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장 1화 - 새로운 물결 >
세종대왕의 뜻은 확고했다. 명에서의 영토 할양에 대한 답신을 받자마자 신료들이 모인 자리에서 바로 양위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으니.
“내 나이가 이제 지천명(知天命)을 지나간 지 오래이며. 점차 눈이 어두워지고 귀가 먹먹해지니 이번 북변에서 실기(失機 - 좋은 기회를 놓치다)를 피하여 대처한 것은 천운과 같았다.”
“아니 되옵니다. 여전히 영민하시기 그지없으십니다.”
“헌릉에 계신 선왕께서 양위하실 때에도 이와 같았다. 하지만 당시의 나는 갓 스물이었는데. 세자가 올해 서른이 넘어 마흔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을 잊었느냐.”
신료들도 입을 다물었다. 선대왕인 태종은 나이 50에 왕위를 물려주고 4년이 지나기도 전에 갑자기 몸이 약해졌다. 이 시기에 성인병이나 감염질환으로 50이 넘은 자가 순식간에 죽는 것은 빈번한 일이었다.
“아바마마. 뜻을 거둬주시옵소서.”
“진작 양위를 했어야 했다. 이제 원손도 열한 살이 되었으니 더 늦으면 아니 된다.”
“저는 아직 배울 것이 많습니다.”
“걱정하지 말거라. 이제 아국은 북방의 영토를 얻으며 새로운 길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세종대왕은 이제 지쳤다. 그러나 할 일은 많고 왕의 자리에서 할 일 또한 아니었다. 이제 세월은 지나간 지 오래고 자신이 할 일은 정해져 있었다.
1450년 3월 1일. 모든 행사가 끝나고 모든 신료가 예법에 맞추어 사배례(四拜禮)를 행하였고. 천세! 천세! 소리가 울렸다. 그러나 그 과정을 오로지 지켜만 보는 이가 있었다. 구장복(九章服)을 입고 면류관(冕旒冠)을 쓰고 있는 문종마저도 그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이제 서 있기도 힘든데 어찌…….”
노신 황희의 사직은 왕이 바뀌었음에도 허락되지 않았다. 그리하여 90세의 노구를 끌고 억지로 서 있었다. 모든 예식에 참여하는 것을 면제하면서, 심지어 서 있거나 앉아만 있을 정도로 배려하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그 다음날에 사직 요청을 하자 왕위에 앉은 문종은 사직을 윤허하지 아니하였다. 모든 예식이 끝나고 세종대왕은 조용히 자신의 아버지가 있었던 이궁으로 거처를 옮겼다. 황희는 상왕이 된 세종대왕에게 부탁하였지만 마찬가지로 윤허하지 아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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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성은 축제지만 궁궐은 난리겠지. 3월부터 형님이 새로 왕위에 오르니 세종대왕님은 이제 자신에게 조언을 주고 법률에 능통한 자들. 그리고 새로 신료로 올려줄만한 재능이 빼어난 자들을 모아서 경국대전을 만드실 거고.
형님도 대단한 분이다. 무기쪽에 시선이 치우쳐져 있지만 의외로 감각이 현대적이고 합리적인 성향이 굉장히 강하니까. 세종대왕님이 남겨주신 인재가 뒷받침을 하고 새 신료들을 포섭하면 왕권도 충분히 굳어질 수 있다.
정작 나는 한가하다. 따로 불공에 심혈을 기울인 것도 아닌데 불면증과 악몽도 서서히 사라지고 있었다. 종교에 기대서 뭘 해보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적응이 된다 해야겠지. 지금도 등 위에 효령대군을 태우고 팔굽혀펴기를 하는 중이다.
“이 백부를 무게추로 쓰다니 참으로 고약한 심보로다.”
“몸을 튼튼히 만드는 것이 좋지 않습니까.”
“예끼! 계속 튼튼해지면 나중에는 복근으로 칼날도 튕겨내겠구나!”
“그건 조금 무리 같습니다.”
사실 효령대군을 백부님이기도 하지만 운동기구로도 적당했다. 아무리 흑우가 한혈마라고 해도 수백 근 무게의 역기들을 짊어질 수는 없는 노릇이고. 여행을 다니면서 예비용 말 한둘만 끌고 다녀야지 우르르 몰려다니면 민폐가 따로 없다. 코끼리라면 모르겠네.
대신 사찰에서 쓰는 맷돌을 새로 시주해주고 (사찰은 두부를 많이 먹어서 맷돌을 제법 쓴다) 옛 맷돌과 버려진 맷돌을 이용해 역기를 만드니 운동 또한 가능하였고.
