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근육조선-112화 (112/573)

< 2장 51화 - 강 건너에 불 지르기(1) >

송화강을 역으로 오르고 올라서 결국 하르빈, 옛 발해의 막힐부이자 금나라의 상경이었던 곳에 도착하였다. 선착장에서 짐을 푸는 사이 이맹전과 병사들이 뛰어나와 나를 반갑게 맞이하였다.

“대군어른을 뵙습니다!”

“그렇소이다. 이렇게 뒤늦게 찾아오니 고생은 하지 않고 몸만 찾아 왔구려.”

“아닙니다. 대군어른께서 머나먼 북방까지 오시다니. 오로지 주상전하의 명을 받드는 저희가 부족할 뿐입니다.”

그런 말을 하는 이맹전의 얼굴은 시커멓게 타 있었다. 밖에서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짐작이 간다. 누가 살지도 않는 고장까지 와서 관방(關防 - 변방의 요새)을 만든다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상황이 어떻소? 안색을 보아하니 고충이 이만 저만이 아닐 것인데.”

“보름마다 한 번씩 배편이 도착하니 보급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보아하니 지금 건물이 올라가고 터를 닦아나가고 있지 않소. 고작 석 달인데 이렇게 구색을 갖춰나가니 대단한 일이오.”

“아닙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으니 당치도 않은 말씀입니다.”

부족한 점이 많다는 말도 틀린 것은 아니다. 구색을 갖췄을 뿐이지 아직 외곽은 어수선하니까. 수많은 나무를 벌목하고 목책을 둘렀지만 모든 인원을 수용할 시설을 만들 시간도 충분하지 않다.

기껏해야 터를 만들고 군막을 하나하나 건물로 바꿔나가는 단계다. 그렇게 이맹전의 안내를 받아 요새로 향하니 익숙한 얼굴이 보인다.

“자네 청보(이개의 호) 아닌가? 여기까지 어인 일인가.”

“주상 전하께서 내리신 명을 완수하여 머나먼 북방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아직 선공감의 정(正 - 정3품 당하관직)에 불과하지만 어명을 받들 뿐입니다.”

“머나먼 곳에 와서 고생이 정말 많군. 선착장 또한 자네가 튼튼하게 만들었으니 재주가 뛰어나군.”

형님도 참 대단하시다. 이개를 선공감에 소속시켜 경상도 일대에 교량과 도로를 점검하라는 명을 내리고. 일을 마치게 하니 바로 머나먼 북방까지 보낸 것이다.

하지만 이개는 중요한 인재다. 경상도 일대에서 수많은 공사를 하였으니 다양한 일이 벌어지는 북방에 적응하기도 쉽고, 실무 경험도 충분하다. 그런데 이징옥은 어디에 가고 이맹전이 나를 맞이했지?

“지변사재상이 어디에 있는 거요?”

“근방에 대총 한의 사자가 찾아와서 접견을 요청하기에. 강 너머에서 소식을 듣고 있습니다.”

“대총 한의 사자라 하였소? 본디 서신만을 전할 일인데 어떻게 된 것이오?”

보통 타이순과의 연락은 음력 2월, 9월에 연 2회 주고 받는다. 여진족으로 위장한 타이순의 케식(호위병)이 조선까지 와서 서신 모음을 주고. 답신을 케식을 통해 음력 3월, 10월에 돌려보낸다. 하지만 지금은 6월 중순인데 무슨 일이지.

“저도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야인으로 위장하지도 않은 것으로 보아서 굉장히 다급한 일인 것 같습니다. 심지어 단 두 명만 왔더군요.”

“그러하면 어쩔 수 없군. 언제 돌아올지도 모르니 근방을 돌아보려고 하는데. 혹여나 사람을 한 명 붙여주실 수 있소?”

“알겠습니다. 점필재! 이리로 와 보게.”

“세상에, 대군어른을 오랜만에 뵙습니다.”

내 제자 중 한명인 밀양 출신 김종직, 호는 점필재가 고개를 꾸벅 숙였다. 얼핏 들어본 이름이며 내가 잊어먹은 역사적 위인일 수도 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배움은 어찌하고 이런 머나먼 곳에 오게 되었는가.”

“대군어른께서 가르친 것을 행할 뿐입니다. 세상을 알고 현실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말씀하셨는데. 처음에는 고달팠지만 이렇게 야인들을 가르치는 일이 좋아지더군요.”

“나 또한 세상을 알고 싶군. 관방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안내해주지 않겠나.”

