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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조선-57화 (57/573)

< 1장 56화 - 외교 활동(1) >

말이 감정이 풍부한 동물이라는 건 수양대군의 지식을 통해서 알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앞에서 보니까 상상을 초월한다! 이를 드러내고 귀를 착 가라앉힌 격노한 상태. 날 보는 눈빛만 보아도 ‘내 주인을 죽이다니 용서할 수 없다.’라고 하는 것이 분명하다.

“대군어른! 피하십시오!”

“컥!”

다른 말보다 등 높이가 한자는 높으니 무게도 상당히 무겁지. 조선의 말이 대충 500근(320kg) 정도인데 이 녀석은 그 1.5배는 확실히 넘고 2배에 가까울 것 같다. 거의 800근이라니. 그 무게로 나한테 박치기를 했으니 뒤로 데굴데굴 굴러가지.

“아이고 대군어른!”

“대군어른이 위험하시다!”

팔로 막은데다가 갑옷 덕분에 별로 아프진 않다. 그런데 일어나려고 한 순간 놈이 날 앞발로 찍으려고 한다. 그래 덩치 커서 좋겠구나. 이런 경험은 해 봤는지 모르겠네?

“히힝?”

“수양대군 어른이 말을 짊어지신다!”

“저 말이면 황소보다 무거울 거야!”

말발굽을 뒤로 피하느니 그냥 앞으로 나서서 말의 앞다리 아래 부분을 어깨로 받아냈다. 즉 내가 말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보통 사람은 과하마(아주 작은 말)정도를 데려와도 불가능 하겠지만. 내 공좌(스쿼트)는 470근(300kg)을 들 수 있다.

말이 이족보행 동물도 아닌데 뒷다리로 무게의 절반은 지탱하고 있겠지. 그러니 말 체중의 절반도 안 되는 무게를 받아내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요즘 3대운동 합이 1350근이 될락 말락 했는데 전쟁 끌려와서 근손실이라고! 그래서 더 빡쳐! 던져버린다!

“끄랴아아아아아아앗!”

“푸히이잉!”

“대군어른께서 말을 집어던지셨다!”

놀라서 허우적거리는 틈을 타 옆으로 확 던져버렸다. 말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었는지 눈을 돌리면서 땅에서 허우적거린다. 하지만 나에게는 이게 상식이지. 어떻게든 일어서려고 버둥대는데 전력을 다해 눌러서 다시 눕혀버렸다.

“대군어른! 훌륭하십니다! 이제 마부들에게 넘기십시오!”

“알겠소. 아니 그냥 내가 하겠소! 여기서 끝을 봐야지. 안 그러면 이 미물이 다른 이들의 말을 들을 생각도 하지 않을 거요!”

김종서의 말을 듣고 물러서려 했는데 머리에서 피가 질질 흘러내린다. 감히! 엔간해서는 동물 학대니까 살살 하려고 했는데 피를 보게 해? 피범벅이 된 전장만 봐도 심란해 죽겠는데 아주 쐐기를 박네!

“네놈이 여기서 죽던! 내 말이 되던 둘 중 하나를 정해라!”

“아이고 대군어른! 위험합니다!”

일전에 다큐멘터리에서 봤지. 야생마나 말을 안 듣는 말은 자빠트려서 억지로 목을 잡고 탄 다음 힘이 빠질 때 까지 물고 늘어지는걸. 그런데 나는 그런 섬세한 기마술은 배운 적도 없잖아? 그러니까 완력이 답이다.

- 꾸드드드드득

“푸힝! 후이이이잉!”

“지금 뭘 하시는 거지?”

“팔의 힘으로 그 튼튼한 말목을 분지르려는 것인가?”

그냥 전력을 다해 올라탄 다음 목을 죄어버린다. 보디빌더의 장기는 순발력이나 유연성과 같은 싸움에 필요한 것이 아닌 단순 완력이다. 격투기 선수나 이 시대의 무인과 비교하면 실전성이 부족하지만 힘을 발휘할 시간만 준다면 그 괴력은 여과 없이 발휘되니까.

