하기를 바라는 듯이 경주 방면으로 왜군의 별동대 공세를 표현하는 바둑돌을 놓았다.

“진주에 많은 병력을 두어 적의 경로를 틀고 억지로 경주를 향해 나아가게 하겠네.”

“아니 됩니다! 경주가 함락당한다면 북쪽으로는 연일(延日: 포항의 옛 지명)로 닿고 남쪽으로는 울산과 통하게 되는 격입니다. 만에 하나 영일과 통하게 되면 적도가 퇴각할 길이 생기는 격이 아닙니까!”

“삼엄한 경주의 방비를 뚫고 손해를 보며 다시 세력을 분할하여 손해를 보니 나쁜 수는 아닌 것 같군. 그리고 경주만큼 입신체비가 성한 고장이 어디 있는가? 산성을 공격할 때마다 공령에 머리통이 깨지는 왜적들의 시체가 산을 이룰 걸세.”

내 사조(師祖: 스승의 스승)인 이언적의 고향이 경주고 경주는 영남 일대에서 입신체비를 가장 잘 받아들인 고장이다. 산성에 빼곡히 들어찬 입신체비사 겸 유생에게 당해 성한 놈이 없으리라.

이이의 말대로 경주는 산세가 험하고 길이 비좁다. 진격이 실패하면 엄청난 손해를 보장하지만 만에 하나 진격이 성공하면 경주의 문화재는 본래 역사처럼 모조리 약탈당하겠지.

지금 여기 모인 사람들은 유생이어서 불교를 소 닭 보듯 하니 크게 염두에 두지 않겠지만 경주는 온갖 불교 문화재가 넘쳐나는 지역이다.

가급적 불교를 옹호하지 않기로 하였지만 어쩔 수 없이 나섰다.

“삿된 말이지만 불씨들이 아무리 삿되다 하여도 백성들이 불씨를 믿고 마음의 평안을 얻는 일이 많습니다. 만약 고찰(古刹)이 넘쳐나는 경주가 불탄다면 민심이 요동칠 것입니다.”

“틀린 말은 아닐세. 하지만 경주가 중요한가 아니면 전라도의 길목인 진주가 중요한가? 적을 너무 억누르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터져 나오는 법이네.”

이게 풍선효과인가 그거냐? 하긴 상대도 바보가 아니니 어느 정도 공격이 성공해야 진군을 거듭하겠지.

결국 진주로 공세를 돌리려면 틈을 보여서 진주를 맛 좋은 먹잇감으로 여기게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면 제가 직접 나서겠습니다. 운이 좋다면 등길랑(히데요시)이 제가 진주를 방비한다는 말을 듣고 원한을 품은 채 진격할 것입니다. 이미 한번 이긴 장수를 또 이기는 일은 쉬운 법입니다.”

다들 침묵하였지만 뭔 말을 하려는지 안 봐도 뻔하다. 진주는 내가 산성을 보수하지 않은 곳이고 함락당할 경우 조선이 크나큰 피해를 입을지도 모르는 장소이다.

하지만 뭐 어쩌겠어. 하면 된다! 내가 하면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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