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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조선-106화 (106/573)

< 2장 45화 – 무로마치 잔혹사(2) >

인삼 화분들은 여행 도중에도 열심히 관리해서 아직까지 멀쩡하게 살아 있었다. 한참 동안 인삼을 살펴보던 일본인들은 이윽고 씨앗에 손을 댔다.

“씨앗이 거무스름한 것이 있고 하얀 것이 있군요. 품종이 다른 것입니까?”

“씨앗에도 가공을 하여야 빨리 싹을 틔운다고 하던데, 상세한 것은 공조의 관리에게 묻도록 하시오.”

내가 직접 말하면 지금까지 보여준 내 모습과 어울리지 않아서 공조의 관리를 연기할 자를 마련했다. 그렇게 앞으로 나선 이극감(李克堪)이 인삼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하였다.

“아국에서는 인삼을 따로 기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삼을 캐는 이들은 인삼의 씨앗을 받아서 삼을 캔 곳 주변에 뿌려 싹을 틔웁니다.”

“그렇다면 씨앗을 찾아내는 일도 힘들겠군요?”

“맞습니다. 듣자 하니 인삼을 찾으면 7월까지 기다렸다가 씨앗을 받아냅니다. 그리하여 모래 안에 씨앗을 파묻고 물을 계속 뿌려 겉을 깎아낸다 하더군요. 그렇게 3개월을 밤낮으로 물을 뿌려야 합니다.”

“참으로 손이 많이 가는 영물이 따로 없습니다.”

역시 덩치가 작고 지적으로 보이는 사람이 설명하니 통한다니까. 사실 이극감은 말재주가 좋아서 형님의 눈에 들어온 사람이다. 이번 사행에서 출세를 약속받은 일과 마찬가지이니 열심히 해야지.

“겉을 깎아낸 인삼의 씨앗을 말린 다음, 삼이 났던 자리를 손가락으로 파서 심는 것입니다. 인삼을 심은 곳은 아버지가 죽기 직전에 가서야 아들에게 알려준다 하더군요.”

“옳은 말슴입니다. 그렇다면 심은 인삼의 씨앗이 얼마나 자랍니까?”

“보통 1할이 자란다 합니다.”

“1할이라 하였습니까?”

실제로는 고려 말기 무렵에 가면 장뇌삼 재배기술, 우리가 현대에서 말하는 산양삼 재배기술이 확립되었다. 여기에 내가 명에서 가져온 음지식물 재배법을 비롯한 기술이 합쳐져서 10년 만에 4년 근 인삼을 만들어내게 되었다. 발아율? 지금 새로 생긴 밭은 4할이 넘더라고.

“그렇습니다. 보통 인삼 한 뿌리에서 씨앗이 60개 정도 나옵니다. 이 가운데 6개만 싹을 틔우고 자라도 충분하지 않겠습니까?”

여기까지는 잘 넘어갔다. 만에 하나 생길 위화감을 없애기 위해 이극감에게 고려시대부터 인삼을 재배하던 방법만 알려줬고 이를 충실히 알려줬다.

“하지만 밭에 심는 일은 다릅니다. 저희는 인삼을 접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니 전혀 지식이 없습니다. 조선에서는 시도라도 하여본 적이 있는지가 궁금합니다.”

우리는 인삼을 충분히 밭에서 기르고 있지만 이런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된다. 인삼 재배는 나라에서도 엄수하는 비밀이니 최대한 연막작전을 펼쳐야 한다.

“실은 인삼을 재배하려는 노력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만. 아직도 원활히 진행되지 않습니다.”

“어째서 그렇습니까?”

“인삼의 씨를 받아 숲에서 기르면 되는 일인데 굳이 밭으로 옮겨서 심을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인삼이 나던 곳에 그대로 심으면 충분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허어, 생각하여 보니 그렇기도 하군요. 인삼이 났던 곳은 약초를 캐던 이들만 알 것이 분명하니 말입니다.”

이극감도 여기까지만 알고 있는 사실이다. 기껏해야 인근의 농부들과 공조의 상위 관리들이 인삼 재배에 대하여 알고 있다.

인삼을 밭에서 본격적으로 기른다고 소문이 나면 가격 방어가 힘들어진다. 훗날이 되어서 인삼의 수확량이 많이 늘어났을 시점에 공개해도 늦지 않다. 그때가 되면 판매처를 이곳저곳으로 늘려야 하겠지.

“그래도 아국에서 여러 번에 걸쳐 시도를 하였습니다. 그 내용들을 말씀드리도록 하지요.”

“알겠습니다. 잠시 지필묵을 준비하겠으니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그 이후로 계속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마침내 최초 협상 단계에 들어갔다. 다들 인삼을 키워서 이득을 챙길 생각만 하니 협상이 점점 길어진다.

