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조선 394화
2부 17장 10화 사상최강의 관찰사(2)
전쟁이 일어날 염려도 없는데 왜 대비하냐고? 애초에 전쟁을 철저히 대비해야 평화를 얻을 수 있는 법이다.
어느 누가 수많은 생명이 죽어 나가는 전쟁을 좋아하겠는가? 현 일본 정권을 휘어잡은 다케다 가문 외에는 없겠지.
혹시나 몰라 지난 여섯 달 동안 일본 내부 상황을 염탐했다.
조정에서 허가한 일이기에 남경 교역이 중단된 상인의 물건을 사들여 상단을 통해 납품하는 방식으로 첩자를 파견하였고 이들 가운데 대표가 와서 첩보를 전해주었다.
“얻어낸 첩보는 이게 전부인가? 왜국의 도읍이나 마찬가지인 경도(京都) 일대에 인삼 일만 근을 팔아치우고 얻어낸 첩보라 하기엔 양이 너무 적군.”
“인삼 일만 근이라 하여도 게 눈 감추듯 사라져 버렸습니다. 왜국의 명가라 불리는 이들의 재산이 급속도로 늘어나니 사치와 향락 또한 고개를 들기 시작하더군요. 덕분에 한 건 한 건에 힘을 많이 썼습니다.”
내 앞에서 고개를 조아리는 자는 백여 년 전 조선에 귀부한 종정국(소 사다쿠니)의 후손인 토관 종의주(宗義調) 휘하의 관리 유강광이라는 자였다.
대마도는 물론이요, 하주도에도 사람은 많지만 이자를 발탁한 이유가 따로 있다.
가문이 분가를 거듭하여 내려왔지만 근원을 따지면 원삼국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가문이라 역사 깊은 명문가가 대접받는 현 일본 정세에 어울린다 생각했고 효과가 있었나 보다.
잠깐? 뭔가 이상한데?
“한 건 한 건에 힘을 많이 썼다지만 자금 소모가 지나치게 많구려. 내 대내씨(오우치)의 사람과 함께 경도에서 정보를 얻으라 하였는데 대내씨에서 보낸 사람은 어떻게 되었소?”
“후계자인 요시시게(大内義重)는 급한 사정이 생겨 가주인 요시타카(大内義尊: 오우치 요시타카, 본래 역사에서 살해당한 인물이다)를 대행하기 위해 남아 있겠다고 하였습니다.”
“급한 사정이라 하였는가. 덕분에 손해를 조금 봤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지.”
갑자기 이질이라도 걸렸나? 조선의 신하나 마찬가지인 오우치 요시타카는 어중간한 일로는 약속을 저버리는 사람이 아닌데 개인 사정이라니 이해해야지.
내가 잠시 말을 멈추자 유강광은 멋쩍은 듯이 고개를 조아리며 답하였다.
“그나저나 제 가문의 본성(本姓)인 타치바나(橘)를 들먹이니 모든 일이 편해졌습니다. 덕분에 아주 중요한 정보도 어떻게든 입수할 수 있었지요. 양이 적은 것은 첩보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책입니다.”
주변에 사람이 있으니 입을 열지 않겠다는 표정을 지어서 잠자코 수집한 정보를 읽어나갔다.
고작 세 건에 불과하지만 정말 중요한 정보가 적혀 있었다.
[근래에 들어 무전(다케다) 가문의 위세가 점점 추락하고 있습니다. 왜국일통이 다가오는데 대내씨와 상삼씨를 정벌하지 못한 일통이라 헐뜯는 이가 넘쳐납니다.]
[각 영주를 통솔하여 분봉(分封)을 실시해야 하는데 땅이 부족합니다. 심지어 약소 영주의 영지를 몰수하며 예전에 척을 진 영주는 모반을 꾀한다며 죽이는 형국입니다. 덕천가강(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죽음도 이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자네가 중요하다 여길 만하였군. 이런 정보는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야.”
일본 내부사정은 생각 외로 심각하였다.
다케다 신겐이 옛 질서를 되돌리겠다는 대의명분을 앞세운 결과물이 후대에 이르러 파국을 불러온 것이다. 다케다 가문은 대략 고려시대 중기에 부흥한 가문이라 역사가 그리 깊지 않다.
다케다 신겐이 처음 정권을 잡고 능력을 발휘할 때는 모든 것을 자신의 뛰어난 군재로 무마할 수 있었다더라.
하지만 후계자인 다케다 가츠요리는 군재가 둔하고 내치에 밝았으며 이는 최악의 결과로 돌아온 것 같았다.
[각지의 명가(名家)라 소문난 이들은 하루라도 빨리 구주를 병탄하여 격식에 맞는 분봉을 완성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아직 높은 가문에 한정된 이야기겠지만 조만간 왜국 전체에 소문이 퍼질 것입니다.]
