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장 7화 - 배재당(3) >
자신이 아는 공부라 하면 책을 펼쳐 읽고. 계속 읽고. 그렇게 한 권을 다 떼고 다시 다음 권을 펼치고 읽는다. 그렇게 백번을 읽어야 책을 읽었다 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하면 내용을 마음속으로 이해할 수 있고 그 안의 숨겨진 의미를 찾아낼 수 있었다.
“나오너라.”
“네… 넷!”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선한 사람이.”
“백 년 동안 나라를 다스린다면. 잔악한 사람들을 교화시키고… 한 세대 뒤에야 풍속이 어질어질 것이다.”
이렇게 빠르게 외울 수 있었단 말인가? 40쪽의 내용이니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하여 30번을 읽는 것이 전부였는데. 그러나 다른 사람들 중 불합격한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자신을 비롯한 몇 명은 논어를 읽었지만 각기 읽은 책이 다른 것이었다.
“구양수 말씀 드립니다. 보내주신 시문과 서문을 받아 펼쳐 보고 덮기를.”
“여러 차례 하니 종이는 헤져 찢어지고 먹은 색이 바랐는데 손에서 놓지를 못하고… 모르겠습니다.”
“공부가 부족하였군. 불합격일세.”
구소수간. 구양수와 소동파가 주고받은 서편(편지)을 정리한 복잡 난해한 책이었다. 자신도 몇 번 보기만 했을 뿐 마음에 담아 두지는 못하였다. 그러나 합격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두 거물이 주고받은 서편들의 집합체이기에 난해함이 경전과 격이 다른데도 제법 많이 합격하였다.
“불합격한 이들은 2할 증량이고. 합격한 이들은 4할 감면인데. 다들 횟수를 꽉 채우겠나?”
“물론이지.”
사람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두루마기를 벗고 안에 있는 입신체비복 차림으로 몸을 풀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고 눈치를 보는데 한 사람이 천천히 걸어왔다. 저 자는 입신체비를 안 하는 건가?
“자 처음이지 않는가. 우리가 그대를 만났을 때 공좌를 시킨 것은 기본적인 체력을 가늠하기 위한 것이었어. 보아하니 말을 타지 않았군.”
“그렇습니다. 어떻게 아신 겁니까.”
“하체만 보아도 대략적으로 알고 있다네.”
그의 말대로 승마의 경험은 없었다. 갓 성년이 된 자신이 어떻게 말을 타고 다닌단 말인가? 얼핏 보아도 스물 정도로 보이는데 이런 경험은 어디서 얻은 것인가. 그는 자신의 몸을 차근차근 몸을 짚어가면서 지시를 내렸다.
“처음에는 이렇게 팔과 다리의 관절을 크게 풀어줘야 한다네. 한 각을 몸을 풀면서 부상을 방지하고. 한 시진을 전력으로 움직이며. 다시 한 각을 몸을 정리하는데 쓰는 것이네.”
“네. 어이쿠!”
허리를 크게 트니 관절에서 우드드득 소리가 난다. 동작을 같이 하는 상대방은 부드럽게 돌아가니 근육도 많았지만 몸도 부드러운 것 같다. 하지만 자신을 가르치는 사람이니 존함(이름의 높임말)을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생원께서는 존함이 어떻게 되시는지요.”
“존함이라? 함양 박 씨의 윤검(允儉)이며 호는 재준(才晙)일세. 내 재능이 호와 걸맞지 않지만 어쩌겠는가. 편하게 박생원 이라 부르게.”
“알겠습니다. 생원님.”
온몸의 관절이 틀어지는 소리가 나면서 전신에 땀이 올라온다. 벌써부터 빠른 자들은 역기를 잡고 힘을 쓰고 있다. 그런 자신의 앞에도 길쭉한 강철봉이 놓여졌다.
“그대는 첫 시험에 당당히 합격하였으니 6할로 줄여도 좋지만. 솔직히 말해서 몸을 적응시키기 위해 그대로 전부 하는걸 추천하네.”
“아 알겠습니다.”
“보편적인 3분할로 시작하겠네. 3분할이라 함은 가슴, 복근, 삼두근을 한 분할로. 등과 이두를 한 분할로. 하체와 어깨를 한 분할로 나누는 것일세.”
사람의 몸이 그렇게 쉽게 나눠지는 것인가? 그러나 저렇게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듣지 않을 수 없었다.
“가장 큰 근육인 가슴을 중점으로 하겠네. 역기봉은 40근(25.6kg)이며 자네의 체중은 한 90근이 나가니. 공령 없이 봉 자체의 무게로 충분할 것이야. 승의압(인클라인 벤치프레스)부터 시작하겠네.”
