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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조선-17화 (17/573)

< 1장 16화 - 모이는 제자들(3) (0722 수정) >

“서산군이 요즘 학문에 힘쓴다고 들었는데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냐.”

“저도 사람이 저리 변할 줄은 몰라서 너무나 놀랍습니다.”

서산군이 학업에 몰두한지 한 달이 지났다. 슬슬 종친들 사이에서는 소문이 퍼졌고 세종대왕님과 형님도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도 쌓아놓은 지식이 없으니 입신체비서에 손을 대기는 힘들 수준이라 생각했었고.

그런데 내가 서산군을 너무 얕본 것 같다.

“종형께 배움을 얻고 싶어서 왔습니다.”

“너무 이른 것 아닌가? 그대가 배우기로 한 지 고작 다섯 달이 지났다네.”

1441년 2월 중순. 서산군이 급작스럽게 집으로 찾아왔다. 눈이 퀭하고 살이 좀 빠져있지만 손에도 아직 닦아내지 못한 먹물자국이 있으니 계속 필사하고 읽으면서 배움을 이어나갔겠지. 혹시나 해서 시험을 해보니 사서삼경은 거의 다 외우다 시피 했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종제의 재능은 정말 대단하군. 내가 분명 배울 적에 이 년이 넘게 걸렸던 것 같은데.”

“오히려 짧은 기간에 배워서 깊이가 부족할까 염려됩니다.”

“아닐세. 조금 부족한 것은 채워나가면 그만이야. 여기는 마정호(마일용의 호)라고 하네. 나와 동갑이네.”

서산군은 고개를 꾸벅 숙이면서 인사를 하는데 종친이 서자에게 인사를 해서 그런지 마일용은 화들짝 놀라면서 뒤로 주저앉을 뻔 한다.

“미욱하지만 군호를 받은 서산군입니다. 앞으로 입신체비를 배우고자 하니 많은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아 아닙니다! 제가 이런 대접을 받을 수는 없습니다! 저는 그리고 서자이니 안심하고 말을 놓아 주십시오.”

근성의 사제랑 대충대충 빠질 궁리를 하는 사형. 1년 정도 지나면 서로에게 자극이 되지 않을까? 혹시나 했지만 역시다. 마일용도 자극을 받아서 몸을 잘 놀리고. 서산군은 부족한 육체를 채우기 위해 서로에게 부족한 점을 채워주고 있었다.

“좋았어! 오늘은 그만!”

“크악! 고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둘 다 열심히 한다. 하지만 몸을 씻은 다음 옷을 갈아입고 바로 뻗어버린 마일용. 하지만 서산군은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앉아서 책을 읽고 있다.

저 정신력은 정말 감탄할 만 하다. 오늘은 상체라서 책을 넘기다가 통증이 밀려올 것 같은데. 신음성만 조금 올라오고 계속 책을 뚫어져라 보고 있다. 그 때였다.

“아부지 아부지이이이이이.”

“어이쿠 현동아 여긴 무슨 일이냐?”

“아버지 제가 야옹이 봤습니다? 야옹이를 만지려고 하는데 지붕 위로 뛰어갔습니다.”

입신체비가 끝나고 현동이가 저 멀리 아내 품에서 뛰어내려 달려왔다.

“어떤 야옹이였니? 주황색? 검은색?”

“흰색 야옹이였습니다!”

내 아들 현동이. 이 몸에 들어왔을 때 결혼을 이미 했지만. 이 아이는 내가 빙의한 뒤에 임신한 아이이다. 다른 다섯 살배기 아이들보다 체구도 크고 몸도 날랜 것이 태조대왕님의 유전자인가. 아니면 가끔 먹인 유청단백의 힘인가?

“흰색 야옹이 기르고 싶은데 안 되겠습니까? 아버지께서 잡아오시면 좋아 보입니다.”

“고양이는 벼룩이 있으니 함부로 기르면 안 된단다. 새끼일 때 잘 길러야 좋단다.”

“근데 마 씨 아저씨는 왜 볼 때마다 저렇게 누워있습니까?”

“아으으으으으으으…….”