“고작 분봉을 행하려고 구주를 병탄하자고 말한다? 이놈들 정녕 제정신인가?”
“제정신이라면 애초에 다른 영주를 헐뜯고 죽여 영지를 갈취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머리도 크고 몸통도 크고 하여튼 온몸이 다 커다란 유강광이 몸서리를 치자 나도 몸서리를 치고 싶어졌다.
미친놈을 상대할 적에는 미친놈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예측할 수 있는 법이 아니겠는가. 나는 지극히 정상인이 분명하다.
얻어낸 정보를 적당히 취합해 내가 쓸 서류를 만들고 나머지는 장계를 올리려 하였지만 유강광에게 포상을 내려야 하리라.
서류를 다시 봉인한 다음 은자를 내려주고 장계를 직접 전하라 하였다. 이 정도만 하여도 출세는 떼놓은 당상이지.
“결국 쳐들어올 작정이군. 최소한 협상을 먼저 진행하면 차라리 나은 일이지만 이 머저리들이 제대로 된 협상을 실시할 이유도 근거도 없고.”
임진왜란 당시 일본의 협상 방식은 어느 정도 기억한다. 당시 육군은 권율에게 가로막히고 이순신에게 함대가 탈탈 털리며 굶주림에 시달리는 시점에서도 내세운 조건이 참 가관이다.
명나라 공주를 일본 덴노 후궁으로 삼고, 무역을 재개하고, 양국 각서를 교환하며, 조선의 영토 절반을 할양하고 조선의 왕자와 신하를 볼모로 보내라 했던가?
이딴 놈들이니 대체 어떤 짓을 하며 협상이라 할지 참 궁금하다.
혹시나 사신의 목을 베고 ‘아아 이것이 사신 접대라는 것이다. 왜국의 유구한 전통이지’라며 거드름을 피울지도 모른다.
애초에 협상 따위는 기대도 하지 않았으니 배신당할 이유도 없으리라.
* * *
농한기는 각종 부역과 군사 훈련을 재개하는 시기이다. 슬슬 낙엽이 지고 쌀쌀해지는 음력 9월의 날씨이니 몸을 놀리기도 좋은 시기이다.
각지의 군관들과 관리들을 소집하여 태재부(太宰府: 다자이후)의 병영으로 소집하였다.
“본관이 부임한 지도 여섯 달이 지났소. 다름이 아니라 왜인들의 기세가 흉흉하여 태조 대왕께서 나라를 세우실 적의 그것과 다르지 않으니 가장 먼저 옛 땅을 수복하러 올 것이 분명하여 심히 염려하고 있소이다.”
“옛 땅이라 하여도 왜인들이 머릿속에 생각이 있다면 수복이 아니고 사신을 보내 협상을 먼저 행할 것이 분명합니다. 관찰사께서 심려하심이 마땅하나 이는 지나친 대비일지도 모릅니다.”
“왜인들에게 생각이 있다 하였소? 그것참 희망이 넘치는 말이구려. 지금 왜국이 어떠한 형편인지 내가 조사한 첩보를 알려 드리겠소.”
조사한 내용을 말하자 남상정을 시작으로 왜인에게 생각이 있다 말한 황진조차도 표정이 싸늘해지고 신립은 아예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어 손을 움켜쥐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남상정은 한숨을 쉬며 장계를 다시 살펴보고 말하였다.
“정녕 구주를 할양받고자 하면 차라리 명국에 사신을 보내 육주성의 영지를 다시 봉분하는 방법을 택했겠지만 아예 병탄부터 생각하다니 머릿속에 똥 막대기가 가득 찼습니까?”
“내 말이 그 말이오. 사고방식 자체가 아국의 사람들과 다르고 영지를 병탄하면 되는데 왜 협상을 하느냐는 식이지요. 범죄가 이들의 생활 방식이나 마찬가지요.”
“당장에라도 대내씨에 병사를 보내 왜국을 징벌해야 합니다. 놈들을 한 번 공격하여 크게 무너트리면 병탄은커녕 아국에 굴종할 것이 분명합니다!”
신립이 화끈하게 말은 잘했다.
그래 선제공격 아주 좋지, 한 7만의 병사에다 함선 100척 정도 파견해서 10만 대군으로 항구부터 싹 쓸어버리고 상륙해 왜병과 싸우면 처음에는 이길 수 있다.
하지만 똥개도 자기 집에서는 반은 먹고 들어간다는 말이 있으니 내륙으로 들어갈수록 고전을 면치 못하리라. 조선의 대규모 침공을 당한 일본 놈들이 서로의 견제를 중단하고 하나로 뭉치면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조정에서도 이런 생각을 안 해본 것은 아닌데 결론은 간단했다. 전쟁 일 년 차에야 원정군을 충분히 보급할 수 있지만 삼 년이 넘어가면 인원 소모와 자금 소모로 인해 보급도 불가능해진다고.
