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근육조선-55화 (55/573)

< 1장 54화 - 철령 전투(2) >

아무리 외교관에 군권은 없다지만 대군씩이나 되어서 후방에 안전하게 박혀 있으려니 양심에 찔려서 전장에서 같이 있겠다고 했는데. 김종서를 비롯한 장수들도 이 정도까지는 허용해 줬다. 되도록 사고 치지 말고 가만히 있어야지. 그리고 가능하면 외교활동만 해야지.

김종서는 전장으로 좋은 위치를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선점했다. 남동쪽으로 뻗어있는 능선이니 북서쪽에서 바라봐야 하는 적들은 당장 시야부터 막히는 고통이 시작되겠지. 적들의 척후를 잘라낸 다음 바로 전장 작업에 들어갔다.

“거기 똑바로 파라. 사람이 들어가서 완전히 보이지 않아야 한다! 사람보다 한자 이상 깊어야 한다고!”

“아니 왜 이리 깊게 파는 겁니까? 폭이 여섯 자(210cm)나 되니 죽겠습니다.”

“김종서 장군님이 하신 말씀 못 들었어? 발을 디디고 올라올 곳도 만들라고!”

현대에서 군대 있을 때 생각난다. 삽질 열라하던 그 시절이 생각나네. 수천 명이 삽질을 하면 보는 입장에서는 장관이지만 하는 입장에서는 아주 ×같지. 작업에 참가한 보인들은 저 멀리 산 뒤로 이동해서 아예 퇴각로를 만들게 할 예정이다. 설령 일이 잘못되어도 산길을 통해 꾸역꾸역 도망갈 수 있게.

“장관이군.”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 계책은 정말 신기하군요. 군문에 오래 있던 저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일전에 세자저하와 함께 보총을 개발하면서 보총을 피할 법도 염두에 두었소. 자고로 무기를 만들 때는 무기를 막아낼 방법도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겠소.”

“옳은 말씀입니다.”

이 시대에도 참호는 팠다. 연락용, 공성용, 은폐용 정도로 사용했지만 방어전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참호는 거의 파지 않았다. 그냥 토벽을 더 쌓으면 되니까. 오히려 공성전을 벌일 때 해자의 물을 배수시키거나 사격무기를 막으려고 참호를 팠다.

“모든 것이 작전대로 돌아갈 이유는 없지만. 만에 하나라도 이 것을 제대로 쓰게 되면 적을 일거에 격멸할 수 있을 거요.”

“일만의 군사가 들어갈 수 있는 참호이니 가능은 합니다. 일에 나선 한 사람이 두 가마니나 되는 흙을 파는 것은 힘들겠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다들 잘 파는구려. 보인들도 고생하고 있군.”

훈련도감 훈련 내용 중에는 개인호 파기와 참호 파기가 있었다. 군대 다닐 때 진지공사 하던 개념을 적용한 것도 있었지만. 군관들도 진지 구축을 배워야 한다는 의견으로 이를 적극 수용했고.

“물을 떠왔으면 참호를 만들고 남은흙을 가져와서 섞어라! 질척질척한 진흙을 만들어라!”

“거기! 너무 아래로 던지지 마라! 진형의 시작부터 아래로 30보 까지 진흙이 있어야 한다!”

“진흙 위에 얇게 흙을 뿌려! 진흙이 아닌 것 같이 위장해야 한다!”

언덕은 아래에서 공격을 벌이는 기병의 돌격속도를 극도로 저하시킨다. 진형을 약간 더 앞으로 당겼으니 기병이 달릴 수는 있지만 가속을 모두 끌어내기에는 조금 부족한 곳이다.

그런 약간씩의 오차가 계속 누적되어 제 속도가 나지 않는데. 대열 직전의 속도를 올리는 구간에 인공적으로 뻘을 만든다. 철기의 돌격속도를 극도로 저하하는 방법이다. 비라도 내렸으면 다행인데 이 시기에는 비가 내리지 않아서 문제다. 시일이 지나면 마르겠지만 하루 이틀은 충분히 뻘로 작동하겠지.