제자 가운데 신장이 가장 작은 이여서 그런지 내 가슴팍에 닿을만하다. 하지만 당당하게 주변으로 나서면서 하나하나 알려주고 있었다. 그렇게 보인들이 거주하는 구역, 앞으로 공사가 진행될 구역을 알려준 다음에 병영에 도착했다.

“이곳이 병영입니다. 병영은 중요한 곳이기에 목책을 따로 쌓아서 막아 두었지요. 야인들은 아직 아국 사람들과 어울리려 하지 않아서 관방 서쪽에 따로 기거할 곳을 마련했습니다.”

“좋은 일이라네. 자칫 잘못하여 첩자가 들어온다면 하면 낭패를 볼지도 모르지 않는가.”

병영 안으로 들어가자 시선이 쏠린다. 2만의 병력이 모두 날 바라본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이 자리에 있던 자들은 모두 고개를 숙이니 기강이 확실히 잡혀 있었다. 개중에 한 병사와 눈이 마주쳤다.

“머나먼 곳에서 고생이 많군. 자네 철릭이 쑥색과 갈색으로 매염(媒染)된 것을 보니 화기도감(火器都監)에서 일하는 것이 분명하군. 몇 기 인가?”

“신미년에 훈련받은 6기 입니다!”

1452년 훈련을 받았으니 근무한지 2년이 조금 안된 사람이다. 1452년에 보총수를 비롯한 화약 병기를 다루는 자를 화기도감이라 칭하여서 따로 훈련을 하였으니 다들 냉병기가 아닌 화약무기의 전문가이다.

이 병사는 작년 말에 새로 배치된 병기인 자모포(子母砲)를 손보고 있었는데. 자포를 하나하나 끼워보고 모포에 맞추어 다듬는 중이었다.

“자포들을 점검하고 있군. 써 보니 어떠하던가?”

“공격에 쓰이기는 힘들어도 요긴하게 사용할 물건입니다. 급할 때에는 수레 위에 포이(砲耳 - 거치대)를 올리면 어디서나 방포할 수 있으니 참으로 좋습니다.”

예전에 만들었던 두치총은 결국 자모포로 재탄생되었다. 보총과 같이 쓰자니 휴대가 불편하고, 사정거리가 길지 않아 총통기화차와 역할이 겹치기 때문이다.

“그렇군, 본래 두치총을 만들었을 당시에는 들고 다니는 일을 염두에 두었지만. 이렇게 자모포가 되니 더 좋은 것 같네. 하지만 자포가 잘 들어가지 않는 것 같군.”

“도리가 없습니다. 본래 아귀가 맞아 떨어지더라도 몇 번 쏘면 모포나 자포 중 하나가 틀어져서 불꽃이 새어나가니까요.”

이 시기의 후장식 대포는 따로 밀폐하지 않아서 문제점이 많았다. 하지만 내가 개발한 두치총보다 장점이 월등히 많은 무기니까 참아줘야지. 그리고 한 구석에 주물로 떠놓은 통이 쌓여있었다.

“이 무더기는 무엇인가? 어디서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비격뢰(飛擊雷)에 쓰이는 통입니다. 만들어 두면 습기가 차서 터지지 않는 물건이 생기더군요.”

“요긴하게 쓰일 것이니 잘 보관해주게. 불발이 나면 골치 아프지 않은가.”

수류탄인 비격뢰 또한 실전에 처음으로 배치되었다. 비격진천뢰(飛擊震天雷)도 개발되었지만 아직 시험 중이니 당장 쓰일 물건은 아니다.

그렇게 주변을 돌아보니 병사들이 기강이 잡혀있고 눈빛이 날카롭다. 훈련도감을 만든 가장 큰 이유인 전투 경험의 전수가 드러나고 있었다.

군영에 있는 신병도 군기가 바짝 들어있고 장비를 다루는 솜씨가 능숙했다. 대충 가늠하니 철령 전투 당시의 조선군 보다 수는 적어도 전투력은 비슷한 수준이겠지.

“거의 다 본 것 같군, 저기 지변사재상의 행렬이 아닌가?”

“맞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군영으로 향하시지요.”

대체 무슨 일인지 궁금하였는데 이징옥의 표정이 완전히 굳어있다. 심각한 문제라도 일어났단 말인가?

“대군어른께서 당도하셨는데 나서 뵙지 못하여 죄송합니다.”

“아닐세, 본래 나라의 일이 먼저이니 염려하지 말게. 그리고 표정이 안 좋아 보이는군.”

