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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조선-326화 (326/573)

근육조선 326화

2부 10장 3화 예상보다 더하다(1)

지금 내 능력으로는 석회암 지대를 알아낼 수 없으니 견본 삼아 박쥐 똥 한 무더기와 조선시대에 만들 시멘트의 재료인 석회암을 동굴에서 챙겨왔다. 아직 남상정이 돌아오려면 한참 남았으니 여유가 있었다.

“박쥐의 분변을 쪼개 그늘에서 말리도록 하게. 그리고 이 석회를 지시대로 가공해 주게나.”

시멘트의 제조공정에 대한 지식은 충분히 있었지만 현실에서 적용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기원전 로마에서도 만들었던 시멘트이니 어느 정도의 오차는 감당할 수 있으리라.

물론 이상한 지시사항이 하달되었다. 섭씨 1,300도 가까운 열이 필요하니 가마도 없는 와중에 택할 방법은 대장간 화로 외에는 없었다.

대장장이는 내 지시사항을 보더니 황당하다는 듯이 되물었다.

“석회를 잘게 쪼개서 말린 황토와 섞은 뒤 작은 무쇠솥에 넣어서 화로에서 구워내라니요? 생석회를 만들려면 아예 가마를 만들어 구워내면 될 일이 아니겠습니까?”

“틀린 말은 아니지만 지금 기술을 가진 이들을 소집하여 가마를 만들면 시일이 너무 오래 걸릴 게 아닌가.”

마을에서 사용하던 대장간을 개조하고 있던 대장장이들은 여기서는 구하기 힘든 솥을 버릴 것이라며 난색을 표했지만 방법이 있겠는가. 가마를 만드느니 그냥 솥 하나를 버리고 말지.

주변 사람들은 내가 이상한 지시를 내린다 하였지만 내 입장에서는 성과도 없고 고생은 고생대로 하는 상황에서 벗어날 방법이라 여겼다.

첫 지시를 하달한 이후 장계를 작성하니 괜히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일을 열심히 편하게 하지 대충하다 고생하는 건 억울해서 못 하겠다!”

지금 조정에서 하달한 개척 방법은 열대기후에 대한 안전성은 있지만 성과도 적고 고난의 연속이다.

이 안정적인 개척방법은 크게 5단계로 나뉜다.

1단계 : 주변의 전체적인 개발을 시작한다. 항구 건설에만 몰두하면 민심이 흐트러질 수 있으니 주변 농경지의 치수를 병행하고 광맥을 찾으며 항구의 접안시설을 확충한다.

2단계 : 어느 정도 진행되었으면 항구 확장공사와 요새 구축 위주로 작업을 돌린다. 하지만 음력 4월이면 건기가 시작되어 끔찍한 폭염으로 업무가 불가하다.

3단계 : 이후 음력 10월에 우기가 시작되면 어마어마한 폭우가 쏟아져 항구공사를 제외한 모든 작업이 절반가량 초기화된다. 애초에 막을 수 없는 일이니 항구가 손상되지 않게 한다.

4단계 : 한 해가 지나면 수리가 부족도 진이 빠졌겠지만 그나마 일할 수 있는 시기가 돌아왔으니 다시 부족민들을 설득하여 새로 보낼 지원 물자를 품삯으로 지급해 작업을 재개한다.

5단계 : 최대한 일을 많이 하고 후임자에게 인계한다.

가장 큰 문제는 우기의 폭우이다. 토목공사는 심한 경우 6할, 운이 좋아도 3할이 파괴된다.

결국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욕은 욕대로 먹고 제자리걸음만 반복한다. 차라리 열심히 일하고 편하게 지내지!

그나마 정비가 끝난 여송 북부지역의 경우는 조선의 기술이 모조리 집약된 사례이다. 코끼리와 물소를 부어 넣고 인력도 동원해 석축을 쌓아 무너지지 않게 하였다.

지금 여기? 코끼리가 항구로 어떻게 들어오나!