“장대가 완성되었습니다.”

“나는 장대에 올라가지 않는다네.”

그래 지휘권 없어. 나는 외교관이자 그냥 높으신 분도 전장에 있는구나 하는 전장의 아이돌은 개뿔이고 근육덩어리지. 그래도 무기는 갖춰야 하니까 시커먼 색으로 옻칠이 입힌 정량궁을 두 개 가져다놓고 육량전을 활 통에 담아뒀다. 아마 내가 이걸 쏜다는 소리는 좀 더 앞에 있는 신기전 까지 적이 들이닥쳤다는 소리이니 이미 패배가 확정된 시점일거다.

“신기전 발사!”

“발사!”

징이 두 번 길게 울리고 거리측정용 신기전 30발이 저 멀리 발사되었다. 이제 날이 저물어 가니 마지막으로 확인용 발사를 하는 거다. 기병 몇이 다가가 신기전을 회수하면서 떨어진 위치에서 횃불을 흔든다. 나중의 일을 대비해서라도 사표(射表 - 사격 거리 및 조건을 계산한 표) 라도 만들게 시켜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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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조금 다른 것 같기도 한데. 적진이 조금 앞으로 당겨졌군.”

“녀석들도 제법 수를 쓰는군요. 진형에 골이 파여져 있고. 언덕 끝부분에 있는 흙의 색이 다른 것을 보니 사람을 부려 참호를 판 모양입니다.”

타이순은 기가 찼다. 참호(塹壕)라. 어차피 고지대를 차지했으면서 어째서 참호를 세웠단 말인가. 그리고 목책도 전방에 보이지 않고 후방에 있었다. 심지어 참호 안으로 들어가 있지도 않았다.

“흙의 양과 토벽의 숫자를 보았을 때 보병들이 안에 들어가서 싸우려는 것 같습니다.”

“그래보았자 상관없어. 참호에 들어가 봤자 두더지처럼 머리통이 깨져서 죽을 것이니. 이제는 병력들이 무기까지 전부 챙겼군.”

망원경이 발명되기도 전인데 장거리에서 거침없이 적진을 살피는 몽고인의 뛰어난 시력. 이미 조선군의 병종까지도 파악할 수 있었다. 정확히는 파악만 할 수 있었다. 아침햇살이 눈을 부시게 만들어 저 그늘진 곳의 무엇인가는 볼 수가 없었다.

“빌어먹을. 하필 놈들 진형이 남동쪽으로 올라가는 언덕이라니.”

“햇빛 때문에 시야가 가리는군요. 생각이 없지는 않습니다.”

자연의 법칙으로. 낮의 바람은 산 아래에서 산 위로 불고. 해는 동쪽에서 떠서 남쪽에서 가장 높으며 서쪽에서 진다. 조선군의 진형은 그런 점에서 퇴각로가 없거나 있어봤자 작다는 것을 제외하면 완전한 진형이었다.

“앞에 방패 큰놈을 들고 있는 녀석에. 그놈의 작은 화포를 쏘는 놈 있고. 그 뒤에 창이랑 큰 칼(미첨도) 들고 있는 놈. 맨 뒤에 가려 둔 것은 명에서 쓰던 뇌포인가 그거 같습니다.”

“조금 더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지. 점심이 되면 해가 완전히 남쪽으로 기울고 적진을 확실히 파악할 수 있으니까.”

“칸께서는 고작 이만이 조금 넘는 놈들에게 너무 신경을 쓰시는 것 아닙니까? 형님의 전언으로는 명군 오만을 죽이는 데 아침나절부터 시작해 점심때 끝났다 합니다.”