하지만 호소카와 본인도 까맣게 잊고 있는 사실이 있다. 최종 결정권자는 내 앞에서 눈을 굴리며 이득을 찾아내는 호소카와가 아니다. 쇼군인 아시카가 요시마사다. 결국 해가 지고 저녁 시간이 다가오자 다들 지친 기색이 보여서 눈짓을 주었다.

“며칠 동안 논의를 계속하여야 답이 나오겠군요. 오늘은 이만 마치심이 어떠하십니까.”

“이 자리에서 결정할 일이 아니라는 것은 충분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내일 뵙시다. 머무는 곳에 늦게라도 연회를 준비하였으니 마음껏 드시고 즐기시지요.”

호소카와는 자신들이 인삼에 대한 많은 정보를 먼저 얻어냈다고 좋아하고 있었다. 나중에 오는 자들은 지금과 같이 상세한 정보를 얻어내긴 힘들다고 생각할 것이 분명하니까.

그러한 얕은수를 쓰는 사이에 나는 안평대군이라는 문화계의 거물을 요시마사랑 연결해 놓았다. 안평대군의 실력을 생각하면 요시마사가 완전히 조선의 편이 되는 일도 가능해 보인다. 그는 말 그대로 예술에 미쳤고 훗날에는 사치에도 미치게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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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정이대장군을 보니 정말로 한심하기가 이를 데 없었다. 외교적 자리에서 심각한 결례를 범한 것도 이해하지 못할 일이었는데, 정말로 아무런 생각이 없는지 마구간까지 따라와서 형님의 말인 흑우를 보고 감탄하고 있었다.

“흑우는 난폭한 말입니다. 저에게도 고삐를 내어주려 하지 않으니 조심하십시오.”

“그렇게나 난폭한데 수양대군이라는 분은 어떻게 타고 다니는 것이오?”

“믿지 않으시겠지만 흑우는 북방에 있는 와라부(오이라트)의 왕제가 타고 다니던 말이었답니다. 전쟁 와중에 와라부의 왕제가 아국의 전선으로 정병을 끌고 난입하였습니다.”

“와라부라 하면 대체 어디요?”

또 설명해야 하는가. 그렇게 한탄하면서 차근차근 국제 관계에 대해서 설명하였다. 기초적인 지식이 없으면 이야기가 통하지 않는다.

“조선은 정말 강대한 적과 싸우고 있구려.”

“그렇습니다. 다시 전쟁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당시 일만의 기병들이 본진을 향해 돌진하였으며, 아군의 일각이 붕괴되어서 선봉대가 진형 안으로 들어왔던 찰나였습니다.”

“계속 이야기하시오. 설마 말을 타고 뛰쳐나갔다는 것이오?”

주상전하가 모든 사신들에게 경고한 말이 있었다. 전쟁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여도 좋지만 아국의 전력을 조금 낮게 말할 것이며, 절대로 보총과 화차에 대해서는 말을 꺼내지 말라고. 그렇게 내용을 깎아내자니 말을 꾸며내기가 어려웠다.

“아닙니다. 형님은 말을 타면 말이 지쳐 쓰러질 정도의 체격입니다. 용력을 키우다 보니 그런 불상사가 일어났다더군요.”

“저런 세상에.”

“그래서 형님은 적장을 향해 평시에 쓰시던 거대한 정량궁(正兩弓)을 들고 겨눴다 합니다. 적장이 쓰러지고 전쟁이 끝났는데, 흑우가 주인의 죽음에 분노하여 형님에게 달려들었습니다.”

“이런 거대한 말이 달려들었단 말이오? 황소도 이 말에 차이면 죽을 것인데…….”

황소는 몰라도 사람은 충분히 죽일 녀석이다. 배 위에서 화가 쌓인 흑우가 발길질을 한 번 날리니 나무가 박살 났으니까.

“그래서 형님이 녀석을 잡아 던지셨다더군요. 아래로 파고들어 들어 메쳤다 합니다.”

“이 말을? 적어도 백 관(375㎏)은 될 녀석을?”

“형님은 몸을 단련하실 때 가끔 흑우를 쓴다 하십니다. 그렇게 녀석을 잡아 던지고 목을 졸라 기절시켰다 합니다. 하지만 힘에는 굴복하였어도 슬피 울기에 와라부의 왕제를 관에 넣어 묻은 뒤에야 등을 허락하였다 하더군요.”

감동적인 이야기였지만 우습기도 하였다. 와라부의 왕제는 그 이후 관을 열고 목을 베었으니까.

