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장 17화 - 중간점검 (0722 수정) >
“뭐야? 궁에서 사람이 와? 설마?”
또 아버지가 일을 저질렀는가. 여느 선비들처럼 이른 아침에 일어나 서책을 읽던 서산군의 입에서 한숨이 새어나왔다. 해가 바뀌고 나이를 먹었는데도 아버지가 아니고 아이 같았다. 하지만 궁에서 온 무관은 아버지가 아닌 자신을 찾고 있었다.
“주상전하께서 입궐하라 명하셨다니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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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1년 8월 말이었다. 드디어 장영실의 손으로 신형 보행기를 비롯한 10종의 입신체비 기구들이 - 역할이 겹치는 것 몇 종류는 제외하자. 이 것도 슬슬 공간이 비좁아진다 – 완성되었다. 아직 공령(플레이트)을 얹어서 사용하는 놈이지만 이게 다 어디야.
직흉강(랫 풀 다운), 박압(숄더 프레스), 좌만(시티드 로우)부터 해서 엄신(俺身 - 디핑)을 위한 대까지. 장영실이 눈가에 눈물이 한 방울 맺혀있네. 휴가를 받았나? ‘도비는 이제 자유에요’ 가 생각나는데?
“이제 되었습니다. 이제야 모든 기구가 다 자리를 찾았습니다.”
“가슴이 뿌듯하고 눈앞이 먹먹하니 이 얼마나 좋습니까. 주상전하께서도 제 공을 인정해 주셨는지 일 년간 고향에서 쉬다 오라고 명하셨습니다.”
“그게 사실입니까? 그런데 아바마마가 그냥 보내신 것은 아닐 것인데?”
그렇지만 장영실은 이미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으로 답했다.
“일 년인데 조금만 머리를 굴리면 금방 해답이 나올 것입니다! 그러면 안녕히 계십시오 대군어른! 저는 일 년간 모든 굴레와 속박을 벗어던지고 제 행복을 찾아 떠납니다!”
“그래 그간 행복하시구려. 나도 행복해 보겠소.”
아예 탭댄스를 추듯이 뛰쳐나가는 장영실을 보면서 정음 만들 적의 내 모습이 겹쳐보였다. 그렇다 해도 나와 고생한 수준이 다르니까 알아서 잘 하겠지. 뒤에서 발소리가 들린다. 이 무게는 형님이구나!
“형님, 드디어 입신체비 기구들이 모두 완성되었습니다.”
“그…그래 그렇구나.”
“오늘은 한번 오백 근에 도전해 봅시다. 충분히 가능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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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하으하아아아악!”
“형님 조금만 더 더 더 더 더! 복근에 힘을 주십시오! 복압이 낮으면 힘이 풀립니다!”
“끄흐읏!”
“되셨습니다! 삼대 운동 오백 근 축하드립니다.”
1년 하고도 6개월 만에 3대 운동 500근. 300kg을 달성했으니 성장 속도는 빠른 편이다. 매일매일 헬스클럽 나오는 사람들 중에서도 우수한 편이지.
“축하하기엔 조금 부족한 것 같구나. 네가 가르치는 마일용이라는 자와 서산군과 비교하면 어떻더냐.”
“마일용은 재능이 있는 자이니 근육이 금세 올라옵니다. 서산군은 마일용보다는 조금 부족하여도 배움에 깊이가 있고 시간을 더 들이니 함부로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내 본보기로 삼고 싶어 그러니. 솔직하게 말해 보거라.”
“아직 많은 이를 가르치지 않았지만. 제 몸과 비교한다면 마일용은 팔 할 정도의 재능을. 서산군과 형님은 각기 오할 정도입니다.”
재능으로 사람을 평가하긴 힘들지만. 재능은 노력으로 뒤엎을 수 있으니까. 가끔 있는 진짜 죽어도 안 되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말이지.
“오 할이라. 조금 욕심이 생기는데?”
“욕심이 생기신다면 식사량과 육질(단백질)을 드시는 것을 추천 드리겠습니다.”
“되었다. 설령 늘어날 것이라 한 들 차근차근 늘려나갈 것이다.”
형님의 신장은 나보다 조금 작은 5자 2치(173cm)정도인데 체중은 지금 벌크 업을 좀 했으니 125근(75kg)이 나갈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의압(벤치프레스), 140근, 공좌(스쿼트) 180근, 시거(데드리프트) 190근 정도를 하니 이제 중급자 딱지는 떼었다.
근육량을 팍팍 늘리면 좋을 것 같은데 고기는 잘 안 드시니 문제란 말이야. 근육량이 딱 5kg만 늘어도 칠백 근 까지는 가뿐할 텐데. 물론 그 가뿐하다는 것이 3년 이상 투자를 한다는 소리지만.
