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근육조선-164화 (164/573)

< 2장 102화 - 돌아와도 일이다(1) >

벽란도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이미 파발을 통해 소식이 전해졌는지 형님은 오지 않았더라도 홍위도 오지 않았네? 정작 나를 맞이한 것은 숙부인 경녕군과 형님의 둘째 아들인 15세의 정산(鄭山)대군이었다.

종친이 맞이하는 일은 그렇다 치자. 여기까지 왔으면 일을 진두지휘할 품계가 높은 관료라도 도착해야 하는데 호조판서 이인손이 전부다.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아서 손을 맞잡고 물어보았다.

“숙부님께서 어인 일로 오셨습니까. 주상전하가 아니더라도 오사만국(오스만 제국)을 비롯한 각지에서 이주를 원하는 이가 있으니 일이 복잡해질 것 같습니다.”

“형님과 네가 도착하기 얼마 전에 나라에 변고가 있었다. 도성을 시작으로 경기도 일대. 황해도 일대와 평안도까지 대수(大水 - 홍수)가 일어났느니라.”

경녕군도 주변을 둘러보면서 애써서 말했다. 그렇다면 내가 대만에서 먼저 보냈던 그 태풍이 조선을 강타한 것이다. 어쩐지 벽란도에 향하는 길에 해안에 파손된 선박이 보이더라.

현동이가 보이지 않는 이유도 설명이 된다. 홍수로 인한 피해를 종친이 나서서 지휘하고 수습하는 일이 급선무니까. 일단 도성으로 향해야 모든 일이 마무리 되니 먼저 장계를 보내고 짐을 내려야겠다.

가까스로 경복궁까지 들어서니 이제야 집으로 돌아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일이 바쁜 와중에도 육조의 관원들 모두가 나와 환호성을 지르며 귀환을 환영했고 궁궐로 들어갔다. 형님은 피로한 와중에도 반갑게 맞이했다.

“일 년 하고도 여섯 달이나 걸린 일이 아니겠느냐. 그러하니 많은 소득은 있었더냐.”

“너무나 많은 소득이 있기에 제가 함부로 판단할 일이 아닙니다. 가장 먼저 수많은 국가에서 보내온 국서(國書)가 있습니다.”

철저히 봉인된 수많은 역서가 형님에게 전달되었다. 가장 먼저 형님의 눈길을 끈 것은 붉은 밀랍으로 봉인된 교황의 국서이리라. 공개적인 자리에서 읽을 수 없는 문서이기에 형님은 조용히 안으로 들여 놓았다.

“먼저 사람을 보고 싶구나. 뒤에 도열한 이들이 각기 어디에서 왔다 하였느냐.”

“오사만국에서 온 이들은 농부와 학자들입니다. 아국에 뼈를 묻을 생각으로 머나먼 길을 왔으니 아국의 신하로 삼아 달라 청하였습니다.”

먼저 앞으로 나선 사람은 오스만 제국에서 이주한 자들이다. 농부들은 고개를 숙였지만 학자들은 조선의 방식을 따라서 큰 절을 올리니 형님도 만족한 눈치였다. 다음으로 소개한 자들은 피렌체의 미술가들이다.

“라마국(羅馬國 - 신성 로마 제국)에서 배움을 청하여 온 이들은 회화에도 능하지만 축성과 건축에도 능한 자들이며 특히 석조(石造)를 만드는 일에 능합니다.”

안평대군은 끝까지 로마의 후예라 하여 대진국을 주장했지만 내가 형이다. 효령대군도 내 편이니 앞으로 신성 로마제국의 이름은 라마국이라고. 안평대군의 시선이 느껴지지만 철저히 무시했다.

“이주가 아니고 배움을 청하였으니 이 또한 기특하구나. 회화 뿐만 아니고 많은 것을 알고 있으니 학식이 깊은 이들이 아니겠느냐. 그러고 보니 외모가 참으로 특이하구나.”

“라마국을 포함한 서역의 사람들의 외모는 눈이 파랗고 두발이 황색이며 코가 솟아있습니다.”

“상왕께서 계실 적에 검은 피부를 가진 이들이 궁궐에 들른 적이 있었다. 그들과 행색이 완전히 다르니 참으로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구나.”

형님과 눈이 마주치자 피렌체 출신 미술가들은 고개를 숙이려 하다가 오스만 출신 학자들을 따라 어설프게 큰 절을 올렸다. 아무래도 형님의 체격을 보자마자 안평대군보다 우람하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일까.

다음으로 소개한 이들은 티베트의 승려와 인도의 요가 수행자들인데 대충 뭉뚱그렸다. 아직 숭유억불의 기조를 택한 조선에서 대놓고 승려라고 칭했다가는 곤혹스러운 일이 벌어지겠지.