“똑똑히 듣고 있겠지? 여기서 죽을 것이냐 아니면 날 태울 것이냐!”

점차 움직임이 작아진다. 팔로 조이는 목에서는 관절이 삐걱삐걱 뒤틀리는 소리가 나고. 사람이면 목이 졸릴 때 기도가 앞에 있어서 숨이 막히지만. 대부분의 생물들은 식도가 앞에 있어서 목조르기로 잘 질식하지 않는다. 그런데 내 팔힘이 혈관까지도 조여 버렸는지 말이 픽 하고 쓰러진다.

“일어나라. 아직도 싸울 마음이 들더냐?”

“푸르륵.”

이제 함부로 덤비지는 않는다. 덤볐다가 사람의 힘으로 던져진 경험은 모든 말을 다 뒤져봐도 몇 마리 나오지 않을 수준이니까. 아예 내 시선을 최대한 피하는데 방법이 있나. 결국 한숨을 쉬면서 옻칠 한 관을 가져오라고 말했다.

“네 주인은 죽었다. 이제 내 말을 듣지 않으면 네 녀석은 종마로 평생 마구간에서 꼴만 먹으며 살 것이니 어쩌겠느냐.”

“대군어른 이놈 거세마입니다.”

아 그랬어? 몰랐네? 몽고군이 하긴 수말을 전쟁터에서 거의 안 쓰기는 하지. 발정기가 되면 암말 쫒아서 주인이고 총칼이고 다 무시한다니까. 저 뒤에서 우리 군에서 고위층 사망자가 발생했을 때 담아두려고 준비한 관이 왔다.

“네 주인을 여기에 넣겠다. 이제 네 주인에 대해서는 잊어라.”

“푸히힝.”

놈의 시체를 정중히 관에 넣자 아주 복잡 미묘한 눈빛을 하는데 이거 대충 이런 거 아닌가. ‘죄송해요 주인님 새 주인님이 너무 강해서 난폭한 그것에 복종 해버렷.’ 이거 외에는 설명되지 않는다. 수양대군이 말을 타본 경험을 뒤적거려도 이런 말의 모습은 처음이다.

생각해보니 오타쿠 동생이 보던 그렇고 그런 것에서 나올 대사인가. 거세마니까 이 정도는 아니고 ‘새 주인님을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정도 아닐까? 하여튼 관의 뚜껑을 덮자 녀석은 구슬프게 울면서 앞발로 바닥을 헤집는다.

“네 이름은 흑우(隺憂 - 올라 근심하다)다. 내가 너를 짊어져 메쳤으니 이 이름을 받아라. 알겠느냐 흑우야?”

조용히 걸터앉는데 타 보라는 신호인가. 그렇게 올라타자 녀석은 내 체중을 잘 버틴다! 갑옷 포함 140kg의 내 체중을 잘 버텨낸다고! 이전까지의 말이 다 죽어가던 소형차에 탄 거라면 이건 거의 세단수준이야! 장대에서 내려온 김종서가 놀라움이 가득한 눈으로 날 쳐다본다.

“훌륭하시군요.”

“함부로 전리품에 손을 대어서 미안하오.”

“아닙니다. 그냥 죽은 자의 말이었다면 상관이 없지만 대군어른께서 죽인 자의 것이고 거세마이니 이 정도는 주상전하께 말씀드리면 되겠지요. 그런데 그 관에 담은 시체 말입니다만.”

목을 베어서 가져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겠지. 이양반 눈치 꽤나 없네. 나는 흑우가 들을 지도 몰라 입을 뻐끔거렸다. ‘나중에 관 뚜껑 열고 목 베어서 주상전하께 드리면 된다.’ 김종서는 그걸 이해하자마자 입을 벌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쩌라고? 시체가 거기서 거기지.

