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근육조선-99화 (99/573)

< 2장 38화 - 가족계획 >

이제 관례를 올려야 한다. 다행히도 4월 초하루까지의 시간은 남았기에 현동이의 친구들을 부를 준비도 하였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된 일인데. 현동이의 친구들 중에도 역사적인 인물이 있었다.

“대군 어른을 뵙습니다.”

“자네는 이중윤(이인손 - 李仁孫) 대사헌의 넷째 아들이 아닌가?”

“아버지 얼굴에 먹칠을 하지 않을까 언제나 심려할 뿐입니다.”

내 앞에서 고개를 숙인 현동이의 친구는 훗날 무오사화의 원인 제공자인 이극돈(李克墩)이다. 이런 세상에 맙소사! 하지만 무오사화를 일으킬 일 따위는 없으니까 잠자코 웃으면서 맞이해 주자.

“아닐세. 문장에 해박하고 예법이 바르다 하니 좋은 벗을 두었군. 훗날에도 주상전하와 세자저하를 잘 보필하여 주게나.”

“그렇게 말씀하여 주시니 미숙한 제 어깨가 무거울 뿐입니다.”

“그럴 리가 있나. 딱 보아도 의압(벤치 프레스)을 잘하게 보이거늘.”

얼굴을 붉히면서 물러나는 이극돈을 뒤로하고 주례와 친자가 들어왔다. 주례(의식을 주관하는 자)만 하여도 백부인 효령대군이고 찬자(贊者 - 의식을 보조하는 사람)는 현동이와 사이가 좋은 안평대군이다.

둘은 사이좋게 현동이의 댕기 머리를 풀어 상투를 틀어주는데. 효령대군이 상투를 다 틀어주고 망건을 씌운 다음 현동이의 어깨를 툭툭 두들기면서 농담을 시작하였다.

“욘석아, 너무나 체격이 좋아서 이 내가 상투를 틀어주다가 뒤로 넘어갈 뻔했느니라.”

“백부님께서 어린 시절의 모습만 보아서 그렇습니다. 저는 진즉에 형님만큼 클 줄 알아서 이렇게 높다란 나막신을 준비했습니다.”

“그 나막신을 한 벌 더 준비해야 하지 않겠느냐. 예법에 능하다면서 이 백부를 챙겨줄 예의가 없었느냐?”

이게 관례야 아니면 종친들 수다 떠는 장소야. 안평대군도 역사대로의 야망 따위는 없고 형님과 홍위 사이에 파고들 틈이 없으니 야욕 따위는 멀리 던져 버린 것 같다. 그래서는 같은 처지의 효령대군과 죽이 잘 맞아서 돌아다닌다.

그렇게 기나긴 관례의 의식이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다. 자관자례(자를 지어주는 의식)를 휘(諱)를 받으면서 같이하는데 내가 아니고 세종대왕님이 지어주신 휘와 자를 써야 한다. 앞으로 직접 나서서 세종대왕님이 형님을 통해 내려주신 교지를 펼쳤다. 명목상으로는 형님이 내린 것이지만 지어준 사람은 세종대왕님이다.

“도원군이 성년이 되어 관례를 올렸으니, 휘를 장(暲)이라 하고 자를 원명(原明)이라 할 것이다. 수양대군을 따라 나라의 보탬이 되며 학문을 쉬지 않고 올바른 일을 행할지어다.”

“어명을 받들겠사옵니다.”

이제 모든 일이 끝났으니 현동이도 성인이 되었다. 앞으로는 내 아들이 아니고 도원군이라 불릴 것이라 가슴이 뿌듯하다. 그렇게 말을 타고 스승과 집안 어른들에게 인사를 드리러 돌아다니며 현동이에게 말을 걸었다.

“이제 너도 어른이 다 되었구나. 앞으로 혼인을 치르면 완전히 성인이 된 것이니 행실에 더욱 유념하여라.”

“알겠습니다. 아버지에게 누가 되지 않게 올바른 행실을 가지겠습니다.”

이제 혼인이 남았다. 지금까지는 대충 예법을 무시했지만 이 시점부터는 세종대왕님이 종친의 가례 의식으로 정한 방법을 따라야지. 그렇지 않으면 이 나라 중역들이 모조리 오고 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렇게 4월의 길일을 정하여 폐백을 올리는 일부터 친영(親迎)의 일은 모두 정해진 법을 따르게 되었다.

그렇게 3일이 흘러 현동이가 부인과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신행(新行)을 하는 날이 되었다. 이미 예법을 준비하기 위해 종친들이 들어와 있었는데 서산군이 나를 따라 나와 있었다.

“실로 장관이 따로 없구려.”