어이구, 마일용 이놈아 애가 보고 배우겠다. 전에는 하도 살려주십쇼! 하고 비명을 질러대서 집에 있던 현동이가 화들짝 놀라서는 ‘살려주십쇼!’ 라고 하니까 살려줘야 해! 하고 난리를 피운 적이 있다.

그 이후로 살려달라는 말은 금지. 당연히 죽여 달라는 말도 금지. 대신에 매번 아파서 끙끙 앓는. 불쌍한 사람으로 보는 것 같았다.

“힘을 기르려면 저렇게 아파야 하는 건가요?”

“아니란다. 옛 말에 사람은 힘이 다 할 때 까지 계속 정진해야 한다는 말이 있었지. 그래서 계속 가르치고 또 가르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저렇게 누워있어야 하게 계속 만드는 건가요??”

아직 다섯 살이라 어려운거는 이해 못한다. 현동이를 가볍게 올려 목마를 태워주면서 간단히 설명해줬다.

“하하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구나. 사람이 힘을 기르려면 운동을 해야 하는데. 운동을 최대한 많이 하면 힘이 더 많이 길러지겠지? 그래서 힘들어 누워버리는 거란다.”

“그럼 당숙아찌는 왜 앉아계십니까?”

“네 당숙은 배울게 많으니 책을 보는 거란다.”

“그림책이 더 재미있습니다!”

현동이는 이미 정음을 떼었다. 그림동화로 정음을 가르치니 순식간에 이해하고 쓸 줄 알아서 이제는 사자소학부터 시작하고 있으니.

“그래도 매번 그림책만 볼 수는 없단다. 아버지도 그랬고 백부이신 세자저하도 그랬고. 네 할아버지인 주상전하도 그리 하였으니. 세자저하를 가르쳐 드려야 하거든.”

“세자저하께서도 운동 끝나면 마 씨 아저씨처럼 누워계십니까?”

“가끔 그러신단다. 하지만 세자저하도 바로 업무를 보러 가시니 얼마나 좋더냐.”

정음 하니까 생각 난건데. 현동이를 가르치면서 내 아내도 정음을 배워버렸고. 내 집에 있는 종들도 하나둘씩 정음을 깨우치기 시작했다. 그렇게 며칠이 더 지나자 서산군이 입신체비를 하는 날이 아닌데 나를 찾았다.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닌가? 매일 입신체비를 하면 뼈가 상할 수 있다네.”

“오늘은 입신체비를 하러 온 것이 아니고 사람을 찾아서 천거하려고 합니다.”

“사람 하나를 추천하겠다고?”

사람이라? 서산군이 왈패들과 논다는 말은 많이 들었는데. 왈패들이면 가르치기 좀 힘든 사람인데?

“전에 제가 첩을 하나 구한다 하지 않았습니까?”

“그렇지. 아직 아이가 없어서 첩을 들인다는 말은 들었네.”

“그 중에 알게 된 사람인데 우현규(우공 - 禹貢. 자는 현규)이라는 자입니다. 연배는 저보다 다섯 살 위인 스물일곱인데 용력이 뛰어나고 무과는 복시에서 탈락했습니다.”

어디서 알 것 같기도 하고. 우현규?

“그렇다면 현규는 이름이 아니고 자(子)인가? 복시에서 탈락했다면 어디 무관으로 일하고 있겠는데?”

“그렇습니다. 이름은 공(貢)이며 일전에는 돈의문에서 사용(정9품)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이라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자인데.”

“그것이 말입니다……. 다름이 아니고 종형께서 일전에 백오십 근의 거대한 솥을 단박에 들어 올리지 않으셨습니까.”

맞아. 그놈의 대역기에 관련되어 소문이 쫙 뻗었지. 천근을 한 번에 짊어졌다는 소문도 있고 별의별 소문이 다 있었으니.

“설마 그 헛소문을 따라 하다가.”

“맞습니다. 용력이 뛰어나기에 직접 나섰는데. 그 과정에서 허리를 다치고 회복이 되지 않아서 순위사(오위의 전신 중 하나)에서도 제명되었습니다.”