“토번의 학자들은 역서와 학문에 능통한 이들이고. 맹가납국의 학자들은 입신체비와 비슷하게 몸을 다스리는 일에 능한 자들입니다.”

“참으로 훌륭한 일이다. 하지만 모든 이들을 도성에 두면 혼잡할 것 같구나. 강화도에 있는 행궁에 임시로 기거하게 하는 것이 좋겠구나. 다음은 물산들을 보고 싶구나.”

교역상품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냈다. 가장 형님의 눈길을 끄는 것은 항해 중에 더욱 성장한 브라마종 닭이다. 조선의 닭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거대한 녀석을 본 형님은 황당한 눈으로 물어보았다.

“닭이 아니고 봉에 가까우니 정녕 닭이 맞더냐. 명국의 돼지가 생각나는 녀석이니 대체 어디서 들여온 것이더냐.”

“천축에서 기르는 닭인데 너무나 체격이 크고 알을 많이 낳기에 들여왔사옵니다.”

“그렇다면 수를 늘리게 판적사(版籍司)에서 관리할 것이다. 그리고 다음으로 염초를 보고 싶구나.”

가장 중요한 녀석은 조선 한 해 생산량에 필적하는 염초이다. 조선에서는 볼 수 없는 순도 높은 염초를 슬쩍 들어본 형님은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면서 물건들을 하나씩 보았다.

특히 듬직한 한혈마에 눈길이 끌렸는데 거세하지 않은 수컷이기에 재갈을 물려두었고 대신들의 눈빛 또한 탐욕에 물들어 있었다. 이대로 계속 한혈마를 수입하면 조선의 종마가 한혈마로 바뀔 날도 멀지 않았으니까.

귀금속, 보석류 그리고 향신료 모두 조선에서 요긴하게 쓰일 물건들이다. 그렇게 품목에 대한 품평이 끝나고 형님이 수량을 확인하시더니 크게 웃고 나서는 말했다.

“아국에서 보낸 물산은 기껏 해야 은자로 사천 근에 미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아국이 돌려받은 물산은 은자로 팔만 근에 달하는구나. 앞으로 작은 규모로 매년 통교(通交)하여 이득을 얻을 일이 생겨난 것이니 참으로 좋구나.”

“참으로 옳으신 말씀입니다.”

“그러고 보니 호조에서 일하는 한명회라 하였는가. 자네는 크나큰 변고를 겪었다 하였지?”

“신 한명회 낯을 들 면목이 없사옵니다. 주상전하께서 하명하신 바를 이루지 못하고 조와국의 국서만 간신히 챙겨 목숨을 부지했사옵니다.”

아무런 공이 없는 것은 한명회다. 여국강마저도 항해사로 열심히 일했으니 공을 세웠지만 한명회는 태풍을 만나서 목숨만 건져서 돌아왔으니까.

사실 건진 것이 있지만 토인들이 줬다는 알 수 없는 씨앗 여러 종류가 전부여서 내가 심어보기로 했으며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형님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

“액운을 한 몸에 짊어진 일이니 염려하지 말라. 듣자하니 넉 달 동안 조와국(마자파힛 제국)보다 더욱 동쪽의 망망대해를 오가면서 고난을 겪었으니 살아 돌아온 것이 다행이지 않겠느냐.”

한명회는 말을 이어나가지 못하고 눈물을 터트렸고 다른 신료들은 그의 고난을 이해한 듯이 위로해주려 애썼다. 형님이 상도 벌도 없을 것이라 말 한 다음에야 모든 일이 마무리 되었다.

“그렇다면 명국에 보내는 동지사에 아국이 받은 물산을 활용하여 예물을 만들도록 하여라. 모든 일의 시작은 대양도(대만)의 개척에서 비롯되었으니 예의를 다 하여야 하지 않겠느냐.”

구텐베르크에 대한 소개와 각종 작물에 대한 내용도 작성했는데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을 보면 세종대왕님에게 일임한 것 같았다. 그렇게 회의가 끝나고 세종대왕님에게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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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님 또한 우리의 귀환을 몹시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피로한 몸을 이끌고 구텐베르크와 인쇄기. 그리고 각종 물품을 들고 찾아가니 세종대왕님이 문까지 나오셔서 우리를 맞이했다.

“얼마나 많은 것을 가져왔는지 궁금하구나. 유와 용이가 머나먼 서쪽의 오사만국에 다녀왔다 하는데 그러한 곳에 아국의 무가 아닌 문(文)을 건실하게 만들 물산이 있더냐.”

세종대왕님도 환갑이 넘어가시니 급격한 노화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늙은 기운이 감돈다. 오스만 제국에서 가져온 리넨과 옷감, 마지막으로 서양에서 널리 쓰이는 종이와 서적을 보여드렸다.