이름난 절들을 다니면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틈이 나면 스님들에게도 입신체비의 기초적인 것을 가르쳐 줬다. 그리고 불상들이 영 어설프면 효령대군은 이렇게 말했다.
“유야. 저 불상이 보기에 어떻더냐.”
“벌써 금이 가고 있습니다. 참을 수 없구나! 새 불상을 만들게 사람을 부르거라!”
그 다음은 일사천리다. 사람을 불러 불상을 고오급 스럽게 만든다. 특히 사천왕상의 모델은 무조건 내가 한다. 그냥 사천왕상이 아니고 위압감을 주는, 빵빵한 근육을 가진 사천왕상으로 탈바꿈 하였다. 그렇게 이곳 저곳을 오가니 벌써 4월이 되었다.
“요즈음 들어 형님이 아프다는 서찰이 왔더구나.”
“형님이시면 큰 백부님 아니십니까. 그 정정하시던 분이 어째서 그렇습니까.”
“그 일전에 앞니 두개가 상하지 않았느냐. 그 이후로 상심하시어 집안에서 술을 너무 드시니 몸이 축나신 것 같다.”
양녕대군 그 인간은 앞니가 박살난 그 날부터 집안에서 조용히 살았다. 성격대로라면 한 몇 개월 잠잠해지다가 다시 깽판을 쳤을 텐데 치아가 빠진 게 타격이 컸나. 형님이 한번 가보라고 했는데 일이 바빠서 1년이 넘게 얼굴도 보지 못하고 있었다.
“사람의 치아가 오복에 든다는 말이 있는데. 오복이 상하셨으니 상심이 보통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게 말이다. 나도 이제 환갑이 얼마 안 남았는데 치아가 상하면 저렇게 될까 두렵다.”
한숨을 푹푹 쉬는 우리 작은 백부님. 저렇게 호탕하신데 어찌 걱정이 많으실까. 역사가 확 바뀐다 해도 90세 넘어서 죽는 사람 수명은 어디로 사라지는 게 아니니 한번 놀려나 보자.
“제가 관상을 제법 볼 줄 압니다.”
“그래? 관상은 어디서 배웠느냐.”
“입신체비를 하면서 사람을 많이 보니 얼굴을 보고 몸을 알게 되더군요.”
농담으로 한 말인데 나름 진지하게 허리를 꼿꼿이 펴고 날 똑바로 보신다. 이럴 때는 장난을 해줘야지.
“온화한 볼과 중후한 목이 있으니 이는 수명을 보할 것이오며 인중이 올곧으니 또한 말년까지 복이 있으실 겁니다. 하오나 귀가 조금 문제가 있으십니다. 백부께서는 그리 오래는 못 사실 것 같습니다.”
“뭐라! 정녕 사실이더냐!”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다수(茶壽 - 108세)는 힘들 것이고 미수(米壽 - 88세) 까지는 무사히 지내실 겁니다.”
입이 떡 벌어지더니만 얼굴이 붉어지신다. 정말 역사대로라면 91세 까지 사신다니까?
“이 방정맞은 놈 같으니! 덩치에 맞지 않게 무슨 헛소리더냐! 내가 상왕께서 하신 것처럼 입신체비인지 뭔지를 하면 동방삭만큼 살지도 모르겠구나!”
“하하 농입니다. 하지만 백부님은 정말로 건강하십니다. 그러나 입신체비도 좋습니다.”
“난 너처럼 거대한 몸을 가지기는 글렀으니 적당히 단련이나 하고 싶구나.”
그 이후로는 세종대왕님에게 했던 것처럼 간단한 체조, 맨손운동, 세부근육 강화 정도를 알려드렸다. 효령대군의 몸은 현대 기준으로도 좋은 몸이었기에. 쓸데없는 일만 안하면 정말 90까지 살 것 같았다. 그렇게 평창 오대산 인근에 들렸을 때였다.
“네 녀석이 그렇게 관상으로 농을 늘어놓으니 내 정말 관상을 보고 싶구나.”
“아는 분이라도 계십니까?”
“그렇다. 아주 용한 이를 알고 있으니 월정사 대신 상원사(上院寺)로 가자!”
에? 상원사가 왜 나오지? 수양대군과 상원사는 연관이 있긴 하니까 좀 먼 곳이라도 한번 가볼까? 600년 이전의 문화재를 많이 봤으니까 한번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대체 어느 분이시기에 그러십니까.”
“함허(涵虛 - 조선 전기의 승려, 기화의 호)대사와 함께 자초대사께 수계(受戒 - 계율을 맹세함. 여기서는 승려가 됨) 받은 분인데 정처 없이 방랑하시며 지냈다더구나.”