타이순은 입술을 씹으면서 중얼거렸다. 형이 잘났다고 자신도 잘난 줄 아는가. 그러나 틀린 말도 아니었다. 타이순이 적어도 에센만큼의 위업을 보여줘야 앞으로 있을 권력투쟁에서 우위는 아니더라도 대항이 가능하겠지.

“내가 먼저 나설까? 우리는 아직 합동으로 전투를 해본 적이 없지 않는가.”

“알겠습니다. 먼저 서군이 나서서 사격을 가하겠습니다.”

각기 일만 오천, 철기 오천과 궁기병 일만으로 구성된 두 군세가 모였기에 아직까지 제대로 합을 맞춰본 적이 없었다. 차라리 분열되어 따로 움직이는 편이 났다.

“전투를 시작하겠다. 천천히 거리를 좁혀나가면서 쏘도록. 처음 화살은 빗나가도 좋다.”

화살은 거의 45도에 가깝게 쏘아진다. 이십 보 높은 언덕까지 닿으려면 이십 보 앞에서 쏘아야 한다. 그렇다면 언덕 아래에서 활을 쏠 수는 없으니 조금 더 위로 올라가야겠지. 아마 산바람이 아래에서 위로 부니 조금은 더 멀리 나갈 것 같았다.

일만에 달하는 오이라트의 궁기병들이 조를 이루어 점차적으로 속도를 높여서 접근하고 일제히 언덕 아래에서 측면으로 돌며 활을 쏘았다. 활 중에 가장 멀리 날아간 것 몇 발만 조선군 진영까지 날아갔지만 맨 앞에 있는 방패병에게 가로막혔다.

“언덕이 생각보다 높군. 후방에서 철기들이 견제해줄 것이니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라.”

“알겠습니다!”

다음 사격은 조금 더 과격하게 접근해서 시작했다. 그렇게 궁기병 첫 열이 언덕을 올라가는 순간이었다. 조선군의 진형에서 탕 탕 하는 특유의 화포 소리가 들려왔다.

“끄억!”

“백호장님!?”

“저놈들 화포를 쏜다!”

“얼마나 지지리도 운이 없으신지. 그렇다면 활도 닿는 거리다!”

조금 더 과감한 사격은 조선군의 진형에 화살을 닿게 만들었다. 반면에 조선군은 몇몇 사람들만 사격을 하는 것 같았다. 화포 소리보다 화살이 떨어지는 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분명 명군은 마구 화포를 쐈다 하던데.”

“배운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화포를 연달아 쏘면 시야가 연무로 가려져서 보지 못하니 정예들만 쏜다던가. 아니면 아예 화약의 양이 부족할지도요.”

“그런데 뭔가 이상한걸.”

점차적으로 오이라트 궁기병들의 움직임이 굼떠지기 시작했다. 반응을 하지 못하는 것 인지 아니면 다른 요인이 있는 것인지. 궁기병 대열에서 케식(칸의 호위병 및 간부)에 소속되어 있던 이가 다급하게 달려왔다.

“지금 상황이 이상합니다. 지휘관의 손실이 심각합니다!”

“뭐? 그게 무슨 소리야? 이 거리에서 작은 화살(편전)이라도 섞어 쏘나?”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백호장 이상의 지휘관들이 죽어나가고 있습니다. 이제 아르밧(10인) 규모도 점점 통솔하기 힘들어집니다.”

보통 병사들이 움직일 때 백인장의 지시를 받아 10조로 나눈 10인 단위로 움직이고 원형으로 진을 이루어 순차적으로 사격하는데 거기서 백인장 이상의 피해가 심각하다고?

“서군은 빠지게. 이거 잘못하면 대오가 붕괴될 수도 있네.”

“아직 기회는 있습니다! 조선 놈들이 제법 활을 잘 쏘니 저 화포도 잘 쏘는 것이겠지요. 다들 보사(步射 - 말에서 내려서 쏘는 사격)를 준비하라!”