내 계획을 상의하기 위해 남상정에게 서신을 작성하였다.

“밖에 누구 있는가? 자네는 이 서신을 어서 찰리사께 전하게.”

여송 출신 관료가 고개를 넙죽 숙이며 내가 내민 서신을 품에 넣었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조선 중앙정계로 진출하지는 못하더라도 북부 일부 지역에서는 외방시(外邦試)라 하여 시험을 봐서 뽑힌 관료니까.

아마 서신을 받은 남상정은 열흘 뒤에 오겠지.

큰일을 앞두고 마음이 정리되지 않아 마당으로 나가니 신주랑이 한창 공좌(스쿼트)에 몰두하다 날 보더니 인사를 올렸다.

“경치관 어르신께서도 입신체비를 하러 나오셨습니까?”

“어르신은 무엇인가. 다른 이들이 보지 않을 적에는 편하게 형님이라 대하게.”

조선은 입신체비요 입신체비는 곧 조선이다. 건기가 되면 입신체비는커녕 밖을 돌아다닐 방법도 없다니 여송에서 가져온 회역기(생석회로 만든 역기)로 먼저 운동을 시작하였다.

조금 입신체비를 하니 아무리 음력 1월이라 해도 적도 근처의 기후는 만만치 않았다. 조금만 몸을 놀려도 삼베옷이 몸에 척척 달라붙을 지경이라 살이 쓸려서 견디기 힘들었다.

마을 사람들이 신기한 듯이 우리의 모습을 엿보았지만 어디서 관아를 엿보는가!

아니다. 생각해 보니 조금이라도 이들의 힘을 많이 빌리려면 우리가 강하다는 사실을 입증시켜야겠지.

“끄랴아아아앗차아아!”

전체영압(클린 앤 프레스)으로 역기를 단숨에 머리 위로 올리니 신주랑도 흠칫 놀라고 사람들도 탄성을 질렀다.

신주랑은 내 모습을 보고 감탄하더니 온 힘을 다해 시도하다 실패하고 그냥 공좌를 다시 시작하며 말하였다.

“서애 형님께서는 다시는 입신체비를 하지 못할 사람처럼 열심히 하시는군요.”

“다시는 못 하지 않고 앞으로 넉 달 동안은 입신체비의 입자도 꺼내기 힘들 것이네. 염천(炎天) 그 자체인 날씨가 시작될 것이니 자네도 열심히 해두게나.”

“네? 제가 여송 일대에서 근무한 이를 아는데 낮에는 몰라도 저녁에는 입신체비를 충분히 행할 수 있다 하였습니다.”

그건 필리핀 북부의 이야기고 여기는 적도 바로 북쪽이니 차원이 다르단다. 건기의 끔찍한 더위를 잊으려 입신체비에 전념하니 열흘이 좀 넘게 지나자 남상정이 흥분한 얼굴로 달려왔다.

“서신이 정녕 사실이오? 정녕 수천 근 이상의 염초를 만들어낼 방법을 찾았소? 보고에 따르면 화산을 발견했다 하는데 잘만 하면 일만 근의 화약을 만들 길이 열렸구려.”

지금 우리가 가져온 화약이 이천 근이다.

많은 양 같아 보이지만 요새를 만들기 위해 암반을 발파하거나, 혹여 습격할지도 모를 해적들을 대비하면 좀 부족한 양이지. 또한 저 멀리 남쪽에서 화산이 발견되었다 했었다.

처음에는 인근 섬에서 유황을 가져와야 하나 난색을 표했지만 화약 하나는 풍족하게 쓸 수 있겠네. 본론도 아닌데 자만할 수 없으니 이걸 알 계기를 마련해준 빙의자인 수양대군에게 공을 돌렸다.

“물론입니다. 하늘을 수놓은 박쥐를 보니 옛 기록을 살펴본 일이 떠올라 동굴을 찾았고. 천만다행으로 사람이 다니기 쉬운 동굴에 박쥐의 분변이 넘쳐나지 않겠습니까.”

