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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조선-11화 (11/573)

< 1장 10화 - 자발적 참여(1) (0724 수정) >

후원에는 그늘진 곳에 조금씩 눈이 쌓이고 있다. 건장한 사람이면 영하의 기온에서 잠시 운동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세종대왕님은 연세도 있으시니 더는 힘들어진다.

“아바마마, 이제 조금 지나면 한겨울이 되는데 승마와 속보는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러하다, 헌데 네가 말하기로는 승마와 속보가 몸의 열을 돌리며 퍼지게 하는 과정이라 하였거늘 이 것을 궐하면 아니 된다. 다시 습이 쌓일 것 같구나.”

세종대왕님은 최소한 후원에서 하는 유산소 운동은 좋아하시는 것 같다.

“호군 장영실에게 찾아가 기물을 만들게 할 것입니다. 제자리에서 계속 걷게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조만간 흠경각이 완성되면 장영실의 소임은 끝이 나고 이미 기구 자체는 완성 되었으니 일을 더 시켜도 되겠구나. 그를 경상도로 보낼 생각이었으나 개의치 말거라.”

장영실이 내가 이론상으로만 계획했던 보행기(步行器 - 트레드밀)를 만들 수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지난번에 보여준 그 모습대로라면 지금 과연 제정신일까? 그리고 무동력 트레드밀은 장영실이라는 천재가 있는 조선시대에 과연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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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업무시간 아닌가?”

“대군어른! 여기는 어인일로? 호군님 일어나 보십시오!”

“난 다 끝났어! 내 인생이 끝나건 말건? 히익!”

장영실은 근무시간인데 책상 위에 엎드려서 자고 있었다. 하긴 그 동안 옥루 만들며 공밀레로 갈려나간 기간만 최소 1년으로 보이는데 이 정도는 눈감아 주자.

“입가에 침 좀 닦으시구려.”

“저기 대군어른 이것은 잠시 피곤해서. 제 잠꼬대가 심한 편이어서.”

“그간 고생이 많았소. 그런데 주상전하께서 다른 기물을 만들라 명하셨는데.”

소헌왕후님이 [절규]였다면 지금의 장영실은 [자식을 삼키는 사투르누스 - 조금 혐오스럽습니다] 의 표정을 지으며 입 안에 만들다 실패한 무엇인가를 쑤셔 넣었다. 왜 그러는지 이유도 모르겠지만 자신의 행동을 인식했는지 화들짝 놀라 뱉어낼 때 까지 기다리고 말을 이었다.

“그 기물이 일전에 보여준 용력을 키울 때 쓰는 기구요.”

“용력이라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주상전하께서 필요한 기물은 가장 먼저 평지에서도 계속 발을 놀리며 힘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기구요. 밖을 거닐 수 없으니 제자리에서 한우(왕의 땀)를 흘리며 계속 걷는 것이오.”

“그런 것은 어찌하여 만드는 겁니까?”

그게 이 시대의 한계지. 운동이 좋다 어떻게 운동해라 이런 말을 설명한 사람도 없었으니. 그저 의학적 권고일 뿐이니까.

“전하의 뜻이 이러니 아들로서 따를 수밖에. 중요한 것은 보행기뿐만 아니고 등의 근육을 움직일 수 있게 당기는 기구. 가슴의 힘을 잔뜩 주어 양 팔을 당기는 기구. 말 그대로 온 몸을 바쁘게 놀려야 하오.”

“계속 어체를 움직이시다니 그것이 사실입니까? 얼마나 고생하시는 것입니까.”

“이 몸을 만들 때 어찌나 고생했는지 모르오. 하루 네 시진을 꼬박 산을 오르는 것은 시작이고. 정신없이 뜀박질을 하고 대역기를 들다 힘에 겨워 구토하고. 심지어 잠을 자는데 너무 몸이 아파 눈물이 찔끔 나오는데 도저히 참을 수 없었소.”

이건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다. 신밀레(신하+공밀레)를 엄청나게 당했는데 이제 대왕님이 고생하실 기구를 직접 만들어야 한다고? 그마저도 몸이 계속 좋아져서 점점 더 가혹하게 몸을 옥죌 기구들을?

