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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조선-310화 (310/573)

근육조선 310화

2부 8장 3화 솔로몬 제국(2)

탄주 일대는 마사이족의 거주지가 아닌 출장 지역이어서 많은 재산을 가져오지 않았고 집 또한 진흙을 대충 구운 벽돌로 튼튼하고 볼품없게 만든 집이었다.

하지만 어디라도 사람 사는 곳은 마찬가지기에 약탈하면 재물은 나오는 법이었다. 조선에서 보내온 물건과 솔로몬 제국에서 준비한 교역품은 물론이요, 마을 모두가 약탈당하였다.

이 와중에도 도미니코 신부는 성당에 갇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당장 그만두시오! 이들은 야만인이 아니고 솔로몬 왕국의 일원이란 말이오!”

“야만인에게 시달린 나머지 머리를 다친 것이 악화되었나 보구려.”

도미니코 신부는 선교 집단인 예수회에 속한 신부였으나 밑바닥부터 기어온 사람이라 가문의 위세도 개인의 재산도 보잘것없었다. 그런 사람이니 철저히 무시당하였고 어떠한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가 뭐라 하건 선원들의 귀에는 금과 귀금속을 약탈할 욕망만 득시글거리고 있었다.

심지어 사실상의 지휘관인 미겔 레알도 이 약탈, 아니, 성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시작하였다.

“배에서 화포를 내려! 소구경인 팔코넷(현자총통과 대등한 서양 화포)은 운반하기도 편하고 놈들이 습격할 때 대충 쏘아도 대열을 무너뜨리고 사방으로 달아나게 만든다!”

“미겔 선장님은 처음에 극렬히 반대하셨는데 이제는 적극적으로 나서시는군요.”

처음에는 폭동을 무마하려 했던 미겔 레알도 다른 선장들의 압력에 견디지 못하고 적극 동참하였다. 심지어 투자자들의 거금을 투자해 건조한 신형 갈레온에서 화포를 각출하라는 명령까지 내렸으니까.

서양인들은 진군 준비로 분주하였지만 마사이족도 분주하였다.

적에게 항구가 점령당한 지도 보름 가까이 지났지만 매일같이 정찰대를 파견하여 정황을 파악했고 한 무리의 정찰병이 돌아왔다.

“놈들의 정황은 어떠한가?”

“신나게 약탈하다 대열을 이뤄 진군하지만 기강이 형편없습니다. 간혹 정신을 차린 몇 놈이 천리경으로 주변을 돌아보고 있지만 정찰병을 발견한 이들은 없습니다.”

여덟 명을 쓰러뜨린 아론도 부상을 입었기는 매한가지였다. 팔에 부목을 대고 머리에 붕대를 감은 그의 눈에는 핏줄이 돋아 분노를 증명하였다.

하지만 천리경이라는 말에 아론의 입술이 꿈틀거렸다.

“놈들이 천리경은 또 어서 구했나? 혹여나 조선산 천리경인가?”

“자세한 것은 직접 봐야 알 일이지만 크기가 작으니 녀석들의 물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녀석들도 천리경을 사들여 연구하고 이를 재현하여 마음대로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까.”

“저런 기술을 가진 이들이 저렇게 미개한 모습을 보인다니 한심하기 이를 데 없군.”

“그…… 뭐라 하더라? 미개함과 지식은 공존할 수 있다 하던데 누구의 말인지는 모르겠군요.”

계속 굳은 표정을 하고 있던 아론의 입이 풀리며 미소가 드러났다.

듣자 하니 제대로 된 옷을 만들지도 못하는 이들이 수천 종의 식물과 어류에 대한 지식을 쌓아 학자들을 놀라게 했다던가.

지식은 편중되어 있고 이를 퍼뜨리는 일은 세상을 발전시키는 법이었다.

자신의 조상에게 지식을 알려준 수양대군에게 다시금 감사함을 표시하려던 사이 정찰을 나간 마지막 조가 돌아왔다.

“어르신 오셨습니까? 놈들의 정황은 어떠합니까?”