“이 자리에서 나눌 말이 아닙니다. 그러니 군의(軍議)를 여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이징옥 답지 않게 목소리에 힘이 없고 어깨가 축 늘어졌다. 그렇게 군막에 사람들이 모여서는 군의를 시작하였다. 이징옥이 도통 입을 열지 않으려 하니 내가 먼저 의견을 제시했다.

“그간 우의정과 지변사재상이 행해온 일을 보았소. 대체 대총 한의 부하가 무슨 말을 전하였기에 이러는 것이오.”

“제 불찰입니다, 그동안 달자들이 양분된 줄 알았으나 실지로는 아니었습니다. 이 서책에 적혀있는 내용과 완전히 상황이 다르게 되었습니다.”

상황이 급변했다면 사건이 벌어졌는데 이징옥이 놓쳤단 말인가? 아니다, 타이순이 놓친 사실이 있겠지. 다시 질문을 이어나갔다.

“달자들의 홀리늑태(쿠릴타이)를 비롯한 소식에서 추론하면. 야선과 대총 한으로 세력이 양분되었으며, 세력 간의 격차는 비슷하다 하지 않았소.”

“하오나 달랐습니다. 다름이 아니고 같은 규모라 하여도 내세우는 병력의 차이가 심각합니다. 또한 야선이 계략을 행한 덕분에 대총 한(타이순 칸)의 세력은 분열되고 있습니다.”

유목민족의 제 1 목적은 생존이다. 그러니 내전 같은 경우에는 병력을 모두 보내지 않거나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적어도 가만히 있으면 혈연을 통하여 재기할 방법이 있으니까.

“간단히 말해서 대총 한의 휘하에 있는 자들은 모든 병력을 내놓지 않는 것이구려. 아주 절실한 자들을 제외하면 전력을 보존하려 하고 있는 것이오?”

“그렇습니다. 사정을 들어보니 야선의 병력은 3만 이상, 대총 한의 병력은 1만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모두 내전에 참여하는 병력을 예상한 숫자라 합니다.”

“그래서 무엇이라고 하는 것이오. 설마 아국의 병력을 지원하라 하였소?”

이징옥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책략도 모르는 우직한 사람이니 자신의 탓이라 자책하면서 속이 상하고 있겠지. 이맹전이 조심스럽게 의견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들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달자들은 혈통을 중요시 여기기 때문에 야선은 절대 한이 될 수 없다 하더군요. 그렇다면 문제가 없는 일이 아닙니까?”

“그렇기에 야선이 계략을 행한 것이지. 대군어른, 야선은 교모하게도 여제(女弟 - 누이동생)를 대총 한과 혼인시켜 자신의 조카를 한으로 만들려 하였습니다.”

“자기의 조카를 한으로 만든다고? 명분은 그러하지만 실제로는 섭정(攝政)을 명분 삼아서 자신이 한 노릇을 하겠군.”

본래 역사에서는 타이순이 세력조차 제대로 구성하지 못하고 에센에게 반발을 하다 살해당했지만. 이 역사에서는 서로가 세력을 갖췄다.

그러니 에센은 머리를 굴려 중립에 가까운 자들을 포섭할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혼인을 택한 것이다. 에센이 칸이 아니며 한 다리 건너서 후손을 칸으로 만들려 하면 법도에 완전히 어긋나는 일은 아니니까.

“이러한 일이 발생한 것은 저의 불찰입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대총 한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오나 함부로 아국이 지원을 하였으면 야선이 아국의 관여를 알아차리고. 달자들을 선동할 것이 분명합니다.”

“아무리 생각하여 보아도 대총 한에게 병력을 보내 돕는 일 외에는 방도가 없습니다. 이대로 두었다가는 달자들은 모두 야선의 아래로 들어갈 것입니다.”

이 자리에 있는 병력으로 에센을 박살내고 내전을 균등한 상황으로 돌려놓는 일? 가능하다. 기병 위주의 병력을 편성해서 타이순과 합류해 싸우면 된다. 하지만 화약병기의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보급로가 확실하지 않은 보병이 머나먼 몽골 고원까지 나아가면 자살행위다.

요동에서의 전투야 적의 지휘권이 분열된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다. 몽골 고원에서 몽골의 기병을 상대로 전투를 벌인다? 승리를 확신하지 못한다.

“하책 중의 하책을 택해야 하니 답답한 노릇입니다.”

“직접 병력을 보낸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러하면 아국이 너무 큰 손해를 봅니다.”

“차라리 야인들만 보내는 것은 어떻습니까?”