아래로 기울어 있는 대에 들어가 눕고. 역기봉을 잡았는데 40근의 무게가 생각보다 무거웠다. 살짝 힘을 주니 움직이긴 하지만 몇 회를 하는 거야?
“허리를 조금 자연스럽게 들게. 그렇게 들고 팔에 힘을 줘서 천천히 밀어 올리게. 내가 한 손으로 방향을 잡아주니 조심스럽게 올리고.”
“쓰으읍!”
“좋아. 힘을 천천히 빼면서 가슴에 살짝 닿도록 내리게. 아주 좋았어. 다시 들어올리고. 내리고. 그렇게 천천히 반복하는 것일세. 간단하지 않나?”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지만 다들 군소리 없이 하니 자신도 해야지. 그렇게 천천히 12회의 승의압을 마치자 가슴에서 불이 올라오면서 양 팔에도 저릿저릿한 느낌이 올라왔다.
“무게가 조금 낮았나 보군. 그럼 다음 운동으로 넘어가겠네. 팔 힘을 기르는 것에는 엄신(딥스)이 좋은데. 자네는 초보자이니 평대엄신(벤치 딥스)을 하겠네. 날 따라하게.”
평대에 앉아서 천천히 팔의 힘으로 몸을 내리지 않나. 확흉압(덤벨 플라이) 라고 팔을 새가 날갯짓 하듯이 밀어 올리지 않나. 집만(케이블 다운)이랍시고 쇳덩어리가 달린 줄을 당겨 내리지 않나. 패도(플랭크)라고 땅 위에 엎드려 있게 하지 않나. 그렇게 한참을 움직이자 팔과 가슴의 힘이 풀리면서 입에서 단내가 올라왔다.
“훌륭해. 아주 훌륭하다네.”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하면 몸이 좋아진단 말인가? 그러나 박생원은 기뻐하지도 않고 다시금 역기봉을 가져와서 나에게 건네줬다. 대체 뭐지?
“아 지금 한 회차(세트)가 끝난 것이네. 자네는 초보자니 3회차 정도면 적당하겠지.”
“네… 네?”
“아주 약간이지만 무게를 올려보지. 이렇게 몸이 멀쩡하다니 내가 자네를 얕봤나보군.”
역기봉에 5근 무게의 공령이 양 옆으로 꽂혔다. 그리고 소역기도 2근씩 무거운 녀석들로 갈아치워졌다. 이대로 2회차 24회를 추가로 한다고? 다음번에는 억지로 힘이 빠진 표정을 지어야지!
"끄으으으으읏!"
"아주 좋네. 호흡을 내쉬면서 힘을 주게나. 들이쉬면서 힘을 주면 몸에 무리가 간다네."
점차적으로 피곤한 척을 하면서 표정을 찌푸리고 안간힘을 쓰는 척 했다. 그렇게 한 순배가 모두 지나가고 살살 눈치를 보면서 더는 못하겠다고 몸을 축 늘어트려 버렸다.
“흐억! 허억! 저기 더는 못하겠습니다.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으니 저도 도리가 있습니까.”
“오호 제법이군. 내가 이야기하지 않은 것이 있는데.”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박생원은 눈에 쌍심지를 켜고 자신을 지켜보았다. 억지로 힘든 표정을 지었는데 그렇게나 심하게 티가 났나? 그런데 내 얼굴을 보는 게 아니고 왜 가슴을 보고 있지?
“지금 나는 오늘의 하체운동을 빼먹고 이 자리에 있는데! 간사하게도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힘이 남았는데 꾀를 부리다니! 나의 근손실을 헛고생으로 만들 생각인가!”
“박생원! 우리들 다 돌아가면서 가르치겠네! 오늘의 근손실은 모두가 짊어지는 것이야!”
대체 근손실은 뭐고 하체는 뭐고 내 몸을 보면서 어떻게 아는 것이란 말인가! 이 사람들 무슨 궁예처럼 관심법이라도 알고 있단 말인가?
“알겠네! 자네는 오늘 가슴의 입신체비를 하였지. 가슴의 운동은 위와 아래로 통달함에 의미를 가지고 있다네. 학문의 기본은 사통팔달(四通八達 - 사방으로 널리 통한다)인데. 이 통로가 되는 가슴의 힘이 빠지지 않았어! 난 몇 번이고 한계를 경험했으니 잘 알고 있으니까!”
‘그것이 또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씀이십니까!’