“거 보채지 말고 연초나 한 대 피우면서 느긋하게 이야기하세. 놈들은 수만 많은 어중이떠중이들이 확실해. 이 연기보다 발걸음이 느릴 것일세.”

솔로몬 제국, 당시에는 세가 기울어 솔로몬 왕국이라 불리던 이들과 함께한 마사이족은 옛 풍습을 가급적 보존하려 노력하였다. 덕분에 가장 지혜로운 사람인 노인을 대접하는 문화는 온전히 남아 있었다.

상관인 아론이라 하여도 예순이 넘은 노인에게 예의를 표시했고 노인도 이를 받아들였지만 동작은 재빨랐다.

곰방대를 거칠게 빨아들인 노인은 담배연기를 옆으로 뱉으며 말하였다.

“서로 무리를 이루었는데 어수선한 모습을 보이니 놈들은 제대로 된 군대도 아니야. 그나마 군사로 일하던 이들이 있었는지 사각 방진으로 행군을 하는데 두 시진(4시간) 정도 행군을 하다 자리에 털썩 주저앉더군.”

“하루에 얼마나 이동할 것 같습니까? 방향은요?”

“배에서 화포를 내려 끌고 다니니 조선 거리로 삼십 리(12㎞)나 이동할까 모르겠어. 더군다나 강을 따라 서쪽으로 행군하는데 놈들의 생각이 뭔지 알 수 없단 말이야. 아니면 아예 생각이 없을지도 모르지.”

마사이족 가운데 경험이 많은 이들은 서로를 돌아보며 눈빛을 교환했다. 처음 접하는 상대가 무슨 방식으로 나올지는 몰랐지만 이들은 아무 의미가 없는 행동만 하고 있었다.

결국 아론이 지도를 짚어가며 말하였다.

“우리는 누가에누가이(킬리만자로) 기슭에 살고 길도 그 방향으로 나 있는데 저놈들은 왜 애먼 서쪽 놈들이 사는 고장을 찾아가는지 생각을 해보세.”

“서쪽 놈들은 여기서 십 년 동안 일하면 자유민으로 풀려나지 않습니까. 그들을 다시 잡아들여 다른 고장에 팔아넘기려는 속셈이 아닐까요.”

모든 이들이 이 말에 답하지 못하였다. 마사이족은 행동반경이 지나치게 넓어 조선에서도 마사이발이라 불리며 아예 단어가 된 이들이라 딱히 생활에 수원지가 필요하지 않았다.

점잖게 있던 노인은 모두가 침묵하자 슬쩍 나와 의견을 털어놓았다.

“뭐가 되었든 당장 사람 보내서 놈들의 진군 경로에 있는 녀석들 다 해산시키고 어린 녀석들 훈련이나 시켜야지. 코이네 그 친구가 오면 본격적인 전투를 시작하되 가장 먼저 지휘관 놈들을 이 녀석으로 죽이면 될 것이네.”

노인은 등에 짊어지고 있던 거대한 총을 꺼내 들었다.

육각이나 팔각이 아닌 둥근 강철제 총신과 개머리판에 새겨진 수십 개의 빗금은 그동안 마사이족이 겪은 전쟁이 격렬했는지 증명하고 있었다.

“우리가 기술이 부족해서 총을 못 만들지, 조선에서 들여온 운총은 쓸 수 있지 않은가. 그렇지 않아도 은퇴하기 전에 다섯 놈만 더 죽이겠네.”

하얀 이를 드러낸 노병들은 총을 잡았다.

본래 은퇴하여도 모자랄 늙은이들도 전쟁에 참가할 수 있는 이유는 운총이라는 존재 덕분이었다.

* * *

선원들도 생각이 없지는 않았다. 그들의 편견이 뒤섞인 논리는 서아프리카의 사람들과 마사이족을 동일하게 여기도록 잘못된 방향으로 인도하였지만 이를 당연하게 여겼다.

노예무역을 할 때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간단한 현지조달로 할당량을 채웠고, 대부분 수원지 인근에서 거주하는 원주민들을 소탕하고 잡아들이기 위해 물길을 따라 움직였다.