“종형께서 도원군을 좋은 여인과 혼인케 하였으니 제 아들 또한 혼처를 정할 일이 걱정입니다.”

“염려하지 말게. 세상은 넓고 혼담은 많다네.”

횃불을 들고 있는 기나긴 행렬이 다가오는데 현동이는 행렬에서도 머리가 위로 툭 튀어나와 있다. 아니, 이제는 장손인 장이지. 하지만 예식이 여기서 끝나지는 않는다. 이후로도 며칠 동안 의례를 마치고 나서야 가까스로 새 며느리를 들일 수 있었다.

“새아가를 보니 마음이 놓이는구나.”

“아니옵니다. 부디 가가례를 모르고 있사오니 무례를 범함에 있어 송구스러울 뿐입니다.”

원래 역사라면 인수대비가 되었을 며느리가 내 앞에 다소곳하게 앉아 있었다. 분명 시집살이에서 시작될 입신체비를 두려워하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이럴 적에는 적당히 마음을 풀어줘야지.

“너무 염려하지 말거라. 입신체비를 행하면 몸이 나아지며 생활이 편해질 것이니 고난이라 여기지 말거라.”

“아버님이 이리도 따스하게 대하여 주시니 마음이 놓입니다. 다만 바라는 것이 있습니다.”

“바라는 것이라?”

무엇을 바라고 있을까. 하면서 고민하는데 우물쭈물하다가 입이 열렸다.

“다름이 아니고 입신체비서를 읽어서 마음에 새기려 하고 있습니다. 입신체비서를 알게 된다면 제가 차후에 무엇을 할 것인지 확실히 알 것이니까요.”

“그렇긴 한데 입신체비서에는 다소 문제가 있느니라.”

입신체비서는 죄다 남성용으로만 기준이 잡혀 있다. 여성용 입신체비서? 아내가 글재주가 없고 한자도 겨우 소학을 뗄 정도니까(훈민정음을 통해서 문맹을 벗어났다) 집필할 엄두조차 나지 않았지.

그렇다고 내가 스스로 여성용 입신체비서를 만든다? 그 근거는 어디에 있냐는 지적이 나올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계속 아내에게 가르치기만 하고 따로 책으로 엮어두지는 않았다.

“어인 문제십니까?”

“내가 남아로 태어나 남아의 몸만 알 뿐이니 여성을 위한 입신체비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 남아를 위한 기준만 있을 뿐이며 안사람에게는 하나하나 가르칠 뿐이었다.”

“하오나 길이 있으니 통하는 법입니다. 본디 아버님께서 입신체비를 만드실 적에 스스로 행하시고 만드셨다 들었습니다. 그러한 기본 소양을 마음속에 담아두고 싶습니다.”

이렇게 돌아가면 정말 다행이네. 그렇게 두꺼운 입신체비서 한 아름을 안겨주고 며칠이 지났는데 안채에서 가느다란 비명이 들린다.

“안채에서 무슨 일이더냐?”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부인이 좀 전에 안채에서 할 일이 있다 하였는데 저도 궁금할 뿐입니다.”

현동이도 잘 모르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안채 근처에서 서책을 쓰는 척하면서 귀 기울여 들으니까 역시 며느리의 목소리가 들린다.

“자고로 여인이 아니더라도 사람은 몸이 유연해야 하는데 어찌 이리 목석처럼 뻣뻣하더냐.”

“어머님 그것이 악! 아악!”

“이래서야 입신체비를 행하기는커녕 무엇을 들다가 허리가 상할까 염려되는구나.”

며느리 몸이 둔하다고 타박하지 않고 하나하나 풀어주네. 그런데 관절 푸는 과정은 며느리 같이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에겐 정말 힘든 일이다. 그래서 비명이 새어 나오는 것 같다.

“다리 사이가 너무나 아픕니다!”

“당연한 것이 아니겠느냐. 네 몸이 지아비보다 유연하지 못하니 아이를 낳는 일이 문제가 아니겠구나. 입신체비를 행할 기초마저 없으니 가엾고 딱할 뿐이다.”

“입신체비를 행하려면 얼마나 유연해야 합니까?”

“아직 나도 부족한 판에 어디서 그런 것을 찾느냐? 어서 몸에 힘을 풀지 못할까?”

현동이도 들어가서 말리려다가 어머니의 일이라서 그런지 발만 동동 구르면서 불안해하고 있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흐르자 며느리는 파김치가 되어서 하녀의 부축을 받으며 나왔다.

“너무 심한 것 아니오? 전신의 관절을 모두 풀어낸 것이오?”

“그렇게 많이 할 방법도 없었습니다. 고작 하체의 관절을 푸는데 이렇게 고생할 줄은 몰랐으니까요.”