“오백 근을 축하드릴 겸. 홍위를 위해 제가 서책을 몇 개 만들어 보았습니다.”
“서책이라? 홍위는 이제 세 살이어서 겨우 말을 트거늘. 이건 무슨 책이더냐.”
“아직 시강원에서 배울 나이는 아니지만 언문을 통해 글을 깨우치는 게 좋아 보입니다. 현동이에게도 보여줬었는데 아주 좋아하더군요. 보십시오.”
형님은 내가 만든 그림동화를 이리저리 넘겨보시더니만 흡족해 하셨다.
“현동이는 벌써 다섯이니 글을 배울 나이긴 하지. 회화가 대부분이고 한 줄 정도만 정음으로 쓰인 글이 있구나. 이렇다면 글을 배우기 쉬울 것이다.”
이 시대에는 아동교육이 서투른 시대이다 보니 내 자식은 현대식으로 교육하고 싶은 마음에 만든 책이다. 물론 전래동화 특유의 잔인한 것은 모두 제거했고 이 시대에 맞게 어디에서 따왔다 이것은 뭐다 하고 조금 더 고급 서책으로 넘어갈 징검다리 형식의 구절도 넣어 두었다.
“이 토끼전 이라는 것은 구토지설이 아니더냐. 끝에 이 이야기는 삼국사기에서 나왔다고 적었으니 홍위가 이 것을 본다면 삼국사기에도 관심을 보일 것이다.”
“제가 흥미를 돋워주기 위한 글을 많이 찾아보았습니다. 허황된 것이 있으면 형님이 손을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원래 역사의 단종이 제법 뛰어났다는 이야기는 있는데 이 역사의 단종은 시기도 다르게 태어났지만 부모가 같으니 호부견자는 아닐 것 같았다. 거기다 어린 시절부터 교육을 철저히 한다면 적어도 암군이나 혼군은 나오지 않겠지.
그렇게 저녁이 되자 정말로 내 인생에. 그리고 이 나라에 의미 있는 일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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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어의가 확답을 내리더구나. 소갈증의 환후가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 석 달이 지났으니 나라의 경사라 하였느니라.”
“아바마마께서 환후가 사라지신 것을 정말 감축 드립니다!”
“다만 소갈증이 네가 가르쳐 준 입신체비에 의하여 억눌려 있는 것 같구나. 그러니 홀수일 에만 입신체비를 하고 짝수일 에는 후원에서 말을 타거나 보행기만 쓸 것이다.”
“그리 하신다면 충분할 것입니다.”
세종대왕님이 정확한 판단을 하셨다. 당뇨병 환자가 약을 먹고 운동을 해서 몸이 조금 나아지면 다시 풀어져서 몸이 망가지고. 또 치료를 반복하는 경우를 몇 번 봤다. 그러니 나이가 드셔서 몸을 못 움직일 때 까지 입신체비를 계속 하시면서 억눌러야지.
역사상에서 세종대왕님을 괴롭히던 고질병인 당뇨는 1438년 10월부터 1441년 8월 말까지. 3년도 안되어 일반적인 증상은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다.
“이 아비가 너에게 일을 시키려 하는데. 너도 이 아비에게 청할 것이 있다면 지금 하여라.”
“다름이 아니오라. 나라의 일과 관련된 것이라 함부로 말을 꺼내기가 힘듭니다.”
“괘념치 말거라. 나도 그 정도의 막중한 일이니.”
유청단백을 노리자. 타락색이 우유소의 후신 관청이고 지금 사라졌으니 그거면 되겠지?
“타락색(駝酪色 - 우유소의 후신 관청. 소를 관리하고 우유를 생산한다)을 다시 설립하는 것 입니다.”
“타락색이라? 아 그래 낙산 목장을 관리하던 그 곳 말이더냐. 상왕께서 아직 정정하실 적에 관리들이 상소를 올렸지. 그 작은 터에 있는 목장을 관리한답시고 이백이나 되는 인원이 있었기에 예빈시(禮賓寺 - 왕실 종친들의 음식물 공급을 위한 관청)에서 담당하게 하였다. 그런데 어찌하여 다시 설립하게 하는 것이냐?”
이런 미친 이건 몰랐네. 어설픈 역덕이 여기서 화를 입는구나. 소는 그대로 있고. 관리자들이 업무가 태만하거나 효율이 떨어져서 사라진 거였어? 그래 생각 생각을 하자. 생각을 하는 것은 좋은 거야. 그래 떠올랐다 세종대왕님이 말을 하는 동안 생각나 버렸어!