보사는 화살을 계속 쏟아 부어도 적이 잘 붕괴되지 않으면 50보 거리까지 접근하여 말에서 내린 뒤. 적의 갑주를 뚫기 위해 최대위력으로 날리는 근접사격을 의미한다. 어차피 백인장 이상의 피해가 누적되니 서로 큰 피해를 입는 것이 옳겠지. 그렇게 방패가 전달된 궁기병들은 다시금 전열에 나섰다.

“우리가 뒤에서 쏘는 사이에 들어가라!”

“알겠다!”

언덕 아래에서 치열하게 화살이 쏘아지고. 다시금 총성이 드문드문 들리면서 지휘관들이 죽어나갔다. 이를 악물고 돌진한 궁기병들은 하마한 후 방패로 몸을 가리고 화살을 쟁였다. 방패 위로 몇 발의 조선군에서 쏜 화살이 박혔지만 버틸 만은 했다.

“쏴라!”

“저놈들도 일제히 쏩니다!”

그 순간 조선군의 왼쪽부터 시작한 총성이 오른쪽까지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50보 거리는 보총의 화력이 극대화되는 거리이다. 지금까지 발사된 소수의 운총과 달리. 3000명의 보총수들이 쏘는 일제사격은 하마사격을 감행하던 오이라트 병사들을 방패와 함께 찢어버렸다.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바람이 위로 불어서 적의 진형 안은 보이지 않습니다!”

오십 보 거리까지 접근한 병사들 중 움직이는 자들은 거의 없었다. 왜? 어째서? 명의 황제의 군대에서는 제대로 쏘지도 못한 작은 화포라 하는데 조선군은 저렇게 쏠 수 있단 말인가?

“뒤로 빠져! 손실이 너무 크니 내 군대가 나서야겠군. 저 놈들은 연기에 시야가 가려져서 쏘지 못할 것이 분명해.”

“알겠습니다. 궁기병들 빠져라! 교대한다!”

좁지는 않은 전장이었지만 그렇다고 넓지는 않았다. 스웜 전술을 교대하여 진형을 짜는 몽고군과 급히 퇴각중인 오이라트 군이 얽힌 위치였다. 조선군의 진형 후방에서 바람을 가르는 소름끼치는 소리가 들려오고. 화약의 연기가 솟구쳐서 날아왔다.

“저게 뭐야!”

“화전(火箭) 이다!”

조선군의 진형 맨 뒤에서 발사된 수백발의 화전. 조선군의 중신기전(中神機箭)이 일제히 낙하하였다. 이미 소신기전은 운총보다 사거리가 조금 길지만 정확도가 떨어져서 도태되었다. 하지만 매 년 육천 근 이상의 화약을 추가 생산할 수 있는 조선에서는 원래의 역사와는 다르게 대형 신기전의 사용을 권장하였다.

“진정해! 제발 좀 진정하라고!”

“이거 생각보다 소리만 크고 죽지는! 으아악!”

신기전 자체의 명중률은 낮다 한들. 탄두가 폭발하면서 뒤로 물러나던 오이라트 서군의 궁기병들을 유린했다. 아무리 대나무 화통으로 훈련을 했다 한 들 소리에만 익숙한 말들은 충격과 몸을 스치는 파편의 아픔, 그리고 화약 특유의 악취에 놀랐고. 혼란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갔다.

“지금이라도 퇴각함이 어떠한가.”

“안됩니다! 그리고 칸께서도 움직이셔야죠!”

“난 전력을 온존하는 것이 아니야! 승산을 확실히 잡고 움직여야 하지 않는가!”

“저들에게 피해를 입히지 못하면 우리가 도망갈 길이 없습니다! 저 뒤에서 충샨을 비롯한 여진족들이 보고 있지 않습니까!”