기화면 지금부터 20년 전에 죽은 인물 아닌가? 그와 동 항렬이면 지금 70이 넘었으니 여말선초 시기부터 온갖 고생을 한 사람이겠지. 안 그래도 상원사에 있는 사자상이 닳아버리기 전에 보고 싶었는데 한번 쓰다듬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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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사에 도착하자마자 동자승의 안내를 받았다. 이미 올 것을 알았는지 미리 전해놓은 서찰을 읽었는지는 몰라도. 동자승은 효령대군이 어른이니 먼저 산 위로 안내했다. 잠시 기다리자 효령대군은 잔뜩 흥분해서는 뛰어 내려온다.
“네 말이 사실 같구나. 농으로 한 말이지만 진담이 되다니 정말 대단하다.”
저렇게 흥분한 모습은 처음 본다. 뭔가 꺼림칙하긴 한데 올라가 봐야지. 그 스님이 삼성각(三聖閣 - 사찰에서 산신 등을 봉안하는 곳)에 있다고? 저 위에 있는데 귀찮게 시리. 올라가 보니 허리가 구부러진 스님이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등을 보이고 있었다.
“계십니까?”
“오셨구려. 이거 참으로 귀하신 분이 오셨습니다. 지금 여기 오실 분은 아니지만요.”
“혹여나 15년쯤 뒤에 왔어야 하는 것이오?”
움찔 하고 놀라네. 그래 세조는 원래 역사에서 15년쯤 뒤인 1465년 경 오대산에 오게 되고 거기서 문수동자좌상을 만들게 하지. 이미 나병 혹은 지독한 피부병에 걸린 상황이었고.
“그 때가 되었다면 제가 없었을 것입니다.”
“농을 농으로 받아내시니 재주가 있으시구려. 백부님의 관상을 보았으니 내 관상도 한번 보시겠소?”
돌아앉은 스님의 두 눈이 내 얼굴을 스친다. 해가 지고 촛불에 의지해서 음영도 심하게 져 있겠지. 그렇게 스님의 눈동자가 커지더니만 다시금 작아진다.
“말씀을 드려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편히 하시오. 관상이 사람의 삶과 연관이 있다 하는데 궁금하기도 하구려.”
“그렇다면 너무나 많은 것이 변하여서…….”
계속 눈동자가 움직이는 것이 정말 세세하게 보는 것 같다. 내 얼굴은 동경(동거울)에 비춰보니 최근 발견된 세조 어진 초본과 매우 흡사하였지만 지금은 체지방도 줄고 근육도 발달하면서 많이 변했다. 설마 그 영화에서처럼 이리의 상이라 할까?
“왕이 될 상입니다.”
“농담도 잘하시는구려. 달자들의 왕을 이겼으니 달자의 왕이라도 되어 볼까.”
“그리고 자신의 모든 것을 후회하지 않는 독선적인 상입니다.”
“하하 그렇기도 하겠구려. 이 몸을 만든 것에 후회는 없소.”
“그리고 조카와 벗들을 해칠 피를 불러올 상이기도 합니다.”
“지금 뭐라 하였소!”
이건 화가 날 수밖에 없다. 그동안 내가 노력해온 것이 있는데? 그리고 내가 죽었다 깨어나도 수양대원군이 될 것이지 왕위에는 안 올라갈 거다.
“그러나 객(客 - 손님)이 있으니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객이라? 내가 귀신에라도 들렸다 뭐 그런 말이오?”
“두 가지의 관상이 같이 있습니다. 저도 이런 것은 처음 보는 것입니다.”
심장이 콩닥콩닥 거리네. 그래 빙의는 초자연적인 현상 맞아. 현대인인 내가 수양대군의 지식을 일종의 압축파일처럼 가지고 있는 것이니까. 이런 상황을 누구에게 표현해 줄 수 있을까. 다들 미쳤다고 할 게 분명한데.
“객의 관상은 모두를 위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상입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변하게 할 거대한 것이기에 쉽사리 판단할 수 없었습니다.”
“알겠소. 잠시 머리를 식히겠소. 곧 다시 올 것이니 기다리시구려.”
밖으로 나오자 등골이 싸늘하다. 내 빙의에 대한 사실은 모르지만 '손님'이라 하니 진짜 찜찜하네. 저 스님이 개소리를 했는지 아니면 진짜로 신통력이 있는지 알아봐야겠다. 그래 좋은 방법이 떠올랐어. 21세기의 문물을 보여주는 거야. 그걸 보여주면 분명히 반응이 있겠지.