물론 마사이족을 경계하는 이도 있었다.

“제…… 아니, 지휘관님께 말씀 올립니다. 북쪽의 거대한 산 방향으로 희미한 길이 있었지만 강 근처에는 없습니다. 놈들이 사는 곳은 북쪽이 확실하니 지금이라도 방향을 돌리시지요.”

오십에 가까운 포술장이 미겔 레알의 옆에서 조언을 시작하였다.

그의 눈 한쪽은 탄환에 맞아 사라져 있었고 수없이 많은 흉터가 있었지만 나머지 한 눈은 경계를 숨기지 않았다.

한쪽 눈이 사라진 퇴역 병사에게 좋은 대접을 해줬으니 철저한 조언을 시행하였다.

하지만 이미 경로부터 모든 계획에서 그의 의견은 철저히 무시되었다.

“왔던 길을 돌아가라고? 자네가 한때 테르시오의 대위로 있었다고 모든 일을 안다 생각하지 말게. 자네가 상대해왔던 이들은 사람이지만 야만인은 사람이 되다 만 것이네.”

“또 적이다! 놈들이 북쪽 기슭에서 매복하고 있다!”

대열의 중앙에 있는 팔코넷이 급히 움직이고 방진이 서서히 벌어져 일자진으로 변하였다.

아직도 언덕 위에서 머뭇거리는 마사이족 병사들 대다수는 적당히 긴 창을 짊어진 모습이었다.

“일제히 쏴라!”

지린내와 희뿌연 연기가 대열에서 피어올랐고 마사이족이 있는 언덕까지 날아간 탄환은 거의 없었다.

그나마 산탄을 넣은 팔코넷이 언덕을 두들겨 흙먼지를 만든 것이 전부였다.

연기가 걷히자 마사이족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선원들은 야만인이 화약병기의 폭발음에 놀라 사라졌다 생각했지만 한때 테르시오를 지휘했던 포술장은 발걸음을 재촉해 언덕 위를 확인하였다.

“이건 어지간한 놈들이 아니잖아? 아예 바닥을 파고 매복을 했다고? 혹시나 우리가 덮쳐오면 창을 집어 던지고 바로 도주할 생각이었어?”

“갈 길이 먼데 자네 뭐 하나! 선원들이 옷가지를 발견했는데 조금만 더 올라가면 놈들의 마을이 있을 것이 분명하다 하더군. 어서 떠나도록 하세.”

고작 한 명의 의견이 모두를 돌아서게 만들 방법이 없었다. 선원들이 자신을 흘겨보며 이상한 사람이라는 눈초리를 보였지만 적어도 적의 수는 적을 것이라 믿었다.

이윽고 하루를 더 행군한 선원들은 언덕이 사방에 둘러쳐진 지역에 도착하였다.

“드디어 사람이 계속 다녀 길이 생긴 장소를 찾아냈습니다!”

“좋아! 하루 이내에 놈들의 마을이 있겠군. 다들 지쳤으니 숙영지를 만들고 쉴 준비를 하도록. 다들 습하고 더운데 고생이 많았…… 저게 뭐지?”

수백 명의 마사이족이 언덕 위에서 일제히 도열하며 물소의 뿔로 만든 나팔을 불어댔다.

간혹 그들의 진출을 저지하려던 불행한 남아프리카 부족들의 풍습이었지만 수용되었고 이 기괴한 풍경에 선원들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포위당했습니다! 퇴로는 있지만 저기를 빠져나가다 대열이 분단될 것이니 전투 방진을 취하십시오! 당장!”

“전투방진을 만들어라! 머스킷과 아르케부스로 놈들에게 겁을 주어라!”

어설픈 명령이 하달되자 포술장의 이마에 핏줄이 솟아올랐다.

만약 자신이 젊은 시절에 함께하였던 테르시오라면 여유롭게 싸웠겠지만 선원들은 제대로 된 전투를 모르는 이들이다.