“오사만국을 넘어 서방에 있는 수많은 나라에서는 카탄이라는 작물을 길러 옷을 엮고 종이를 만들고 있사옵니다. 그리 하여 서적의 값이 아국의 2할에도 미치지 못할 지경입니다.”

“참으로 신비한 작물이구나. 얼핏 보면 대마(大麻)와 흡사하게 생겼지만 이러한 종이를 만든다고 하였느냐. 붓은 놀리기 힘든 종이이나 분명 질이 좋은 종이이구나.”

“그렇사옵니다. 질감이 매끈하지 않으니 붓이 움직이기엔 힘이 듭니다. 그러하니 서방에서는 제가 만든 것과 비슷한 깃털로 만든 세필을 사용해 글을 씁니다.”

세종대왕님이 붓을 몇 번 놀리더니 생각보다 많이 번지지 않는 먹물을 보면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셨다. 반면 안평대군은 깃펜에 잉크를 묻히더니 능숙하게 초서체를 휘날려 쓰면서 말하였다.

“오면서 확인해 보았는데 참으로 특이한 종이입니다. 물을 쉽사리 머금고 서방에서 쓰이는 기름먹(잉크)은 마음대로 쓸 수 있습니다.”

“주자소(鑄字所)의 예산도 기름먹을 만드는 일에 많이 쓰이지 않느냐.”

“하오나 카탄의 씨앗은 많은 기름을 머금고 있사옵니다. 사람이 먹을 수도 있으며 태워 기름먹을 만드는 일에도 능히 쓰입니다.”

“그러하면 이 작물을 재배하면 재배하는 만큼 서책으로 변한다는 말이 아니더냐. 참으로 신묘한 작물이 아닐 수 없구나.”

세종대왕님은 씨앗을 한참 동안 보더니만 손으로 짓이겨서 묻어나오는 기름을 보면서 흠칫 놀랐다. 그렇게 생각에 잠긴 세종대왕님은 카탄, 아마도 리넨일 녀석의 이름을 지었다.

“그렇다면 이 작물을 아(亞)를 붙여 아마라고 하겠다. 대마보다 길이가 짧으나 소마라 하면 다른 작물과 헷갈릴 수 있겠구나. 마지막으로 이를 재배하는 일은 어떻더냐.”

“농부가 말하기를 습한 땅에 뿌려놓고 백 일이 지나면 온전히 자라나며 병충해도 없다 하였습니다.”

“유가 가져온 어떠한 것 보다 좋은 작물이 아니겠느냐. 그리고 용(안평대군)이는 서역에서 서책을 인쇄하는 기물을 설계한 이를 데려왔다 하였느냐.”

“그렇사옵니다. 요하네스는 어서 나오도록 하게. 상왕전하를 뵈었으니 인사를 올려야 하지 않겠는가.”

구텐베르크가 환갑이 넘은 나이에 고개를 숙이고 깊게 인사를 하자 세종대왕님이 웃으면서 인사를 받아주셨다. 처음 보는 얼굴이었는지 한참을 살피시면서 혀를 차시더니 말했다.

“허리가 굽고 눈이 깊숙이 들어가 있으며 피부가 창백하니 피로가 가득하구나. 서역의 사람은 눈이 깊숙한 것이더냐 아니면 피로로 인하여 이렇게 변모한 것이냐.”

“본디 서역의 사람들의 외모가 이러하옵니다. 눈은 깊이 들어가 있으며 코는 담대하게 솟아있고 안색이 하얀 색에 가깝습니다.”

“그러하면 입신체비를 조금 가르치면 될 일이지. 그리고 요 가(家)에 속한 자이더냐?”

“아닙니다. 서양은 이름을 앞에 성을 뒤에 쓰고 이를 합치면 이름은 요하네스에 성은 겐스플라이슈입니다. 통칭 구텐베르크라고 불립니다.”

갑자기 세종대왕님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구텐베르크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였다. 세종대왕님은 혀를 끌끌 차시며 구텐베르크의 성서를 읽어보고 기계를 번갈아 가면서 보시다가 명령을 내렸다.

“먼저 아국의 이름을 지어야 하겠구나. 성은 구(具)로 하되 명은 단배(端培)로 하겠다. 이런 머나먼 길에 가족도 데려오지 않았다니 참으로 담대한 자이구나.”

“채무에 시달리다 제가 건네준 인삼으로 채무를 변제하였습니다. 그렇기에 가족과 떨어져 아국까지 오게 되었으며 아국에 뼈를 묻을 것이라 하였습니다.”

“강요에 의한 일이 아니니 더욱 좋구나. 구단배에게 아국의 말을 가르치고 주자소에서 아국의 실정에 맞는 인쇄기를 만드는 일에 힘쓰게 하여라.”