“저 자의 머릿속에는 마구니가 있구나! 때려죽이겠다!”
삼성각의 문을 박차고 들어가니 문고리는 부셔졌건만 아무도 없다. 문고리는 안에서만 거는 것인데 이게 어떻게 된 노릇이지? 일부러 붕대로 한쪽 눈을 가리고 몽둥이를 한 손에 쥔 궁예 코스프레를 했는데 어디로 간 거야? 그런데 스님이 앉았던 바닥에 뭔가가 쓰여 있다.
[손님은 있을 곳이 사라지면 집으로 돌아가기 마련입니다.]
정신이 몽롱해지면서 뭐라 할 말을 잃었다. 터덜터덜 걸어 내려와 붕대를 풀고 몽둥이도 도로 가져다놓고 세수를 하니 정신없이 잠이 쏟아졌고. 이런 초자연적인 현상을 설명할 방법이 있나? 다음날 일어나니 그 스님 얼굴이 어떤지 기억이 안 나네?
“얘! 유야! 뭘 그리 멍하니 있느냐. 여기도 불상이 비루하니 하나 시주를 해야겠구나!”
“아 백부님. 어제 제 관상을 보신 스님은 어디로 가신 것입니까?”
“우리가 관상을 봤었나? 아 그래 그 분 얼마 전에 입적(入寂 - 승려가 죽음)하셨더구나. 그래서 그냥 삼성각에서 시간을 보내고 잠자리에 들었지.”
몇 명에게 물어봤는데 그 항렬의 스님은 전부 입적하신지 오래라 한다. 심지어 삼성각에서 내가 분명히 봤던 글귀마저도 다음날 아침에는 존재하지 않았고. 동자승마저도 지금은 심부름을 하러 월정사에 내려가 있으니 이 절에는 며칠 전부터 없다더라.
빙의라는 초자연적 현상의 산 증인이 나다. 그런데 이런 초자연적 현상이 있을 가능성도 전부터 생각은 해왔었고 실제로 일어났다. 그렇다면 나는 죽고 다시금 현대로 돌아가는 것인가. 아마 바뀐 미래로 돌아갈지 그대로인 미래로 돌아갈지. 혹은 이 자체가 기나긴 꿈일지는 모르겠지만.
“대군어른! 손님이 왔습니다.”
“손님이 무슨 일로 온 것인가.”
흔히 고양이상이라고 알려진 사자상의 머리를 쓰다듬는데 손님이 왔다고? 대체 누가 여기까지 온 거야. 형님에게는 어디로 이동한다고 꼬박꼬박 서찰을 보내기는 하는데 이 오대산까지 오다니 대단한 정성이다.
“건주위의 족장이 대군님을 찾아왔습니다!”
“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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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인 1450년 2월 초. 철령 남쪽으로 40리 떨어진 산골에서는 수천의 명나라 병사와 여진족들의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었다.
“이런 젠장! 더럽고 치사해서 못 살겠소!”
“그러니까 무엇이 더럽고 치사하다는 말이냐.”
요동 일대의 건주위 부족들은 하나같이 명군의 등쌀에 밀려나기 시작했다. 사람을 이주하건 이주하지 않건 장성을 연장해 요동을 감쌀 계획을 세웠고. 장성이 세워질 곳에서 20리 이내의 부족들이 일방적인 통보를 받기 시작했다.
“이제야 봄이 되서 농사를 지으려고 하는데 어쩌란 말이오!”
“그러니까 두당 밀 두 섬을 준다 하지 않았나.”
“그걸로 누구 코에 붙이라고! 죽어라고 몽고 놈들이랑 싸웠더니만 이렇게 뒤통수를 치기요!”
그 말은 거의 거짓으로 한 말이었다. 그 자신이 전쟁에서 했던 일이라고는 그냥 조용히 숨죽이고 있다가 조선이 내건 상금에 눈이 멀어서 패잔병 오십 정도를 사냥한 것이 전부였다. 그 와중에 비어있는 고을을 몇 놈이 턴 것도 있었지만.
“네놈들은 싸웠다고 말하지만 다른 이들은 네 녀석들에게 피해를 입었다 하니 아랫놈들 관리도 못했잖아.”
“아 그것이야 마을이 있으면 좀 약탈도 하고. 뭐 그렇게 사는 히익!?”
“한번 보총 맛을 볼 테냐?”
장전된 보총이 겨눠졌다. 조선군이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보총의 위력을 똑똑히 알게 된 여진족 족장은 바로 꼬리를 내렸다. 하지만 식량도 얼마 비축되어있지 않은데 이주하면 정말 몰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