“뭐라고? 의원들이 치료하지 못했단 말인가?”

기억을 되새겨보자, 우공이라 무과 급제자에 만호딱지 달고 압록강 넘어서까지 진격한 간 큰 사람이고. 이시애의 난을 진압하며 세조의 라인을 잘 탄 대표주자 중 한명이었지. 나중에는 수군절도사까지 올라가던가?

“정확히는 증세가 나아졌으나 다시 돈의문의 사용으로 들어가려고 하다 파면 당했습니다.”

“아니 군문이 병으로 조금 걸렀다고 바로 자리가 없어지는 것인가?”

“사사로이 내기를 하다가 몸을 상하게 한 것이 발각되었다 합니다.”

서산군의 표정이 안 좋은걸 보아서는 과거부터 사사로이 알던 사이 같았다.

“세상에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그 뒤에는 다시 무과를 보겠다 말했으나. 얼마 전부터는 무과를 대비한 훈련조차 하지 않는다 합니다.”

“한창인 사람이 대체 왜 그러는지! 혹시 다리를 절거나 그러진 않은가?”

“그렇진 않습니다. 헌데 조금만 움직이면 쉬이 피로하고 허리에 손을 짚더군요. 혹시나 종형께서는 이런 일에 대한 지식이 있으신지요?”

“내 무슨 일인지 대략 알겠네.”

이런 거물이 허리가 아파서 군문에서 추방당한다고? 이게 무슨 역사의 장난이야? 다리를 절거나 하지는 않으니 디스크는 아닌 것 같다. 아마도 만성 요추 염좌. 그 지독한 질병의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그 이상 가는 부상이면 내가 손을 댈 방법은 아예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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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만 아니었어도 이런 꼴은 당하지 않았을 텐데.”

그놈의 진양대군. 이제는 수양대군이지만 그 종친이 백오십 근을 단번에 머리위로 들었다는 이야기는 입소문을 달고 퍼져 이백오십 근이 되었다. 그걸 그대로 믿은 내가 바보였다.

“자네 그리 다친 것도 아니지 않은가?”

“시끄러워! 조금만 허리를 움직이면 아파오는데 어쩌란 말인가!”

“허어 이사람 사람 치겠네. 취했나?”

“안취했다네!”

“자네 부친께서 걱정하시지 않는가. 그만 마시고 들어가 보게.”

또 다시 목으로 술이 넘어간다. 소문이 퍼지고 퍼졌지만 어떻게든 현실적으로 만들려 노력했다. 내기에는 빠질 수 없으니 대충 백오십 근 정도 되는 돌덩어리를 드는 자가 오승포 20필을 가져가기로 했으니.

온 몸에 힘을 주면서 돌덩어리를 들어 올리는 순간이었다. 허리에서 뭔가 늘어나는 소리가 들렸고. 그 직후 끔찍한 통증과 함께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일어나지도 못했다. 의원들이 달려와 탕약을 처방하고 소뼈를 고아 먹으라 하였다. 그렇게 허리가 아프지 않게 되었지만살이 뒤룩뒤룩 쪄 버렸다. 자신의 상관도 이렇게 말할 정도였다.

‘뭐라고? 지금 사사로이 내기를 하다 몸을 다친 주제에. 살이 이리도 불어서 오다니 그 썩어빠진 정신과 비대한 몸으로 어찌 무관의 자리에 오를 수 있겠는가?’

예전의 몸을 되찾으려고 말을 타고 훈련을 시작했다. 아버지는 그저 아들이 잘 되기만을 바라셨는지 준마를 어디서 구해오셨고 아내도 수발을 들었다. 한 달이 지나서 살이 조금 빠질 시기가 되니 허리가 다시금 아파왔다.

“그놈의 수양대군만 아니었으면.”

“입 조심하게나. 얼마 전 바다에서 해돈(돌고래)과 사투를 벌이셨다는데.”

“그래. 네 보(7.2m)가 넘는 해돈이 어부들을 괴롭히자. 친히 징벌하시려 강철로 만든 낚싯대를 들고 나가셨다네.”