이건 최후의 수단이니 신립을 어르고 달랬다.
“옳은 말이긴 하지만 그러한 수단은 최악의 일을 가정할 적에나 실시하는 법이오. 생소한 왜국의 산세를 넘나들며 수없이 축성된 산성을 뚫는다면 아국의 피해도 막심할 거요. 최소 오백만 냥이 넘어갈 군비와 수많은 병졸들의 목숨은 어떻게 감당하겠소?”
그 당당하던 신립도 입을 다물고 고개를 숙였다. 자고로 돈 앞에서 장사는 없는 법이며 자신도 군관이니 부하들이 얼마나 많은 봉급을 받는지 알고 있는 법이다.
하지만 분위기를 환기해야 하니 본론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신 호군의 의견도 틀리지는 않소. 만약 왜국이 미쳐서 아국을 공격한다 치면 똑같이 손해를 보는 법이오. 충분한 방비를 취하여 적의 손실을 극대화하고, 아국을 공격하느라 피폐해진 왜국을 징벌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오.”
최대한 빠르고 피해 없는 승리를 거둔다, 반드시 이길 수 있는 장소에서만 싸운다. 그리고 적을 알고 나를 알아 합리적인 대응을 택한다.
이 세 가지는 전쟁에서 너무나 당연한 요소이다.
이순신이야 해군을 동원해 적진을 들쑤시며 원칙을 지켰지만 나는 저런 군재가 없다. 그래서 내가 택한 방침은 철저한 수비를 위한 요새 축조이다.
나 혼자 의견을 제시하면 독단적으로 나설 수 있으니 남상정에게 물어보았다.
“왜적이 십만 대군을 이끌고 쳐들어왔다 치면 어떻게 상륙하여 어떻게 진격할 것 같소? 대내씨가 건재하다는 전제하에 적의 공세를 예측하여 봅시다.”
“대내씨를 거치지 않고 침략하면 육주성 남서부의 부내(府内: 현 오이타 시)로 상륙하여 웅본으로 곧장 진격하겠지요. 산세가 험하다 하지만 기껏해야 북악(북한산)보다 못한 산입니다. 이후 육주성 성도인 웅본(구마모토)에서 병력을 나눌 겁니다.”
내가 예상한 경로와 남상정이 예상한 경로가 일치하였다. 육주성 일대의 물자가 모이는 웅본을 함락하면 20만 대군이 최소 두 달은 전쟁을 이어갈 수 있는 물자를 획득할 수 있다.
설령 진린이 군량을 태워 적의 보급 계획을 좌절시켜도 웅본 인근 농민들을 갈취한다면 한 달 동안 사용할 군량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
다음엔 북쪽으로 이어지는 평야로 본대를 보내 조선 영토인 하주도를 공략할 것이다.
남상정은 분견대의 경로를 예측하다 웃으며 말하였다.
“하지만 웅본에서 나눠진 분견대는 모조리 격멸당할 것입니다. 서쪽 바다로 빠지려면 장기(長崎: 나가사키)를 돌아가야 하는데 아국은 이미 오도열도에 함대를 두고 성채를 축조하였습니다. 더군다나 전라수사가 비상시에 파견될 장소가 아닙니까.”
이순신 정도면 나가사키를 지키는 것을 넘어서서 구마모토를 타격할지도 모르지. 일본군 본대를 급습해 식량을 불태우고 함선을 모조리 박살 내는 이순신이라니 생각만 해도 가슴이 웅장해질 지경이다.
남상정의 의견이 틀리지 않다면 동쪽 연안으로 돌아온 분견대도 모조리 오우치에게 가로막힌다. 설령 오우치가 뚫린다 하여도 보름 정도는 버티고 뚫리리라.
그리고 본대가 상대할 놈은 내가 축조할 성형요새이다.
도면을 보여주자마자 다들 요새의 형태를 이상하게 생각하였다.
약간의 석축을 제외하면 모조리 흙으로 만든 요새이니 이 시대의 규칙에는 철저히 어긋나는 축성술이지.
“이건 대체 뭡니까? 요새가 어찌하여 별 모양으로 생겼는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일전에 군기시와 대결을 벌인 일이 있었소. 아무리 거대한 화포라도 버텨낼 수 있는 요새인데 이를 성형(星形)요새라 칭하기로 하였소이다. 옛적 수양대군께서 하르빈에 만든 요새를 라마국(신성로마제국) 사람들과 연구하여 만든 요새요.”
“생각해 보니 왜인들이 육주성을 함락시켰다면 각지에서 명국의 화포를 거둬들여 쏘아대겠군요. 그런 일이 벌어지면 어지간한 평지성은 삽시간에 함락당할 것입니다.”