“전장 정리를 합시다. 사방이 피범벅이니 눈 둘 곳이 없구려.”

“그래야지요. 부상자와 중상자를 분류해라! 주정은 충분히 있으니 상처가 큰 사람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가끔 신음소리를 뱉으면서 전장을 뒹구는 몽고군, 오이라트군 중상자들이 칼을 맞고 죽어나갔다. 경상자나 이 상황에 목숨을 건진 놈들은 포로로 삼게 굴비 엮듯 엮여서 끌고 가고. 말들도 상태가 좋은 녀석들은 따로 분류해서 놓는다. 군막에 들어가니 경과가 하나씩 하나씩 도착한다.

“보고 올립니다. 아국의 군대 총원 삼만 육천 중 심양의 수비를 제외한 이만 팔천이 이 자리에 있었습니다. 기병 육천에 보병 이만 이천. 이 중 사망자 1403명, 중상자 691명, 당장 전투가 불가능한 부상자 1986명. 경상자 2000여명입니다.”

“기병의 사망자는 얼마인가?”

“기병 육천 중 사망자는 433명, 부상자는 175명입니다.”

숫자는 중요하다. 이번 원정에서 형님과 세종대왕님에게 건의한 것이 군사적 행동에 대한 상세한 기록을 전훈으로 남기자는 이야기였다. 이만주 토벌에 관련된 정보를 보고 내가 경악했었지. 그냥 숫자 나열에 어디 가서 어떻게 쳤다. 이렇게만 나왔으니까.

“사상자 1할에 부상자가 2할이라. 조금만 더 무리했으면 위험할 뻔 했네.”

“그렇습니다. 생각보다 아국의 병사가 많이 상했습니다.”

“달자들은 어떻게 되었는가?”

다시금 전령이 새 종이를 펴고 읽는다. 막판에 놈들이 사방팔방으로 튀었는데 다 못 잡았다 하던가? 골치 아플지도 모르겠는데.

“달자들 중 진 근처에서 죽은 자는 도합 칠천 가량입니다. 마지막 진내사격에 휩쓸린 놈들은 육편이 되어서 머리통의 숫자로 세기도 벅찹니다.”

“대충 하게나. 진 아래에서 죽은 자는?”

“언덕을 올라오다 쏘아 죽인 적이 도합 육천 내외. 여기에 창기병들이 쓸어버린 것이 삼천. 마지막에 궁기병이 죽인 적은 오천이 될까 말까입니다. 강 위에서 죽은 놈들은 셀 수 없었습니다.”

적의 2/3 이상을 쓸어버렸는데도 입맛이 쓰다. 1만이 고스란히 남았다면 이징옥이 손대기 힘들긴 하겠지. 과연 이징옥이 도주한 타이순 칸을 죽이는 게 가능할까? 작렬신기전은 이징옥에게 주지도 않았잖아.

“달자들을 2만이나 쓸어버렸는데 이 어찌 축제가 아니겠는가. 병사들에게 술을 풀고 말고기를 내려라. 내일 다시 추격에 들어갈 것이니 너무 마시게는 하지 마라. 그리고 말은 몇 마리나 얻었지?”

“지금도 집계중입니다만 암말과 거세마 위주로 있었습니다. 적의 본진에서 탈출한 말들을 기병들이 끌고 오고 있으니 더 늘어날 것입니다만. 벌써 1만5천 필을 얻었습니다.”

거세마가 섞였다고 해도 절반이 암말이라 치면 7500마리 이상이다. 이 녀석들에게 몽골 종마 100마리만 구해서 붙여주면 5년만 지나도 쓸만한 군마가 1만이 넘는다. 그럼 몽골 종마는 어떻게 구하지?

“이제 대총한(타이순 칸)의 추격을 시작할 차례다. 다들 의견이 있나? 이징옥이 목을 벨 지도 모르지만 그러지 못했다면 우리가 나서야 할 것이니.”