“야인들도 아국이 받아들인 사람이오! 백성이 될 자들이란 말이오!”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으니 답답해진다. 본래 강 건너 불구경을 하면서 기름도 퍼붓고 화약도 던질 생각이었는데 우리가 섶을 지고 불속으로…….

“그래 왜 그것을 생각하지 못했지? 대총 한을 이곳으로 불러오시오. 정말로 중요한 계책을 시행하겠소.”

“계책이라 하셨으면 어떠한 일인지 여쭙고 싶습니다.”

다들 내 얼굴을 돌아보고 있다. 이징옥이 정말 궁금했는지 안색이 변해서는 기대감에 찬 표정을 지었다.

“우리가 굳이 달자들을 향하여 갈 일이 있겠소? 야선을 이 땅으로 끌어들여 쓰러트리면 되는 일이오.”

“그것이 가당키나 한 말씀이십니까? 대체 무슨 생각을 하시는 겁니까!?”

“어차피 대총 한은 살아남을 방도가 없소. 야선의 누이를 받아들여 눈 뜨고 후계자를 야선의 핏줄로 삼으니 죽는 일이나 마찬가지 아니겠소. 그렇다면 그 혼약에 조건을 거는 것이지.”

“조건이라 하셨습니까? 설마 야선이 하르빈을 무너트리는 것이 조건입니까?”

“바로 그것이오.”

이징옥은 어쩔 줄을 몰랐고 다들 주변을 살필 뿐이었다. 그러던 중 이맹전이 불현듯 생각났다는 듯이 외쳤다.

“야선은 명을 무너트리기 전에 아국을 복속시키자는 주장을 몇 번이고 하였습니다. 당시에는 명국의 병력이 요동과 대동 일대에 있었으나. 지금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소이다. 아국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일이 아니며, 그저 가장 바깥에 떨어진 관방을 무너트리는 일이라 하면 충분할 것이오.”

조선을 치자고 그렇게나 말하던 에센이다. 그런데 타이순이 먼저 고개를 숙이고 조선이 변방에 세운 군사 거점을 무너트리면 칸의 자리를 아들에게 물려준다고 말하면? 놈이 욕심이 없다면 모르지만 칸이 되고 싶어 안달이 난 놈이다.

“그리고 묻겠소. 아국은 이미 요동에서 일전을 벌였으며, 당시에는 적을 일거에 몰아넣어 격멸하기 위하여 손해를 크게 보았지. 하지만 제대로 된 요새를 만들어 적을 막아내어도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시오?”

“하지만 야선이 우회한다면……. 아닙니다! 달자들은 배를 몰 방도가 없으니 아국으로 침략할 것이면 하르빈을 반드시 무너트려야 합니다.”

“바로 그거요, 하르빈은 북방으로 나아간 거점이니 지원이 없다 생각하겠지. 하지만 아국은 겨울이 아니면 선박을 통해 보급을 받을 수 있소.”

여기를 무시하고 크게 우회해서 조선을 공격하겠다고? 요동에 장성이 쌓인 이상 요동 우회는 불가능하다. 결국 송화강을 따라 우회해서 경원 일대로 들어가야 하는데 강을 타지 않으면 아무리 뛰어난 기병이라고 해도 두 달은 걸릴 거다.

“아국이 승리하면 야선의 권위는 급락할 것이며. 상대적으로 아국에게 많은 피해를 입힌 대총 한의 권위는 상승할 것이 분명하오.”

“야선이 하르빈을 공격하여 실패한 이후에는 상황을 관망하던 달자들이 대총 한을 지원할 것이니까요.”

“그렇다면 대총 한을 부르셔서 직접 협상을 하실 계획입니까.”

“물론이오. 사실상 한의 자리를 내놓으라는 말을 서신 따위로 권할 수 없잖소?”

우리가 갑이다, 타이순은 을이니까 당연히 타이순이 와야겠지. 상세한 사항은 두고 봐야 알 일이지만 에센이 절대 승리를 거두지 못하도록 아주 비참한 패배를 만들어야 한다. 활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활용해야겠지.

“섶을 이고 불 속으로 뛰어들게 하시니 명안이 따로 없습니다.”

“명안이라니. 그렇다면 무엇을 하여야겠소. 참호를 파고 방책을 설치하며 성벽을 만들어야지, 또한 주변 야인들의 동요를 막기 위한 계책을 생각해야 할 것이오.”

강 건너에서 불이 나지 않았다고? 그렇다면 먼저 두들겨 패서 쫒아버리고. 강 건너에 불을 지르면 될 일이다. 불이 일어나야 부채질도 하고 기름도 붓고 화약도 던져줄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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