이후로도 세종대왕님에게 서역의 물산과 여행을 설명하는 일이 이어졌는데 갑자기 안평대군의 화가 폭발해 버렸다. 정확히는 분노한 것이 아니고 세종대왕님에게 판결을 내려달라 한 것이지만.

“아바마마께 여쭤볼 것이 있사옵니다. 서역에 대진국(로마 제국)이라는 옛 국가가 있는데 형님과 저의 의견이 맞지 아니하여 참으로 고역입니다.”

“대진국은 옛 기록에 남아있는 나라인데 네가 어찌 그 일을 안단 말이냐.”

“제가 대진국의 옛 수도인 로마를 차지하고 후계자를 자처하는 국가에 머물렀기 때문입니다. 형님이 라마국이라 이름 붙인 나라는 대진국이 분명합니다.”

듣고 보니 황당했지만 세종대왕님이 나를 뚫어져라 보시기에 할 말이 있었다. 그렇게 진정한 로마를 찾는 논쟁에 대한 판결은 세종대왕님이 내리게 되었다.

“하오나 대진국은 동과 서로 나뉘어 동 대진국이 살아남아 6년 전까지 명맥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용이가 다녀간 곳은 대진국이 아닌 라마국이 아니겠습니까.”

“참으로 대단한 일이구나. 삼한(삼국시대 이전을 뜻함) 시절부터 전해진 국가가 6년 전에 멸망하였다니. 하지만 동 대진국에 대진국 군주의 혈통이 이어져 내려오더냐?”

엄밀히 말하면 그렇지는 않다. 동로마 제국도 혈통이 계속 이어지지는 않고 왕조가 계속 변했으니까. 그렇기에 고개를 저었고 세종대왕님은 나를 딱하다는 듯이 쳐다보면서 말했다.

“그러하면 대진국은 예전에 멸망한 것이며 동대진국은 대진국이 아니니라.”

“하오나 대진국의 왕제가 분가하여 나라를 세웠으며 계속 선양(禪讓)하였으니 이 또한 적통을 이어나간 것이 아니옵니까?”

“오롯이 대진국이 대진국으로 남아야지 옳은 것이다. 동대진국이라 칭하는 국가는 엄밀히 말하면 후(後) 대진국으로 명명해야 할 것이며 진정한 대진국은 예전에 멸망한 것이다.”

세종대왕님이 이렇게 나서니 정말 할 말이 없네. 안평대군도 내 의견을 묵살할 수 있었으니 양패구상이다. 아니 내 패배다.

사관도 이 자리에 있었으니 이러한 일도 실록에 남을 것이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와 화단에 한명회가 건네준 씨앗을 대충 몇 개씩 심어봤다. 뭐가 올라올지는 모르지만 큰 기대도 하지 않으니까 넘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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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을 쉬고 다시 조정에 나섰다. 머나먼 길을 떠났던 모든 신료들이 돌아왔으니 화기애애해야 할 대전은 서늘한 기운이 맴돌고 있었다. 한참 침묵하고 있던 형님이 한숨을 내쉬면서 이마를 짚고 말했다.

“많은 일이 있었지만 이번 대우(大雨 - 큰비, 홍수를 뜻함)의 피해가 집계되었다 하니 궁금하구나.”

“물이 불어 넘치니 이미 수표교의 대수(大水)를 넘어설 지경에 이르렀으며. 목재로 된 수표가 파손되어 형체도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백성들 가운데 피난이 늦어 휩쓸린 이가 칠백에 달하며 가옥 이천 채가 파손되었사옵니다.”

“파손된 가옥이 이천 채라 하면 침수된 가옥은 오천 채는 넘어가겠군.”

“황해도와 평안도 일대의 피해도 크옵니다. 본디 시우(時雨 - 절기에 따라 내리는 비)가 내리던 계절인데 손실이 참람할 것이라 하였습니다.”

형님도 피해 보고를 듣고 안색이 창백해졌다. 반면 홍위는 사시나무 떨듯이 다리를 후들거리고 있으니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그러고 보니 이개는 왜 여기 없지? 선공감이 치수를 담당하지 않나?

“전하께 아뢰옵니다. 세자저하께서 선공감의 정(正 - 정 3품 당하관)인 이개와 함께 치수를 하였으나 일에 서툴러 피해를 키운 것이라 사료됩니다. 스스로 하옥을 청한 이개를 엄히 벌하옵소서.”

“이개는 치수와 토목에 뛰어난 자질을 보였으나 이번 일은 그의 잘못입니다. 제대로 된 치수를 행하지 않은 것이니 다시금 일어나지 않게 일벌백계 하여야 합니다.”

덤터기를 썼구나! 형님이 홍위에게 나라 일에 대해 알려주려고 현장에 파견했지만 엄청난 손실을 일으킨 꼴이 되었다. 홍위가 직접 나선 일은 아니지만 하필 이개가 주요 업무를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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