“쏘는 것은 녀석들이 달려든 이후입니다! 이백 야드 거리에서는 명중할 일이 없는 머스킷을 왜 쏘라 하십니까!”

선원들이 방진도 아닌 어설픈 진영을 형성하였다. 어떻게든 정신을 차린 이들이 나팔 소리를 꿰뚫는 화승총을 사방으로 난사하였지만 마사이족의 대열에는 미동도 없었다.

“뭐야 이게! 지금까지 잘만 도망가더니만 왜 도망가지 않는 것인가!”

“놈들은 이미 화약을 사용하고 있었던 겁니다! 우리가 화약이 충분하니 신병들을 총성에 익숙해지게 하려고 지금까지 습격을 빙자하여 훈련을 감행한 겁니다!”

“그게 말이나 되나! 놈들이 아직 기병 맛을 보지 못한 것 같은데 다들 말에 올라타라! 내가 가장 앞에서 돌진하겠다!”

간혹 화약의 폭발음을 무릅쓰고 용맹하게 맞서 싸우는 원주민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기마병에 대한 대처법을 몰랐고 어설프게 말을 탈 줄 아는 이 스무 명만 나서도 사방으로 질려 달아났다.

선장들과 간부들이 자신이 준비한 말에 올라 가장 가까운 언덕으로 달려들었다.

하지만 미겔 레알의 몸이 크게 뒤틀리며 왼팔을 부여잡으며 바닥에 쓰러졌다.

“놈들과의 거리가 이백 야드인데 대체 뭐야!”

“저건 동양식 머스킷입니다! 이백 야드에서 정확히 명중하는 그 녀석 말입니다! 저놈들이 우리보다 좋은 무기를 쓰고 있다니!”

말에서 떨어진 충격과 총상을 입은 충격까지 겹친 미겔 레알은 부축을 받아 돌아왔지만 나머지 이들은 대다수가 중상을 입거나 즉사하였다.

삽시간에 붕괴하려는 대열을 보고 늙은 포술장은 이를 악물고 말 위에 올랐다.

“지금부터 지휘를 시작하겠다! 방진을 견고하게 만들고 놈들이 오십 야드에 접근한 시점에서 일제히 쏘아라! 팔코넷은 놈들이 매복한 언덕 위를 쏘아 동양 머스킷을 견제하라!”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나며 옆에 있던 병사의 투구에 납 탄환이 튕겨 나왔다.

동양 머스킷은 어마어마한 정확도를 가져 숙달된 사수는 이백 야드에서 노려 쏠 수 있다는 말이 사실이었다.

주변으로 쏟아지는 탄환을 아랑곳하지 않는 그의 모습에 용기를 챙긴 이들이 대열을 정돈하였지만 그들은 테르시오도 아니었으며 제대로 된 병사도 아니었다. 나팔을 불며 사방에서 달려오는 상대를 보자 산발적인 총성이 계속되었다.

돌진하는 대열에 팔코넷이 불을 뿜어 수십에 달하는 마사이족이 바닥을 뒹굴고 사지가 찢겨 즉사하였지만 전쟁에서 희생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윽고 양측의 거리가 오십 야드가 될 무렵 마사이족은 일제히 창을 한 손에 집어 들었다.

“이런 개새끼들 저게 투창이라고! 그냥 창이 아니고 투창을 저렇게 쓴다고!”

본래 투창은 화살을 조금 크게 만든 녀석이라 위력이 부족하다. 크기를 늘려 일반적으로 쓰이는 창의 크기로 만들면 투창기를 사용해도 삼십 야드를 던지는 것이 한계였다.

하지만 이들은 투창기도 있지만 근육의 질이 달랐다.

시커먼 몸이 꿈틀거리며 다리에서 허리로, 허리에서 등으로, 다시 어깨와 팔로 모든 힘을 전달하였고 쏜살같이 날아간 삼백여 개의 투창은 대열을 벌집으로 만들었다.

하늘을 무너트릴 기세로 투창이 날아올라 선원들의 몸을 꿰뚫었지만 한 번이 끝이 아니었다.