“훌륭하구려. 이 고장은 초석의 주산지인 천축과 가깝지만 배는 오가지 않으며. 초석을 만드는 방법이 통하지 않아 실지로는 초석이 귀한 고장이 아니겠소. 참으로 좋은 일을 하였소.”

남상정의 말대로 조선에서 초석을 만드는 방식은 고전적인 취토법과 빙의자인 수양대군이 창안한 봉분(封墳)법이 있다. 하지만 봉분법은 기후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습도이다. 이름이 유래된 방법답게 봉분에서 자라나는 초석 결정을 모아 화약을 만드니 습도가 높으면 결정이 형성되지 않으니까.

더군다나 무역 경로에서도 벗어나 있어 필리핀 북부에서 초석을 올린 배를 보내는 형편이니 귀한 물자를 구한 게 맞지.

남상정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하였다.

“박쥐의 분변이 떨어지면 화약을 만들 수 없지만 미리 만들어둔 화약으로 암석을 쪼개면 광맥을 더욱 빨리 찾아낼 수 있겠소.”

“실은 서신을 보낸 연유가 따로 있습니다. 조정에서 정한 방식을 변용하려고 하니 제게 탐광자를 붙여주시고 도자기 가마를 만든 경험이 있는 이들을 추가로 소집하여 주십시오.”

“지금 뭐라 하였소? 주변에 널린 광맥을 캐내야 하는데 탐광자를 대체 어디에 쓰려고 데려가시오?”

탐광자. 속칭 말하는 광맥 찾는 사람들은 지금 각지에 분배되어 여러 광물을 찾아내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지역 사람들의 민심이 최고조에 이른 이 시기에 점수를 따놓아야 앞으로의 일이 편해지니까.

하지만 내 목적은 시멘트를 만드는데 필요한 석회암 지대를 찾아내는 것이다.

남상정을 설득하기 위해 만들어서 지금도 경화가 어느 정도 진행된 콘크리트를 주었다.

“제가 업무를 더욱 빠르게 진행할 방법을 마련해 보았습니다.”

“이건 돌을 죽통 형태로 깎아둔 것이 아니요. 대체 이걸 무엇에 쓴다고…….”

억지로 만든 시멘트는 방법이 틀리지 않았는지 모래와 자갈을 조금 섞으니 그럴싸한 콘크리트가 되었다. 물론 강도를 대충 측정했는데 현대의 절반 정도 될 것이다.

완전히 굳지 않은 콘크리트 샘플을 매만지던 남상정은 손날로 부러뜨리려고 하였으나 쉽사리 부서질 물건인가. 현대라면 불량 시멘트라 낙인찍힐 물건이지만 손의 힘에 부서질 물건은 아니다.

“이거 습기도 많고 제법 무르구려. 잘만 하면 부술 수 있겠는걸.”

하지만 손날로 거세게 여러 번 내리치고 꺾더니 콘크리트에 금이 가고 이내 뚝 하고 부러졌다.

대충 측정하니 압축강도가 적벽돌보다 못한 물건인데 저걸 맨손으로 대충 힘을 줘서 부순다고?

급격히 싸늘해진 분위기를 환기시키려고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건 돌을 죽통 모양으로 깎은 것이 아니고 이레 전에 석회와 점토를 섞어 구워낸 뒤 으깨어 물과 섞은 물건입니다. 여기에 자갈과 모래를 넣고 열흘 동안 굳힌 것이 전부이지요.”

“석회와 점토라 하였소? 캐낸 석회로 생석회를 만들어 사용했다면 지금쯤 소화(消和: 생석회에 물을 첨가하여 소석회로 바꿈)가 끝났을 시기인데?”

이 시대에도 유사한 용도로 사용하는 생석회는 물에 넣어 10일간 물을 충분히 흡수시키는 작업이 필수이다. 또한 완전한 강도가 나타나는데 삼 개월 가까이 걸린다.