“얼마나 목석같기에 그렇게 땀을 흘리는 것이오?”

그러한 아내의 이마에도 땀이 흐르고 있었다. 시종에게서 수건을 받아 땀을 닦은 아내는 푸념을 늘어놓았다.

“처음에는 몸이 너무나 둔하기에 성품을 의심하였으나. 이야기를 들으니 이해가 가더군요.”

“대체 어떤 일이 있었기에?”

“3년 전에 혼담이 깨진 다음에 자신이 부족하다 생각하여서 학문을 정진하고 자수를 놓았다 합니다. 처가에서도 손과 발을 곱게 유지하면 좋을 것이라 여겨 험한 일을 시키지 않았다 하더군요.”

이러니까 운동 부족이지! 한확 이 양반이 미모를 유지하려고 아이를 그냥 방에만 박아두다니. 이쯤 되니 우모구 치다가 혼절한 이유를 알게 되었다. 기초 체력이 완전히 바닥에다가 신체 능력도 바닥이 되어버렸다.

“그러한 아이니 아주 낮은 단계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겠소.”

“본래 2근(1.2㎏)의 소역기로 시작하는 것이 좋겠지만 그 아이를 위해 버드나무로 새 소역기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나도 움직여야겠다. 아내에게 가르친 내용들을 가급적 빠르게 정리해서 서책으로 만들어야지. 목표와 방향성이 빠르게 자리 잡혀야지 의욕이 늘어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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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이 되었고. 새 며느리인 군부인 한씨도 집안 생활에 잘 적응하는지 더 이상 피곤한 모습이나 온몸에 알이 배겨서 끙끙 앓는 일도 줄어들었다. 그렇게 아내와 함께 며느리를 위한 입신체비를 진행하던 중에 형님에게서 연락이 왔다. 당장 입궐하라고?

“주상전하를 뵙습니다.”

“오래간만에 용(안평대군)을 보니 마음이 놓이는구나. 그래, 그동안 별일은 없었느냐.”

“자연을 벗 삼아 그림을 그리며 유유히 지낼 뿐입니다.”

안평대군은 이제는 그냥 신선놀음하면서 예술가로 살겠다는 태도다. 입신체비와 여행을 반복하면서 사니 참으로 행복해 보인다. 나도 저렇게 편안하게 살았으면 좋겠는데. 그런데 형님이 왜 우리 둘을 같이 불렀지?

“그렇다면 아주 좋구나. 다른 일이 아니고 왜(倭)에서 무리한 요청을 하여서 그렇구나.”

“왜라 하면 족리(足利 - 아시카가, 무로마치 막부를 뜻함) 가문이 왕위를 이어간다고 하는 데 어떠한 변고가 있습니까?”

“일전에 상왕께서 이종무를 필두로 하여 대마도의 징벌에 나선 일을 기억하더냐. 그 이후로 약조를 맺지 않았느냐.”

형님이 사방팔방에서 정보를 수집하는 이유는 알고 있다. 북방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하는데 남쪽에서 뒤통수를 맞으면 큰일이 나니까. 그런데 왜 계해약조를 내세우지?

“당시의 일은 익히 알고 있사옵니다. 이후로 대마도를 아국의 신하로 두었으니 왜국에서도 만족하며 대마도주인 소씨 일가도 만족하여 서로가 좋은 일이라 들었습니다.”

“그렇다. 본디 계해년에 맺은 약조는 10년이 넘게 유지되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 약조를 맺은 종정성의 아들로 대마도주에 부임한 종성직(宗成職 - 소 시게모토)에게 요청이 왔느니라.”

역사상으로 계해약조는 중종 시기까지 계속 유지가 되었는데? 왜 저러지? 내가 멍하니 있자 안평대군이 말을 받아냈다.

“종성직은 조선에 충성하는 신하라 하였습니다. 하오나 어떠한 일이 있기에 그러십니까.”

“세견선의 수를 50척에서 100척으로 늘려달라고 하였다.”

“계해년에 맺은 약조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하였단 말입니까?”

형님은 허탈하다는 듯이 고개를 들어 올렸다. 조선에서 쓰는 세견선과 비슷한 배라 하여도 수송량이 600석 정도는 된다. 이런 배가 100척이면 미곡만 매년 6만 석을 가져간다.

“그렇다. 상왕께서 맺은 약조대로면 세견선을 50척으로 하되 사사로운 무역으로 100척까지는 눈감아주었느니라. 하지만 이제는 100척을 요구하니 기가 찰 노릇이 아니더냐.”

“이는 아니 될 일입니다. 삼남에서 그렇게 많은 식량을 반출하면 이문을 얻을지 몰라도 북방까지 보낼 식량이 줄어들게 됩니다.”