“그리하여 이름이 흑우(隺憂 - 올라 근심하다)이니 어울리는 이름이오.”

“하지만 가만히 있다고 손을 대시면 위험합니다.”

그렇게나 경고했는데 한번 쓰다듬어 보려는 족리의정(아시카가 요시마사)의 손을 조용히 거둬들였다. 결례지만 흑우에게 물려서 손가락이 잘리는 일보다는 낫겠지.

“그렇다면 같이 회화라도 그려보지 않겠소? 빼어난 말을 보니 욕심이 생기는구려.”

붓을 잡으면 언제나 기분이 좋았다. 권력에도 욕심을 놓다 보니 실력이 늘었고. 명에 다녀오면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온전한 실력으로 붓을 놀릴 재주가 생겨났다. 세상에 어느 누가 명국의 황제 앞에서 마음껏 붓을 놀렸겠는가.

거기에 낙양에 있을 적에는 줄에 의지해서 발판에 앉아 형님의 몸을 며칠 동안 암벽 위에 그려 나갔다. 그러한 고난과 비교하면 이러한 일은 아무것도 아니다.

“물론입니다. 저 또한 부족한 솜씨이지만 열심히 행하여 보겠습니다.”

“가르침을 얻으면 좋겠구려. 지필묵을 준비하여라.”

“네!”

명에 있으면서 온갖 것들을 수없이 그렸다. 형님이야 인삼으로 비용을 충당하였고 제법 많은 재물을 썼다.

하지만 나는 실력을 가다듬는 것으로 생각하여 명을 돌아다니며 관리를 만날 때마다 원하는 것을 그려주니 오히려 수많은 서책을 살 돈이 생겼으니까.

“세상에, 어찌 이렇게 빠르지.”

“초본(初本 - 밑그림)인데 어떻게 저리 선이 많이 들어간단 말인가.”

선의 두께와 강약은 생동감과 무게를 만든다. 가장 기본적인 세필로 그려내는 초본이야말로 그림의 핵심과 다름이 없다. 낙양의 석벽에 형님을 본뜬 문수보살을 그리면서 절실히 느낀 것이었다.

“말의 몸에 저렇게 많은 선이 들어간단 말인가? 아니잖아? 저건 말의 몸에 있는 결이 아닌가. 마치 말의 속을 보는 것 같군.”

“이제 안료를 주시겠소? 이미 초본은 완성되었소.”

어느 순간부터 족리의정도 자신의 손을 빤히 바라보기만 하였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초본으로 그려낸 선이 죽지 않을 정도에서 색을 입히고 음영을 만든다. 지금 흑우는 서 있을 뿐이지만, 언제까지고 서 있을 말이 아니다.

“대단하오. 말이 땅을 박차고 날아오를 것 같소이다.”

“말은 살아 있는 생물입니다. 어찌하여 말이 가만히 서 있을 수가 있으며, 몸 안에 숨겨둔 힘을 무시할 수 있단 말입니까.”

이러한 곳에서 솜씨를 뽐낼 이유도 없으니 적당하게 그려서 끝냈다. 그렇게 그림에 몰두하고 있으니 주변이 어수선하다.

“이게 대체…….”

“당신들은 누구요? 언제 이렇게 온 것이오? 정이대장군께서 부르신 분들이오?”

수많은 사람들이 내 주변에 몰려들어 완성된 그림을 보고 있었다. 대체 이들은 누구란 말인가? 승려도 있었으며 예인(藝人)으로 보이는 이도 있었으니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

“내가 불렀소. 내 휘하에서 예술을 가다듬는 자들이오. 이러한 솜씨를 지녔는데 보고 배워야 하지 않겠소?”

“제가 그림을 잘 그리는 편입니다만. 사행에 참가한 이들 가운데 현동자(안견) 또한 저만큼 재주가 있는 사람입니다. 저는 아직도 배울 것이 많습니다.”

난처했다. 수많은 왜인들이 내 손을 뚫어져라 보고 있으니 기분이 이상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뿌듯하기도 하였다. 지난 세월 동안 배워온 일이 여기서 결실을 맺는 것 같았다.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여기 계시는 동안 가르침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부디 가져오신 회화가 있다면 충분한 대가를 드리고 받을 수 있겠습니까?”

수많은 배움의 요청이 전해졌다. 정말로 열의를 보이니 좋은 일이지만 이게 정상적인 일인가? 왜국을 다스릴 의무가 있는 정이대장군이 이렇게 행동하다니. 하지만 아국이 손해를 보는 일도 아니지 않는가?

“물론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저와 안견을 비롯한 이들이 힘을 모아 명국의 낙양과 장안을 그린 화회를 가져왔습니다.”

“낙양과 장안이라 하셨습니까?”