“비록 군권은 없지만 역(譯 - 통역하다는 뜻이지만 통교의 의미도 있다)에도 일부 속하니 이야기 할 것이 있소.”

지금 이 상황에서 나선 이유는? 시나리오가 하나 생각났거든. 조선이 이득을 아주 많이 볼 시나리오 하나가. 에센 네놈이 이득을 보려고? 어림도 없지. 미래의 지식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려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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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전부인가?”

“그렇습니다.”

타이순은 대열을 훑어보았다. 마지막 순간에 오이라트의 잔당 3000과 자신의 군대 7000이 있었다. 그러나 궁기병이 한번 붕괴되고 다시금 도하하면서 화살세례를 받았다. 이제는 다 합쳐봐야 5000이 넘을까 말까다. 다급한 도주 중에 어디론가 실종된 녀석들도 있었다. 그리고 결정적인 문제는.

“예비 말은?”

“기껏해야 이천 필입니다.”

“도둑놈의 새끼들!”

여진족들은 패색이 짙어지자 몽고군과 같이 도주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냥 여유 말들을 뚝 떼어다가 타고 가버렸다. 그 말들은 이리저리 흘러가니 표식이 있건 말건 상관이 없겠지. 도망치려면 체력을 보존한 예비 말이 필수인데 그것도 날려먹었다. 이제 3일 거리에 있는 광순관 까지는 도망가야 한다.

“인원을 다 세었습니다. 우리는 3밍갓이 넘으며 (3000명) 오이라트는 1밍갓도 안됩니다(1000명).”

“철기는 아예 떼로 몰살당했고. 마오나하이는 저 위에서 죽은 것이 분명하고. 이제 뭐가 남은거지?”

“카라코룸으로 돌아갑시다. 에센 태사가 칸을 상하게 하려고 잘못된 정보를 보냈을 수도 있습니다.”

그 순간 듣고 있던 오이라트의 세력에서 고함소리가 터져 나왔다. 자신의 동생을 보낼 정도면 신뢰성이 높은 정보만 줄 것이다. 오이라트를 아예 무시할 수도 없었기에 타이순은 오히려 화를 냈다.

“그냥 조선 놈들이 잘 싸운 것이겠지! 누가 뒤통수를 치고 누가 치지 않는다는 것이냐! 돌아가서 에센의 아래에 합류하더라도. 잠깐 저거 뭐지? 저 방향에 뭐가 있었나?”

“충샨의 휘하 부락 방향이군요. 한 삼천호 정도 있다 하였는데.”

“삼천은 무슨 삼천! 오천은 될 것이다! 저놈들 조선군 별동대다!”

전투에서 도망치고. 쉴 새 없이 걸어가서 노숙까지 하였으니 기력이 다 떨어진 상황이다. 그런 타이순의 군대를 이징옥의 별동대가 드디어 발견했다. 정상적인 퇴각이었다면 척후와 복병을 보냈을 것이지만 그럴 겨를조차 없었다.

“저 멀리 보이는군. 그대들은 더 먼저 보았겠지?”

“저희도 방금 전에야 봤습니다. 장군께서는 눈이 무척 좋으시군요.”

어제 점심쯤. 하늘을 가로지르는 대신기전 세 발을 본 이징옥은 승전, 그것도 대승임을 알고 일대 여진족과 함께 타이순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단 이틀만 늦었어도 이 여진족들 모두가 몽고의 앞잡이가 되어 자신들의 적이 되겠지만. 아직 정보는 통제되고 있었다.

“저놈들 예비말도 없나보군.”

“그럼 우리 몫이 적어지는 것 아닙니까.”

“염려 말게. 아국에서는 포상만큼은 후하게 해 주니.”

한 눈에 보아도 당황하고 있는 몽고군은 꽁지에 불이 붙은 것처럼 달아나기 시작했다. 몽고의 말은 지구력이 매우 뛰어나지만 하루를 혹사당했으니 조금 지쳐보였다. 처음에 적이 얼마나 호되게 당했는지 볼까?