반면 내가 만든 유사 시멘트는 현대보다 훨씬 늦은 12시간이 지나서 굳었고 아마 한 달가량이 지나야 정상 강도가 나오리라.

남상정의 관심이 내가 만든 시멘트로 쏠리자 쐐기를 박았다.

“회령군께서 말씀하시기를 옛 대진국(로마 제국)의 사람들은 화산에서 나온 흙과 석회를 섞어내 구운 물건으로 거대한 건물을 만들었다 합니다. 제가 궁리하여 비슷한 물건을 만들었으니 요긴하게 쓸 수 있지 않겠습니까?”

“화강암보다는 못하여도 연암(軟巖: 연한 바위, 퇴적암 종류)보다는 단단한 데다 열흘이면 어느 정도 굳는 회(灰: 석회의 총칭)이라. 이걸 어디에 쓸 생각이오?”

“이를테면 배수로를 파내고 거푸집을 대서 이걸 흘려 넣으면 열흘만 지나면 어지간한 석축보다 단단해질 것이요. 항구의 기초를 만들면 아주 튼튼한 녀석이 되겠지요.”

“또한 요새를 만들 적에도 요긴하게 쓰일 것이오. 참으로 좋은 물건이나 순서를 정할 것인데 가장 먼저 이 녀석으로 항구를 튼튼하게 보강하시구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남상정은 대부분의 탐광자를 소집하라 명령을 내렸다. 탐광자는 전공이 따로 정해져 있지만 일단 땅을 무너지지 않게 파내는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직종이다.

당연히 남상정은 추가로 명령을 내려 시멘트를 구워낼 가마도 잔뜩 만들라 하였다. 말투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 태도였지만 그의 표정만 보아도 튼튼한 요새를 만들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난데없는 질문이 들어왔다.

“얼마나 효험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많은 일손을 덜 수 있으니 한번 시행해 보시오. 그나저나 이 물건의 이름을 무어라 명명하겠소? 혹여나 이름을 붙여 성(成)회라 할 거요?”

“스승이셨던 분께서 염두에 두시다 미처 완성하지 못한 물건이니 군호의 한 자를 따서 영회(寧灰)라 명명합시다.”

이미 돌아가신 사람을 팔아넘겨서 미안하긴 하지만 이대로라면 역사책의 시멘트의 재발견자 혹은 동양의 발견자라고 명성이 남을지도 모르니 저 하늘나라에서도 좋아하실지도 모른다.

열흘 정도 지나자 연락을 받은 탐광자들이 자신이 캐낸 광석을 한아름 짊어지고 도착하였다.

아마 광석의 정체를 파악하려다 내 연락을 받은 것 같았는데 이건 뒤로 미뤄도 될 일이다.

“지금부터 내가 지시하는 지역에서 석회암을 찾아내게. 가급적 규석을 찾아내도 좋을 일이나 일단 마을과 가까워 캐내기 쉬운 석회암을 찾아내는 일이 먼저라네.”

원료를 쉽게 구할수록 일이 편하다. 최소한 톤 단위로 물건을 다룰 것이며 화약도 많으니 캐내기 힘들어도 마을과 가까울수록 좋으니까.

하지만 석회암이라 하자 탐광자들은 난색을 표시하였다.

“석회암이요? 석회야 광맥을 찾을 때에 걸리적거리는 물건이 아닙니까? 대체 얼마나 필요하기에 저희 모두를 소집하였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내가 추정하기로 올 한해에만 오천 관(약 20톤)이 필요할 걸세.”

“네? 궁궐을 만들 적에도 석회 일천 관을 쓰지 않을 것입니다!”

일 년 동안 사용할 추정량을 산출하니 그만큼 나오더라.

탐광자들은 처음에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아서 어쩔 수 없이 설득하려고 콘크리트 샘플을 가져왔다. 이들도 흙을 파는 이들이라 장점을 알아차리고 내 의견에 동의하긴 했다.