“맞아 해돈의 주둥이를 팔뚝만한 갈고리로 꿰어버리고. 반나절 간 힘겨루기를 하다가 낚싯대를 바다에 빠트리셨고 해돈은 자취를 감췄다 하던데.”

뭐? 해돈의 입을 꿰어?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멱살을 잡으려 했지만 일어서자 허리가 다시 아파온다. 화를 낼 수 밖에 없다.

“그게 무슨 헛소문이란 말인가!”

“그래. 그건 헛소문이니 입에만 담고 있게.”

“어허 이보시오 헛소문이라니. 어?”

“난 그런 적이 없네. 해돈과 싸우다니 그게 무슨 헛소문인가.”

“수양대군 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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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군의 안내를 받아서 찾아가니 술판이 벌어졌고. 거기서 우공을 빼내서 집으로 데려왔다. 만성 통증에 시달리는 사람은 술을 마셔서 통증을 잊으려 하는데. 우공도 그러한 것 같았다.

“백오십 근의 돌을 단번에 들다가 허리가 삐끗하였다고.”

“그렇습니다.”

신체는 중도비만. 좌절감에 술을 엄청나게 마셔서인지 안색도 정말 나쁘고. 그렇게 우공의 집으로 들어가자 아버지인 우수로(禹秀老)는 내 눈치만 보고 있다. 하긴 내 욕을 얼마나 많이 했을까?

“일어서 보게. 다리에 뻣뻣하거나 저리거나 걸음을 떼기 힘든 증상이 있는가?”

“없습니다.”

“허면 둔부, 허벅지, 장딴지, 발 등의 몸 뒤쪽으로 저리거나 눌리는 느낌이 있는가?”

“그것도 없습니다.”

할아버지가 앓으셨던 허리 디스크 증상을 이야기 했는데 다행히도 없다.

“병상에서 일어난 이후로 계속 몸이 비대한 상태였겠지.”

“그……. 그렇습니다.”

“마구간에 좋은 말이 있는 것을 보면 살을 빼야 한다는 일념으로. 준마를 타고 무예를 연습하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병이 재발하였을 것이고.”

“맞습니다.”

운동을 하면 처음에는 괜찮지만 나중에 가면 아파온다. 결론은 딱 하나지. 만성 요추 염좌. 신경계 증상도 없으니 허리 근처의 근육덩어리가 지속적으로 손상되는 악순환에 빠진 상황이다.

“자네와 같은 증상으로 나도 한 달간 고생한 적이 있지. 우선 처방을 내리겠네.”

“저기 제 병은 백약이 무효하였습니다.”

“병을 약과 침으로만 치유하는가? 난 아니라고 보네. 운동으로 생긴 병은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운동으로 나을 수 있다네.”

확신을 가지고 말했다. 만성 요추 염좌의 치료는 현대에서도 약물치료가 우선이고 물리치료도 하고 있지만. 약물치료는 뜸과 침 그리고 한약으로 대신할 수 있다 생각해야지. 이 시대의 한의학은 부족하지만 못 쓸 놈은 아니다.

“저희 집의 재산이 이제…….”

“얼마가 들던 내가 대 주겠네. 그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니 걱정 말게나.”

천만 다행이도 부상이심각하진 않아 신경계 문제는 없으니 - 있다면 정말 골치 아파진다 – 운동치료가 효험을 많이 보일거다. 일단 살부터 빼고 코어근육을 강화시키자.

“자네의 몸을 보았다네. 허리의 근골이 손상을 입고 회복이 되던 와중에 살이 너무나 불어난 것이 첫 번째 문제라네.”

“살이 쪘다면 제가 말을 타고 훈련하였을 때 살이 빠져야 하지 않습니까?”

“아닐세. 살이 불어난 상태에서 말을 타면 그 충격이 다 어디로 가겠나? 불어난 살로 인해 평시보다 더 커진 충격이. 가까스로 회복되고 있던 허리로 돌아간 것일세. 바꿔 말한다면 자네의 의지는 충분하다 할 수 있겠지.”

우공은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린다. 얼마나 억울했을까. 자신이 열심히 한 덕분에 병이 치유되지 않은 것이니.