“소의 젖이라 함은 삼일이면 상하게 되어 도저히 보관할 수 없습니다. 하오나 유락(乳酪 - 원시적인 치즈)을 만들면 여섯 달은 보관이 되며. 그 이전에 수유(酥油 - 원시적인 버터)를 만들고 소금과 섞으면 이 또한 달포는 족히 갑니다. 우유에 국한되지 않는다면 이 물산들은 각지로 오고갈 수 있습니다.”
“옳구나. 네 말은 우유소를 굳이 한양에 관청으로 만들지 말고 각 지방에 소를 키우기 좋은 곳에 나누어 여러 곳에 만들면 족할 것이란 말이구나.”
“그렇사옵니다. 봄과 여름철에는 그 소를 민간에 대여하여 농사를 돕고. 가을과 겨울에는 그 소에서 유락과 수유를 채취한다면 나라에 실로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화두를 던지자 세종대왕님은 한참동안 생각하시더니 그러면 될지도 아니 저러면 될지도 하고 한참을 고민하시다가 웃으시면서 말했다.
“네가 서산군과 같이 지방에 한번 다녀오니 백성들의 삶을 알게 되었구나. 일손이 부족하여 소를 쓰지 못하고 밭을 가는 이들이 많은데 가끔씩 소를 빌릴 수 있다면 소가 놀 일도 없고. 그 소에서 우유를 받을 수도 있으니 좋을 것이다. 이것은 신료들과 논의해 보겠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그래. 내가 부탁하고 싶은 것은 다름이 아니라 지난달에 사직을 요청한 황희에 관한 것이다.”
황희? 아 아직 안 죽었지? 지금 보름에 한번 조회에만 나오고 자택근무를 하고 있나?
“영의정이 연로하다는 말은 많이 들었습니다.”
“영의정 황희가 얼마 전 청하기를 ‘신의 허리가 구부러지고 눈은 침침하여 조회에도 참가하기 힘들어 낯을 들 면목이 없으니 사직을 청하옵니다.’ 라고 하였다. 그래서 별 방도가 없이 초하루와 16일 외에는 조회에 참가하지 말라 하였지.”
“영의정은 올해 일흔 아홉이니 충분히 그러할 수 있습니다.”
79세면 현대 한국남성의 평균 기대수명이다. 그러니 충분히 퇴직하고도 남아야지.
“어의들도 해답이 없던 소갈증을 물리친 너이며. 얼마 전 우공의 몸을 낫게 하지 않았더냐. 그 지식이라면 황희의 허리를 펴고 안력을 북돋을 수 있지 않겠느냐.”
“아 저 그것이….”
“서산군과 한번 이야기를 나눠서 네 능력에 대해 알게 되었다. 도저히 하지 못 할 일이면 그만 두어도 좋으니 한번 다녀와 보거라.”
그러니까 조만간 팔순인 양반 몸 복구시키라고? 그래도 황희는 89까지 사니까 복귀가 될까? 아니 그 이전에 이거 노인 학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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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시오?”
“수양대군 어르신 아닙니까!”
“영의정 어르신을 만나 뵈러 왔소.”
안으로 하인이 쪼르륵 달려 들어가는걸 보니 뭔가 수상하다. 아니 설마 이 양반 아직도 정정한데 근무 더 하기 싫어서 꾀병 부리는 건 아니겠지? 근데 능력과 범죄가 비례하는 황희라면 충분히 꾀병을 부릴 만 한데.
“대감께서는 몸이 편찮으셔서 오랜 시간동안 대화를 나누지는 못할 것입니다.”
“걱정 마시오. 그저 환후를 조금 보러 왔소.”
같이 따라온 하인을 문간채에 두게 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내를 받아 계속 들어가니 사랑채 안쪽 방에 황희가 누워있었다. 간신히 상반신을 일으키는 모습은 한눈에 봐도 병자 같은데. 그런데 저거 뭐야.
“주상전하께서 어르신을 많이 염려하고 계시기에 환후를 살피러 왔습니다.”
“노인이 다 되어 주상전하의 큰 뜻을 받들지 못함에 있어 안타까울 뿐이니 어찌 하겠습니까.”
“이건 뭡니까?”
“그 그건!”
바둑알이 사랑채 구석에 나뒹굴고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랑채 안에 있는 바둑알통을 열어보니 흰 돌과 검은 돌이 섞여있었다. 사랑채 옆방에서 흐읍! 하는 소리가 들리고 황희의 눈이 부릅떠지는데 눈빛이 살인적이다. 어유, 사람 여럿 담가보신 눈 같아요.
“영의정께서 기군망상의 죄를 범하신 것입니까. 아니면 여력이 남기에 바둑을 두신 것 입니까?”