라는 말이 목 끝까지 올라왔지만 참았다. 사통팔달이 어쩌고 위와 아래로 통달 하는 것이 어쩌고 하는데. 그건 일종의 공부방법이니 그렇다 쳐도 가장 심한 문제는 내 몸의 상태를 훤히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자네를 더 가르치고 싶은 마음으로! 공령을 한 장 더 끼워 넣겠네!”
“어허 박생원. 너무 흥분했어! 무게를 올리지 말게! 횟수를 늘리게!”
“그렇다네! 무게를 올리면 몸이 쉽게 망가진다네!”
주변에서 어떻게든 사태를 수습하려 하고 있다. 그렇게 땀방울이 눈썹을 타고 내려와. 눈 안으로 말려오는 순간이었다. 박생원은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마지막 회차는 15회를 하겠다. 다시는 꾀를 부리지 말도록.”
“알겠습니다…….”
그날은 어떻게 들어가서 잤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마무리 운동이라고 뭘 시켰는데 피로가 밀려와 비몽사몽간에 했으니. 그 후로는 대충 씻고 이불속으로 빨려 들어간 기억만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이 되니 가슴과 팔에서 짜릿한 통증이 밀려왔다.
“커윽!”
“하하 처음 시작하면 다 저렇지!”
일어나서 세수를 하는데 격통이 가슴에서 밀려왔다. 난생 처음 느껴보는 통증. 가끔 험하게 움직인 다음에 통증은 있지만 이런 넓은 범위의 통증은 처음이다. 그렇게 어영부영 세수를 하려 하니 주변 사람들이 오히려 석감을 발라주고 얼굴을 씻어준다.
“밥도 떠먹여주기는 그렇지 않나?”
“그렇다네. 알아서 먹게나.”
오늘은 그놈의 닭 가슴살 덩어리가 아니었다. 색을 보니 구운 고기인데 돼지고기 같다. 덜덜 떨리는 팔을 움직여 한 입을 베어물자 말 그대로 퍼슬퍼슬한 맛이 올라왔다. 이거 돼지고기 맞아?
“햐! 명국의 돼지는 크기도 큰데 커다란 안심도 맛있군!”
“아니 돼지는 기름 맛으로 먹는 것인데 안심이라니…….”
돼지고기조차 기름이 적은 안심이란 말인가. 결국 꾸역꾸역 뱃속으로 우겨넣었다. 기름진 음식은 좋아하지 않는데 어찌하여 나물에 참기름조차 적게 뿌린단 말인가.
“식사도 다 마쳤으면 다시금 뛰지! 매월당 자네도 꼭 뛰어야하네.”
“저기 제 몸이 지금 아픈데 어찌 뛰어다닙니까!”
몸을 움직이지 못할 지경은 아닌데 통증이 짜증날 지경이었다. 몸을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니 이해해 주겠지? 그러나 다들 웃기 시작한다.
“아 이래서 새로운 사람들 가르치는 맛이 있다니까. 그건 근육이 자라는 통증일세.”
“걱정하지 말게. 아침의 속보를 마치면 몸이 개운해 질 것이니까.”
“그리고 다른 부위의 입신체비를 하면 근육이 자라는 부위도 다르니 별 문제가 없다네.”
그렇다면 몸을 세 부위로 나눈 것은. 근육통이 2일은 지속되기 때문에 부위별로 돌아서 하는 것이란 말인가? 이렇게 10년을 여기서 버텨야 한다고? 아니다! 학업에 최선을 다하여 어떻게든 대과를 급제하고. 주상전하의 마음에 들고 말리라! 저 자들이 설마 육조에 들어서도 자신을 따라 올까? 거기서는 권고로 끝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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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이 명을 내리자 어떠한 반대조차 없었다. 육조 전체가 업무가 쌓이다 못해 폭주하는 상황이고. 관리들은 7일에 한번인 애매한 정시퇴근도 반갑게 받아들였다.
오히려 관료들의 적극적 찬성에 힘입어 한성부 아래쪽의. 기로소(耆老所 - 고위 문관들의 예우를 위한 관서) 뒤편에 입신체비장이 지어지게 되었다.
“대군어른! 이거 어떻게 하는 겁니까?”
“역수승압(하이 풀)은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닐세! 잠시 자세를 교정하겠소!”
“아이고 내 발가락!”
“거기 빨리 버선 벗으시고 치료 받으러 가시오!”
아이고, 또 소역기를 놓쳤네. 발톱이 깨진 사람을 부축해 데려갔다. 육조 관리들이 열심히 하는 이유? 세종대왕님 아래에서 강제로 궁궐 후원에서 말을 쫓아 달려 다녔던. 사헌부에서 파견된 사람이 한명씩 구석에 서서 감시하고 있으니까. 형님이 이렇게 말했었지.