“믿기 힘든 일이군요. 궁금한 점이 있는데 왜 회령군 대감께서는 이걸 아국에서 사용하지 않았단 말입니까? 이리 편한 기물이면 쓰임새가 많을 것인데요.”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영동까지 나아가 석회 오천 관을 캐낸다 하면 무슨 소리가 나오겠나. 여기는 석회가 근방에 널려 있으니 사용하는 것이니 다 뜻이 있는 법일세.”

탐광자들이 보름 가까이 파야오 마을부터 쿠야프닛 동굴까지 산을 뒤엎고 땅을 헤집는 와중에 소득을 거뒀다. 석회암 덩어리를 파야오 마을 인근에서 발견하였는데 다른 암반 사이에 끼어 있었다. 당연히 캐내기 쉽게 화약을 쓰라 하였다.

“내 세상 오십 년은 살았지만 석회 따위를 캐느라 화약을 쓰는 일은 처음 보았네!”

흑색화약이 점화되자 굉음이 숲을 울리며 퍼져 나갔고 수많은 새들이 하늘 위로 날아올랐다. 이미 주변에 소문이 퍼져 일거리를 찾으러 온 주변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자네들 한 명이 석회 열 관(40㎏)을 쪼개 엄지손톱만 한 크기로 만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돌을 깨어 같은 크기의 자갈도 열 관을 만들게.”

“네? 자갈과 하얀 돌을 뭐에 쓴다고 다듬습니까?”

“성과에 따라 차등을 둘 것이니 열 관씩 쪼개내면 철물 두 개를 지급할 것이나 스무 관씩 쪼개내면 철물 다섯 개를 지급하겠네. 자갈을 쪼갤 도구가 필요하니 도끼를 하나씩 받아가게. 질문이 있는가?”

사람을 다루려면 성과급이 최고이다. 현대처럼 쇄석이 넘쳐나는 시대가 아니니 자갈을 구할 길이 막막했는데 청년들은 아귀다툼을 벌이며 온갖 돌을 쪼개고 심지어 가족들과 함께 쪼개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쪼갠 석회석이 쌓였고 이걸 말린 점토와 섞어 가마에 넣고 구워내며 차근차근 시멘트를 완성하였다. 음력 4월쯤 되면 항구 기초공사를 진행할 수 있으리라.

다음 작업을 위해 밀랍을 바른 거푸집을 만드는데 탐광자가 찾아왔다.

“왜 오셨소? 혹여나 마을보다 더 가까운 석회암을 찾아낸 것이오?”

“일전에 항구 예정지 북쪽 산기슭의 광맥을 확인하다 돌아왔는데 그 광맥이 문제입니다.”

여기에서 흔한 구리라도 나왔나? 혹시 이 지역에서 희귀한 철광이나 숯 대신 쓰일 수 있는 연탄? 하지만 탐광자가 꺼낸 광맥을 보자 숨이 막혀왔다.

“그…… 금이 아니오? 그런데 금이 이렇게 큰 경우도 있소?”

“저도 이런 경우는 처음 보았습니다. 여송 일대에 씨알이 굵은 금광이 여럿 있다 하였는데 이 정도라면 어지간한 수준이 아닙니다!”

견본이랍시고 여러 광석을 확인한 적이 있었지만 금은 극도로 함유된 양이 적어서 금이다. 주먹 크기의 광석에서 좁쌀알보다 작은 금가루 몇 개만 나와도 품위가 최상위라던가.

하지만 탐광자가 가져온 광석에는 쌀알 크기의 금이 여럿 박혀 있었다.

이런 귀한 물건이 왜 여기서 나와?

#작가의 말

현황 지도입니다!

성룡이가 발견한 금광은 플레이서 금광입니다. 민다나오 섬에는 금광이 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양이 적고 화약이 없으면 캐기 힘든 깊이에 있습니다.

하지만 플레이서 금광은 산 중턱에 있는 금광이라 캐기도 편하고 품위도 좋은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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