“궁기병 1열, 2열 도합 200인! 일렬로 최대속도로 질주해서 놈들의 뒤를 따라가라! 놈들이 전력질주를 하면 포기하는 척 빠지도록!”

“네?”

“녀석들이 지독하게 당했으면 행동으로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활을 들고 있는 궁기병이 나서서 질주를 시작했다. 장기 추격전에서 질주는 절대 쓰지 못할 방법이다. 말은 전력으로 달리면 보통 달리는 것의 3배 속도(60km)까지는 달릴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반각(7분)을 유지하지도 못한다.

그러나 이미 어제의 끔찍한 경험을 했던 몽고군에게는 악몽이 되풀이 될 것 같았다. 어제의 그 싸움에서도 먼저 나선 궁기병 한 겹이 쏘아올린 불화살이 진형을 다 헤집어 버렸으니까.

“칸! 놈들의 전열이 전력으로 치고 나옵니다!”

“불화살이 온다! 그 불화살이 온다고!”

“벌써 후열 놈들은 공포에 질려있군. 튀어! 우리도 전력으로 튄다!”

모든 몽고의 말이 채찍에 맞아 전력으로 치고 나간다. 25배나 되는 숫자인데도 늑대에게 쫒기는 양떼처럼 전력으로 심장이 터져라 달려 나간다. 그 모습을 보는 궁기병들은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지시대로 속도를 늦춰 뒤로 빠졌다.

“칸! 어째서 후방사격을 하지 않는 것입니까!?”

“그딴 것을 하다가 불화살에 맞으면 끝장난단 말이다!”

본래 몽고군의 주특기는 궁기병끼리 싸울 때에도 도망치면서 활을 날려 적의 일방적인 출혈을 유도하는 것 이었다. 앞으로 달리면서 쏘는 자와 뒤에서 따라가면서 쏘는 자는 서로 화살의 사거리가 달라지니.

그러나 어제의 작렬신기전이 150보를 날아가고도 여력이 있음을 확인 했다. 적에게 그런 신병기가 있으니 함부로 간격을 유지하며 후방사격을 하다 또 떼죽음을 당할지 몰라서 깔끔하게 포기한 것이다.

“역시나, 작렬신기전을 맛본 것임이 분명하네.”

“그게 뭡니까?”

“아주 끔찍한 무기지. 이제 반 시진을 벌었다.”

단 한 번의 전력질주를 시도한 것으로. 몽고군이 도망칠 수 있는 시간은 반 시진이 깎여나갔다. 보통 말은 구보로 움직인다. 100리를 1시진 동안 움직이는 속도이다(시속 20km). 그러나 저 전력질주 한번으로 여력의 반이 떨어져 나갔다. 앞으로 상대 말의 체력이 떨어질 시간은 채 1시진도 남지 않았다.

“네놈들이 그 전에 승부를 볼 것이냐. 아니면 계속 도망치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 것이냐. 어느 쪽을 택할 것이냐.”

그렇게 추격이 이어지면서 타이순은 상상도 못한 선택을 하였다. 적당한 골짜기가 발견되자 전력으로 말을 몰더니만. 지쳐버린 말을 버리고 그 안으로 숨어버린 것이다.

“이놈들 말을 버리고 골짜기로 숨어?”

“이대로 들어갈까요?”

“아니다. 놈들은 태반이 궁기병이고 결국 말에서 내려 싸워야 한다.

무리해서 들어갈까. 아니다 그냥 버려둔 말을 다 끌고 오면 녀석들은 독안에 갇힌 쥐다. 함부로 손을 넣어 물리기보다는 본대에 연락을 해서 완전히 포위하고 사로잡자. 그럼 해야 할 일은 별 것도 아니다. 철저히 감시하는 것 하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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