지금까지가 배우고 싶은 욕구였다면 이제는 욕망을 드러낸다. 형님은 이러한 일이 일어날 것을 알았단 말인가? 그래서 태우려다가 만 것들을 억지로 가져오게 하였단 말인가? 대체 형님의 혜안은 얼마나 깊단 말인가.

“물론입니다. 명국에서 초본을 그리고 돌아와 2년간 매진한 그림이니 부족한 솜씨를 채울 수 있었습니다.”

“2년이라고 하셨소? 그렇게 오랫동안 혼자서 그리신 것이오?”

2년이라는 말에 화들짝 놀란다. 자신의 기준으로는 실패한 그림이며 낙양과 장안의 분위기를 살려내지 못하였다. 하지만 왜국에서야 별 다른 문제가 없지 않는가.

“2년 동안 사행에 참가한 사람들과 함께 그려나갔습니다.”

“그러한 그림을 보면 안력이 늘어날 것 같구려. 오늘은 늦었으니 내일 봅시다. 내일 료안지(龍安寺 - 용안사)의 불전에서 회화를 논함이 어떠하신지요.”

“그러한 기회를 주신다니 정이대장군께서 큰 결단을 내리셨습니다.”

자고로 사행을 온 이들은 국익을 논하고 나라 간의 불화를 조정하는 일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형님이 저렇게 애쓰고 있는데 나도 일을 해야지. 그렇게 계속 생각하던 족리의정은 다시금 말했다.

“생각하여 보니 조선에서 온 대군 또한 뛰어난 장수이며 엄청난 용력을 가지지 않았소.”

“그렇습니다.”

“그러하면 그분의 용력 또한 뽐낼 자리를 같이 마련하도록 합시다. 인근에 있는 리키시(역사)들을 불러오고 축제를 열 것이오. 앞으로 사흘 뒤에 료안지에서 보도록 합시다.”

거처로 돌아오면서 염려가 되었다. 왜국의 정이대장군이 저렇게 식견이 부족하고 한량처럼 노는 일을 좋아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 왜국이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혼란하면 이득을 챙길 방법이 넘쳐나니까.

하지만 자칫 잘못하여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정도가 아닌, 영영 복귀하지 못하고 전조 말엽과 같이 내전을 벌이다 왜구(倭寇)가 되면 어쩐단 말인가. 잘못하면 형님의 치세 말엽, 혹은 홍위의 치세가 시작될 무렵부터 고난이 시작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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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안평대군이 거의 한밤중이 되어서 들어오더니 불쑥 나를 찾는다. 그러더니만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시작한다.

“족리의정이 저에게 제안을 하였습니다. 용안사라는 절에서 축제를 열 것이라더군요.”

“지금 뭐라 하였느냐. 축제라고? 설마 네 그림을 보더니만 바로 이러한 제안을 한 것이냐.”

“그렇습니다. 형님의 혜안이 빛을 발한 것이 분명합니다.”

이거 참 난처한 일이다. 안평대군이 명나라도 다녀오고 권력욕심도 놓으면서 실력이 늘었다고 생각했는데. 쇼군인 요시마사를 말 그대로 휘어잡아 버렸다.

“축제를 연다 하였으면 주제가 있지 않느냐. 지금 왜국은 명일(名日 - 명절)도 아닐 것인데.”

“저도 상세히는 모릅니다. 갑작스러운 이야기여서 족리의정의 심계를 알아낼 방법이 없었고 그저 형님의 용력과 제가 가져온 회화를 논할 자리라 하였습니다.”

“허어, 축제를 연다 하면 들어가는 비용이 얼마이며.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과정에서 일이 넘쳐날 것인데. 고민하지도 않더냐?”

“그러한 고민 따위는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회화만 논하자 하더니, 급작스럽게 사흘 뒤에 형님의 용력을 뽐낼 자리를 만든다 하더군요.”

안평대군이 심각하게 말했지만 나도 심각하게 생각한다. 일단 요시마사에 대한 평가를 수정해야겠다. 이놈은 사치 수준도 아니고 돈 문제도 모르는 최악의 쇼군이다.

“일단 알겠다. 대체 무엇을 하는지 알아낼 방법은 없었더냐. 너도 알다시피 내가 용력을 발휘하여도 한계가 있다는 것은 알지 않더냐.”

“하오나 급하시다면 저를 드시면 될 것입니다. 왜국에서는 저보다 큰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아니 그걸로 되겠어? 축제잖아, 축제니까 흥을 돋워야지. 막 짚단 같은 거 세워놓고 칼질하라는 말은 안하겠지? 최소한 활쏘기로 유도해야 하니까 생각을 좀 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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