‘관리들에게 입신체비를 시키는 것은. 몸을 추스를 시간을 주고. 업무에서 잠시 해방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지 허투루 낭비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따라서 사헌부에서는 당번을 두어 입신체비를 감독하도록 하여라.’
라고. 그 명령이 떨어지자 사헌부에서는 ‘나만 당할 순 없지’ 라고 눈에 불을 켜고 붓을 놀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보름이 지나기도 전에 관료 셋이 형님 앞으로 불려나가 꾸지람을 들었고 그 이후로 농땡이를 피우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
“종제는 기구를 다루는 이들을 조금 더 지켜봐주게.”
“알겠습니다. 참의께서는 무리하지 마십시오!”
“똑바로 적고 있소? 내가 쉬라 하였는데 쉬는 것은 올바른 행동이오.”
“염려 마십시오! 중간에 딴 청을 피우는 이를 찾아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 달이 흘렀고. 육조 관리들이 여섯 번째의 입신체비를 하니 슬슬 익숙해져서 어느 정도는 여유가 생겼다. 다들 기본적 운동법은 알고 있으니까.
나이가 많은 관료들이야 방법이 없으니 작은 운동을 꾸준히 하고 내가 감독해야 하지만. 젊은 관료들은 스스로 알맞은 중량과 횟수를 찾아 나서기 시작했으니 꽤나 편해졌다.
“오늘은 끝났소. 들어가 편히 쉬시구려.”
“대군어른도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그래도 일은 일인지라 상당히 피곤하다. 내일은 호조가 입신체비를 하는 날이다. 아침 조회 이후에 바로 속보부터 시작이지. 내일부터 속보 방향을 배재당 쪽으로 잡아볼까. 매번 같은 곳을 돌면 지겹기야 할테니.
“조금 천천히 뜁시다!”
“알겠습니다!”
사람들이 속보도 슬슬 익숙해지네. 다들 비단신이나 가죽신을 신고 왔다가 이제는 뛰기 편하고 상해도 별 문제 없는 미투리로 갈아 신는 것에 익숙하다. 그렇게 배재당 앞을 지나칠 즈음이었다.
“대군어른 아니십니까!”
“속보중인가 보군! 열심히 하게나! 나는 호조 인원들을 이끌고 입신체비를 한다네!”
“대군어른과 호조 판서님이다! 다들 인사하도록!”
“기침하셨습니까!”
마침 속보를 하던 배재당 생원들과 마주쳤다. 다들 고개를 꾸벅 숙이는 것이 아주 예의가 바른데 혼자서 얼이 빠져 인사도 하지 않는 청년이 있었다. 얼굴이 익숙한데 김시습 아니야? 대체 왜 저러지?
“훅! 저 청년은 얼이 빠져있군요.”
“아니 뭐 높은 분들을 보니 얼이 빠질 수도 있지.”
“스승이 누구기에 이런 예의도 가르치지 않았단 말인가. 어휴! 슬슬 속도를 낮추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쓴웃음이 올라왔다. 김시습은 호조판서인 윤형(尹炯)에게 제대로 찍혀버렸군. 이 양반 성격이 깐깐하니 며칠 뒤에는 스승인 김반을 만나러 갈 것이고. 한바탕 난리가 나겠지. 그렇다고 내가 막아줄 이유는 없다. 모두 자기 잘못이지.
그러나 김시습은 속보를 마치고 나서. 말 그대로 공황상태가 되었다.
“이럴 수는… 이럴 수는… 이럴수느으으은!”
“매월당 저 친구 왜 저러지?”
“감동한 것이 아닐까 싶은데. 자신이 이렇게 열심히 입신체비에 임하는데. 육조에서도 입신체비를 하니 얼마나 훌륭한지 몰라서 저러겠지.”
배재당에서는 아침에 일어난 사건이 화제가 되었다. 이유를 알아보니 육조 관리들 모두가 입신체비를 한다던데. 자신들이 가장 걱정하던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말과 다름이 없으니까.
“다행이야. 나중에 관료생활을 해도 근손실은 일어나지 않겠어.”
“그렇다네. 육조의 관리들이 있으니 시설이 얼마나 좋겠는가?!”
“입신체비도 좋지만 유학자의 기본은 입신양명! 다들 서책을 펴게나.”
그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김시습은 한없이 절망하였다. 이제 이 나라를 뜨지 않는 한 근육의 마수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