전력 질주로 투창을 쏟아붓고 다시 발걸음을 놀려 도약하며 투창 한 번.

그리고 일방적인 학살이 시작되었다.

“막아! 제발 좀 막으라아아아악!”

“이 미친놈들 철은 어디서 만든 거야! 왜 톨레도에서 사들인 방패가 우그러져!”

선원들이 유리한 점은 어디에도 없었다. 기껏해야 장비에 쓰인 철이 좋은 것 외에는 없었지만 힘의 차이는 약간의 장비 차이를 상쇄하기에 충분하였다.

단 한 번의 창질에 방패가 우그러지고 몸이 뒤로 넘어가며 서로 병기를 맞대면 자세가 무너져 다음 공격에 사지가 절단되었다. 간혹 산발적인 머스킷 소리가 들렸지만 전세를 뒤집을 수 없었다.

하얀 각설탕이 뜨거운 커피에 녹아내리듯 대열이 삽시간에 붕괴하였다. 어떻게든 테르시오 출신의 포술장의 지휘를 받아 생존하려던 병사들의 눈에는 더욱 절망적인 광경만 보였다.

“당……  당장…… 백기를 올려라…… 상대도 뭔지는 알 것…… 이니까.”

유효사거리를 넘은 운총이라도 살상력은 있었다. 여러 발의 탄환에 맞아 사지에서 피를 흘리는 포술장이 말에서 떨어져 바닥에 쓰러졌고 숨을 거두었다.

잠시 뒤, 본래 사망자를 덮을 용도였던 하얀 천이 깃발 대신 창에 매달려 올라갔고, 선원들은 자비를 구하려고 모든 병장기를 내려놓고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이윽고 사자가죽 대신 양모로 만든 옷을 걸친 마사이족 남성이 다가왔다.

“이 멍청한 놈들의 지휘관은 누구인가. 감히 탄주를 약탈하고 다른 이들을 노예로 삼으려 하였는데 참으로 대단한 자신감이라 반드시 황제께 데려갈 것이다.”

부상을 입어 기절한 미겔 레알의 모습을 본 코이네는 바닥에 침을 뱉더니 그의 뺨을 후려갈겼다. 그는 주변을 돌아보더니 상황을 파악하고 무릎을 꿇고 싹싹 빌었다.

“으아아아아아 살려주십쇼! 제발 살려주십쇼! 제가 이럴 줄은 몰랐습니다!”

“무지는 죄가 아니지만 오만은 죄인 법이지. 네놈은 이미 십계명을 어겼으니 사람으로 대접하지 않고 노예로 대접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노예를 만들지 않고 십 년 이후 해방하지.”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십 년 동안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하지만 네놈들의 죄가 십 년의 노역으로 해방될 것 같은가? 그러니 네놈들을 적국의 성지인 메카에 팔아넘길 것이다. 혹시나 이를 지불할 몸값은 있는가?”

미겔 레알의 하얀 피부가 더더욱 창백해져서 백지장처럼 변하였고 사태를 파악한 선원들도 바닥을 뒹굴며 자비를 구하였다.

결국 미겔 레알은 이를 꽉 물고 말했다.

“항구에 있는 갤리온! 아니, 갤리온뿐만 아니고 모든 함대를 다 넘겨드리고 항해 기술을 전수하겠습니다! 저희는 모든 것을 가르쳐 드리고 배를 넘긴 다음 조선의 영토인 여송에서 본국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코이네는 새하얀 이빨을 드러내며 미소를 지었다. 나포해 보았자 항해방법을 몰라 사용할 수 없는 최신 함선은 물론이요, 항해술도 익힐 기회가 생겼다.

물론 이들도 바보는 아니니 모든 항해술을 가르쳐 주지는 않고 기초적인 항목만 가르쳐 줄 것이다.

하지만 조선에 이 함선을 가져간다면? 머리가 좋은 조선은 낱낱이 분석하여 자신들에게 기술을 전수해 줄 것이다.

#작가의 말

포술장 : 멍청한 놈들아 팔코넷으로 언덕을 사격해서 저격수를 몰아내라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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