“안평대군의 말이 옳습니다. 하오나 대마도에서 그렇게 많은 식량을 바랄 이유는 없으며 오히려 차고 넘칩니다. 다른 요인이 있을까 염려됩니다.”

분명 대마도주로 있는 소 시게모토 단독으로 벌인 일은 아니다. 훗날이 되면 대마도의 인구도 늘어나니 세견선을 늘릴 이유가 된다. 지금 상황에서는 50척으로도 충분하고 실제로 이 시기에는 왜구도 거의 없다.

“분명 저렇게 무리한 이야기를 하니 곡식을 원하는 것이 아닐 게 분명합니다. 종성직이 다른 뜻을 품었음이 분명한데. 혹여나 왜와의 무역에서 다른 물품이 들어간 적이 있습니까?”

“일전에 인삼이 너무나 풍년이어서 명국에 판매하는 가격이 떨어질까 염려되었다. 그리하여 왜에 두 배의 가격으로 약간 팔았던 적이 있었지.”

“그런 귀한 물건이 왜에 들어갔으니 변고가 일어난 것이 분명합니다.”

인삼 가격방어를 위해 일본에 넘겼다고? 이건 형님의 실책이다. 분명 밭에서 나는 삼이라고 생각하여 남는 물량을 해소한 것이지만, 일본의 입장에서는 눈이 돌아갈 만한 물건이 잔뜩 들어온 것이다.

세견선 100척은 명분이 분명하다.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하면 뒷배가 나와서 인삼을 대놓고 무역상품에 끼워달라고 으름장을 놓겠지. 예상되는 놈들은 몇 있긴 한데 대체 누구일까?

“하오나 대마도는 분명 왜의 본토와 중계무역을 행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실지로 인삼을 원하는 자가 있을 것이 분명합니다.”

“이리저리 정보를 수집하여 보았다. 일전에 대내교홍(大內敎弘 - 오우치 노리히로)이라는 대내씨의 수장 되는 자가 대마도주의 다른 영지를 공격했다는 정보가 들어왔다.”

“대내씨라 함은 공정대왕(정종)이 계실 적에 무례를 범한 자들이 아닙니까?”

“그렇다. 이전에 있었던 일을 알아보니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더구나. 수백 년이 흐르고 나서야 자신의 조상의 땅인 전라도 일대를 달라고 하였으니 대체 무슨 생각인지 알 길이 없도다.”

오우치면 의심하던 놈들 중 하나이다. 원래 역사에서도 전국시대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규슈 북부와 주고쿠를 지배한 자들이며 대마도주인 소씨 세력과 아귀다툼을 벌였던 자들이니까. 안평대군도 그 일화를 기억하는지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런 부덕한 자들이 있다니 기가 찰 노릇입니다. 영지가 어디이기에 이렇게 무도하게 나오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왜국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지도가 없으니 아쉬울 뿐이구나. 그러나 중요한 것은 대내씨가 대마도주를 겁박하는 것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나도 일본에 대해 많은 것을 알지는 못하는데 지도가 없으니 답답하다. 그러고 보니 왜 지도가 없지? 원래 신숙주가 일본에 통신사로 다녀오면서 지도를……. 잠깐, 내가 그 시기의 신숙주를 명나라로 데려갔지? 그럼 지도가 없는 것이 당연하겠네?

“그러한 자들이니 예의가 없음은 당연한 것입니다. 본디 왜는 신의가 없으니 예의범절을 가르치기 위하여 상왕께서 보이신 것과 마찬가지로 힘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나도 그럴 마음이 생기지만 이미 북방에 병력들이 있으니 함부로 움직일 방법이 없구나.”

“그렇다고 당하고만 있을 이유는 없습니다!”

무역을 일방적으로 끊으면 왜구들이 준동할 것이고. 그렇다고 들어주면 고개를 숙였다는 안 좋은 전례를 남겨버릴 것이고. 무시한다면 인삼에 맛 들인 놈들이 가만히 있을 이유도 없다.

근래 들어서 인삼이 가끔 작황이 너무 좋다고는 들었는데 이런 나비효과가 터져 나오나? 그러고 보니 인삼 재배라면 해결책이 있네?

“그렇다면 아예 막 나가봅시다. 인삼을 기르게 하고 이득을 잔뜩 챙기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인삼을 준다니? 지금 대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냐?”

“생인삼을 화분에 넣어 가져가고. 씨앗을 잔뜩 주어 저들이 기르게 하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이득을 있는 대로 챙깁시다.”

형님도 안평대군도 모두 다 입을 벌리고 날 노려보고 있다. 형님은 너무나 흥분하셨는지 아예 벌떡 일어나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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