“제가 그토록 열심히 하였는데.”

“그러니 허리를 보하는 운동을 하고, 탕약과 침을 겸하여 몸의 혈맥을 돌게 하고. 마지막으로 살을 뺀다면 처음 단계는 완성될 것일세. 내일부터 집으로 찾아오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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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가르쳐준 것은 패도(伂禱 - 플랭크)였다. 뭔가 이상하긴 하지만 엎드려서 기원하는 것이야 말로 플랭크의 참 뜻이다. 패도는 참으로 좋은 운동이야. 코어 근육만 순수하게 기를 수 있고 몸으로만 할 수 있으며 부상 입은 사람도 웬만하면 할 수 있으니.

“마음속으로 숫자를 천천히 세게. 도저히 버틸 수 없으면 자세를 풀고. 어깨가 등 위로 튀어나왔으니 최대한 붙이게! 허리를 앞으로 숙이는 것은 다른 운동일세! 배에 힘이 최대한 들어가야 한다네!”

“으윽 스물밖에!”

“충분하네. 풀게!”

플랭크 자세 20초 유지는 조금 힘든 것 같았다. 거기다 우공은 절대로 무리하면 안된다. 만성질환을 다시 튀어나오게 만드는 요소는 무리한 운동도 한 몫 한다.

“처음 치고는 훌륭하네. 무리하는 것 보다는 조금 적게 하는 게 좋다네.”

“다음 운동법은 무엇입니까?”

“여러 가지가 있다네. 우선 각굴(脚屈 - 런지) 운동법을 가르쳐 주겠네. 이것은 아침에 일어나서 한번, 저녁에 자기 전에 한번이면 충분하다네.”

런지를 최대한 안전하게 의자를 끼고 하고. 허리 통증에 좋은 요전략(腰前畧 - 윌리엄 운동)을 하고. 혹시나 모르니 디스크에도 좋은 요후략(腰後畧 - 멕켄지 운동) 또한 가르쳐주고. 스트레칭도 죄다 해주고.

그리고 마무리는 역시나 그거다. 새 보행기가 설치되어 찬밥이 된 예전 보행기지! 형님에게 부탁해서 보행기를 내 입신체비장으로 옮겨왔다. 새 보행기는 그 고양이 쳇바퀴처럼 훨씬 안전한 구조로 다시 만들었고.

“뭔가 말입니다. 뭔가.”

“허리를 펴고 팔에 힘을 빼고 걷게나. 그런데 뭔가 라니?”

“몸을 놀리는 것이 아니고 힘들지 않은 것이 이상합니다.”

요즘 우공은 채소를 많이 먹고. 고기를 줄이고. 술을 아예 줄이면서 반쯤 선인처럼 살고 있었다. 이게 치료인가? 하는 의문마저도 있는 것 같다.

“단 석 달만 같이 해보게나. 내 장담하는데 요추의 통증이 없을 것은 물론이고 살이 빠져 금세 편안해질 것일세.”

“다른 분들은 저렇게 죽을힘을 다해 입신체비를 하시는데 제가 이 자리에 있어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한번 배워봄이 어떠한가.”

“그럴까요?”

물론 근육량을 늘리는 배움은 아니다. 이렇게 뼈저린 고통을 느낀 사람은 의욕적으로 변하기 마련이니까 물리치료사로 굴려볼까. 하지만 다들 김칫국을 마시고 있네.

“서산군 어른! 입신체비는 좋은 것이 아니겠습니까? 몸과 정신이 나날이 좋아지니. 이 어찌 훌륭한 배움이 아니겠습니까?”

“마정호 자네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군. 나는 허송세월 하고 있던 탕아였지만. 입신체비를 시작하고 다섯 달 만에 읽지도 않던 서책을 두 개나 완전히 외웠다네.”

“하하 저는 조금 알고는 있었지만 단 석 달 만에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저 억지로 웃는 표정 뒤에는 나만 당할 수 없지! 라는 생각이 들어 있다 에 내 아랫도리를 건다. 내기가 성립이 안 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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