“기군망상의 죄를 범하진 않았소이다. 게 있느냐? 잠시 들어와 보거라.”
“어르신! 일어나시면 아니 됩니다.”
“괜찮다. 내 몸은 내가 잘 알고 있다.”
하인의 부축을 받아 일어난 황희는 전형적인 노인성 척추 측만증의 증세로 몸이 앞으로 기울고 왼쪽으로도 약간 기울어 있었다.
“힘을 주어도 이것이 한계올시다. 그나마 버티는 것도 이 정도이지. 한 시진을 서 있으면 몸이 아파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이거 내가 못 고친다. 이정도로 심각하면 현대에서도 척추 관련 수술이 필요하겠다. 아니면 그냥 물리치료 받고 주사 맞고 인생 십년 남은 거 참으며 살고 말지 하면서 포기할 수준이다. 이건 그냥 척추관련 운동 조금 가르쳐주고 말자.
“서 계신다면 몸의 뒤쪽, 특히 허리 아래가 당기지는 않습니까?”
“정확하오. 아주 정확하니 소름이 돋는구려.”
“제가 따로 해드릴 수 있는 것은 없지만 이 자세를 취한다면 조금은 나아지실 것입니다.”
간단한 척추 스트레칭을 알려줬는데 이걸 따라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래도 안 하는 것 보다는 좋겠지?
“대군께서 이 늙은이를 위해서 이렇게 힘써주시는데도 몸이 따르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주상전하를 뵐 면목이 없을 뿐입니다.”
“알겠습니다. 허면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돌아와서 그 말을 그대로 전해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예의상 ‘십년만 젊었으면’ 이라고 말을 했지. 세종대왕님은 어쩔 수 없다고 한숨을 내쉬더라고. 그래 이건 안 건드린 것이 잘한 거야. 잘못하면 골다공증이 겹쳐서 척추가 와사삭! 해버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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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만 젊으셨다면. 혹여 그 이전에 제가 손을 댔다면 이 지경까지 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정녕 그렇단 말이냐? 환후가 얼마나 심하기에 그러는 것이냐.’
‘심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골격에 힘이 빠지며 척추가 휘어 바로 잡을 수 없었습니다. 우공은 근육이 손상된 것이기에 치유가 가능했습니다.’
‘젊은 시절부터 근력이 있었다면 척추가 휘는 것을 막을 수 있단 말이더냐.’
‘자세가 올바르다면 그러할 것입니다. 제 배움이 아직 그런 경지에는 이르지 않았기에 고칠 수 없었습니다.’
“안타깝구나. 참으로 안타까워. 이 나는 스물의 몸으로 돌아간 것만 같은데.”
혹여나 하는 마음에 둘째를 보냈다. 자기가 봐두던 인재인 우공에 대한 소식을 듣고는 실망했지만. 유의 지식으로 완치 되었다는 말을 듣고 일말의 희망을 가지게 되었고 얼마 전 은퇴한 황희에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보내보았다. 하지만 몸을 되돌리기엔 너무나 늦었다.
아마 자신은 십년 정도는 나라를 다스릴 수 있었고. 그 뒤로 십년은 큰 병환이 없으면 상왕 노릇을 하면서 충분히 세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었다. 황희는 여러 방법으로 쓸 만한 인재였으니 안타까웠다.
“근력이 있었다면 척추가 휘는 것을 막아낼 수 있다 하였다. 입신체비에 심혈을 기울이면 각종 질병을 막아낼 수 있다면. 안타깝게 몸을 놀리지 못하는 자들이 사라진다면. 그렇다면 혹시나.”
아직은 불가능한 일이고. 둘째 아들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심지어 자신이 살아 있는 동안에는 그 시작조차 힘들 일이었다.
“단 백년. 조금 더 빠르다면 팔십년의 시간이 있다면 충분할 것이다.”
서산군을 만나서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가 답하기를 ‘입신체비는 남을 가르치는데 짧게는 삼년 보통은 오년, 그 분야에서 대성하려면 십년이 걸리며 수양대군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몸이 워낙에 뛰어나서 삼년이 걸린 것이다.’ 라고.
공자마저도 수천 명의 제자를 한 번에 키운 것은 아니다. 시대를 거치고 거치며 제자의 제자가 생기고 그 학파를 만든 것이지. 그렇게 본다면…….
“그 때가 된다면 이 나라에 충분한 도움이 될 것이다. 백년지계 막여수인(百年之計 莫如樹人 - 백년의 계획은 사람을 기르는 것이 좋다.)이라 하였는데 한 종류의 사람을 더 길러 다른 사람들을 돋워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