말은 그렇게 했지만 절대로 만만히 보면 안 된다. 최대 사거리에서 궁시를 날리면 화포를 잘 쏘는 놈 몇이서 중간 지휘관을 노린다. 그렇다고 보시를 하면 일제사격으로 헤집어버린다. 어중간한 거리까지 올라가서 궁시를 하다가는 좌우에 있는 기병에게 궁기병 진영의 옆구리를 공격당할게 뻔하다.

“알겠네. 이제 낮이 다 되어가니 산바람이 세게 불 것이야. 전원 조금 더 나아가서 사격하라!”

똑같은 상황을 반복할 순 없다. 그래도 최소한의 승부수는 던져야 하지 않겠는가. 어떻게든 언덕 위로 올라간다면? 근접한 자에게 화포를 함부로 쏠 수는 없다. 돌격하는 힘을 좀 더 키우면 되는 것이 아닐까? 적의 기병은 기껏해야 6000명이다. 그러니 함부로 움직일 수는 없다.

“진형 뒤에 남는 병장기 있나? 돌격전을 위한 병장기 말일세.”

“있습니다.”

“저 놈들의 기마가 기껏해야 6000기. 반면 우리는 많이 상했다 한들 여진족을 포함하면 아직도 3만이야. 활로 싸워서 답이 없다면 활 대신 무기를 들게 하면 되겠지.”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그 동안 허튼 짓을 못하게 시간을 계속 끌어주십시오.”

가랑비에 옷이 젖는 수준도 아니다. 집요한 빗줄기가 미간만 때리는 그런 더러운 기분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정면으로 내려와서 싸웠으면 지더라도 기분이 후련했을 것이다.

“그래 일방적으로 때리는 것이 정말 좋은가 보구나? 어디 한번 1만 5천 기병의 돌격에 치이고도 멀쩡할지 보자.”

오이라트 서군이 준비를 갖추는 동안. 몽고의 궁기병들은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당하면서 스웜 전술을 반복적으로 시도했다. 그나마 산바람이 점점 더 거세지면서 조선군 진영까지 화살이 닿는 범위가 늘어난 것이 다행이었다.

“칸! 준비는 끝났습니다.”

“그래 이제야 기분이 좋아질 것 같군.”

“하지만 상당수는 철갑이 없으니 전열에 설 수는 없을 겁니다.”

궁기병도 창을 쥐고 돌격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비교적 가벼운 장비이니 방어력은 형편이 없고. 무기의 숙련도도 떨어진다. 효율적인 돌격에 쓰기 위해서 창기병에 갑옷을 튼튼히 입혀 철기를 만든 것이고.

“사격을 2회만 더 하고 바로 적진으로 돌진할 것이네. 내 오천 기병들은 모두 철갑을 입은 철기이니 먼저 진을 뚫겠네. 내 부대가 적진에 돌입한 다음 바로 돌입하게나.”

“알겠습니다!”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다시금 본진에 화전(신기전)이 다시금 내리꽂혔다. 가까스로 장비를 갈아입은 오이라트 서군은 재차 혼란에 빠져버렸다. 두 번째 신기전 포격은 사기를 눈에 띄게 갉아먹어 버렸고. 타이순 칸은 그 미묘한 흐름의 변화를 끊어야 한다 생각했다.

“지금 돌격해! 돌격! 전원 돌격이다!”

“칸! 조금 무모하신 것 아닙니까?”

“더 이상 당하고만 있을 건가! 어서 병사들을 진정시키고 뒤따라 돌격하게.”

이 흐름을 끊지 못하면 계속 질질 끌려 다니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조선군 자체는 따돌릴 수 있었지만 인근 여진족들에게 소문이 퍼지고. 끝내는 계속 추격당하다 목숨만 남아 도망가게 되리라.

“저놈들 드디어 돌격한다! 다들 대형 바꿔! 준비해라!”

“보총수는 적이 접근하기 전까지 신호에 맞춰 일제사격을 한 뒤 후방의 참호로 이동한다!”

“장검수! 장검수 전열로!”

“후방 예비대는 2차 방어진을 형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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