“그러니 성형요새를 택한 것이오. 해자를 깊게 두고 화포만 견딜 수 있다면 적과 능히 맞서 싸울 수 있소. 평야에 성을 세운다면 지나치게 거대한 성을 세워야 하니 축성 와중에 백성을 피폐하게 만드는 법이오. 하지만 이렇게 흙만 쌓아서 올리는 성이라면 어떻겠소?”
나는 답을 알고 있다. 업무 난이도가 조금 줄어들 뿐 똑같이 피폐해지리라.
성형요새는 말 그대로 흙을 퍼서 산을 쌓는 격이다. 지금 계획한 성형요새에 쌓아야 하는 흙만 60만 톤이 넘어가는데 이 정도면 인부를 1만 명은 동원해야 하리라.
하지만 인식의 차이라는 것은 참으로 대단하다.
남상정은 값싸게 성을 쌓을 수 있다며 고개를 끄덕였고 황진은 아예 웃으면서 신립을 보고 말하였다.
“그러고 보니 요즘 왜국에서 있느라 몸이 뻐근하지 않았습니까? 훈영제식법에는 병사들의 등근육을 단련하는데 곡괭이질이 효험이 있다 했습니다. 백성들을 도와 병사들의 육체도 단련하면 어떻겠습니까?”
아예 근육적으로 나서니 참 잘된 일이다.
병사들은 온갖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땅을 파낼 것이고 백성들은 그 흙을 짊어지고 옮기느라 엄청난 힘이 들겠지만 꼭 필요한 요새이다. 예산이야 고려천자 덕분에 부족하지 않으니 조정에 장계도 올리고 공사도 실시해야겠지.
“별다른 이견이 없으니 올해부터 기초 공사에 들어갈 것이니 먼저 부지를 정하고 땅을 구입하여 백성들을 다른 장소로 옮겨둘 작정이오. 그나저나 하주도 백성들도 대양도(대만)로 이주할 수 있던가?”
“아국 백성과 같은 대접을 받으니 이주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주를 택하는 이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 조금 염려스러울 뿐입니다. 차라리 미주로 이주하면 좋으련만.”
“지나치게 먼 고장이 아니오. 일단 부지에 배정된 백성들을 이주할 방침이나 세웁시다.”
업무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조정의 윤허도 바로 내려왔으며 내년부터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하는 백성들은 적절한 보상금 지급을 약속하자 대양도로 떠나기로 하였다.
하지만 대놓고 성을 축조한다면 제자들 가운데 혹시나 배신할지도 모르는 이가 정보를 모조리 전해줄지도 모른다.
한참 고민하다 아예 도면을 덧대 그려서 의도를 숨긴 채 제자들에게 자랑하였다.
“이건 또 어떠한 성채입니까? 어찌하여 하부 기초가 흙으로 경사지게 만들었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고저차를 활용하기 위한 평지성일세. 평지성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흙으로 동산을 만들되 그 흙을 여러 각으로 두어 적이 땅굴을 팔 적에 단번에 알게 하였지.”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면 더욱 무섭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몸 다룰 줄만 알지 세상만사를 모르는 친구인 영직이의 의견대로면 형편없는 생물체이다.
-얌마! 호랑이는 도약력도 뛰어나고 근육이 앞발을 활용하는 데 집중되어 있는데 여기에 날개를 달면 그 근육은 어디다 쓰냐? 앞발 근육이 날개 움직이는 데 사용되어서 티라노사우루스처럼 앞발이 작아질 텐데!
그 말과 마찬가지로 내가 축조할 성형요새 위에 요새를 하나 더 축조한다고 제자들을 속였다. 얼핏 보기에는 천하제일의 평지성 같지만 실상은 전혀 쓸모가 없다.
성형요새의 방어력은 화포를 막아내고 일방적인 포격을 날리는 것에서 나오는데 성형요새 위에 30자(10.4m)의 성벽을 축조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호랑이에 날개를 달아 앞발을 퇴화시키듯 성형요새도 아닌 폐품이 된다.
하지만 모르는 이들에겐 어마어마한 평지성으로 인식되리라.
첩자가 있다면 이 년 정도 지나 성형요새가 완성되어도 요새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고 거짓 보고를 올릴지도 모른다.
적을 속이기 전에 아군을 속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적인지 아군인지 애매하다면 대놓고 속여도 충분한 법이 아니겠는가.
#작가의 말
유강광은 본래 역사의 인물입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타치바나 야스히로라고 적혀 있는 소 요시시게의 가신이었지요.
본래 역사에서는 조선을 헐뜯는 거만하고 무례한 사신이었는데 해석에 따라 의견이 갈립니다.
정말 조선을 우습게 보아 거만한 태도를 보였다는 의견도 있고 조선과 싸우기 싫어서 거만하고 무례한 행동으로 경고를 대신했다는 의견이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