당연히 뻥이다. 세종대왕님은 그냥 PT 받으시는 사장님들처럼 건강하게 통통한 수준에서 끝날 거다. 어차피 누명을 쓰건 정치적 압박을 당해서건 파직당할 사람이니 그것만 어떻게든 막아주면 서로 좋은 것 아니야?

“그런 몸으로 눈물이 나오셨다니 믿겨지지가 않습니다.”

“근육이 커지면 아픔도 커지는 법이지. 하지만 입신체비를 그리도 열심히 하신다니 자식으로서 거절하고 싶었으나 어명이니 어쩌겠소.”

“저도 대왕님께 녹을 받아먹고 사는 입장에서 이 명을 거역하고 싶습니다만.”

“싶습니다만?”

“오히려 주상전하께서 이 몸을 믿으시고 명을 내리신 것이니 찢어지는 마음을 다잡고 일 하는 것 외엔 도리가 없습니다.”

표정 관리 좀 하시죠? 아주 입이 귀에 걸리게 쭉 찢어지네. 그렇게 장영실에게 ‘자발적 참여’를 얻어내고 대충 그린 트레드밀 도면을 준 다음날. 형님이 조회가 끝나고 나를 찾으신다.

“우선 소역기와 대역기를 이렇게 다시 만들어 보았다.”

“오호 세상에?”

공조쯤 되니 기술력이 올라간 게 딱 보인다. 소역기는 주철로 만들었는데 내가 한 것처럼 좌우가 둥글둥글한 게 아니고 주물이지만 모를 딱딱 따서 팔각으로 만들고 끝을 다듬은 녀석들이었다. 이러면 굴러가지 않으니까 좋고 최소한의 장식성도 있으니 좋고.

대역기는 전에 시범을 보일 때 공령 한 개를 고의로 떨어트린 것이 염려되어 그런지 구멍을 네 곳에 뚫어서 손으로 휘어잡을 수 있게 만들었다. 대역기봉은 좀 더 가늘고 더 튼튼해 보인다.

세종대왕님이 검약을 중요하게 생각하신다고 장식 같은 것은 손으로 잡는 부분에 둥글게 감고 흠집을 낸 가죽을 덧대어 미끄러지지 않게 한 것과 무게를 음각한 곳 안쪽에 뇌록(단청에 쓰이는 녹색 도료 원재료, 광물이며 빻아서 쓴다)으로 색을 입힌 것 외에는 없다.

“훌륭합니다. 아니 이 정도면 오히려 좋습니다.”

“오히려 좋다는 게 무슨 말인 게냐.”

“후일 입신체비를 배우는 이들이 검약을 생각하지 않고 금과 은으로 쓸데없이 장식할까 염려하였는데 아바마마께서 이리 모범을 보이시면 그럴 일은 없을 것입니다.”

왕이 쓰는 것 보다 좋으면 안 된다. 그래서 집도 100칸(넓이의 단위)을 넘어서면 안 되니까. 훗날에 입신체비로 돈을 퍼붓는 짓은 못하겠지.

“그렇고말고. 이제 이 것들이 완성 되었으니 네가 가진 역기들은 모두 집으로 돌려보내도록 하겠다. 그리고 이제 아바마마께서도 어느 정도 차도가 있으시니…….”

“설마 궐하신다는 말씀이십니까?”

“어마마마께서 나도 석강시간을 이용해 입신체비를 하라 하시더구나.”

“어마마마께서요? 겨울이라 날이 기니 충분히 가능합니다.”

말을 꺼내시면서 더듬거리는 것이 어마마마가 나처럼 천근을 들라고 하신 것인가? 그건 아니고 그냥 운동 좀 하라는 거겠지. 형님은 신장이 나보다 약간 작을 뿐(약 172) 몸이 훤칠하고 비율도 좋으니 운동을 하면 효과는 날 거다. 그렇게 형님의 PT를 위해서 일정을 맞춘 다음 장영실과 함께 보행기를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하였다.

“대군께서 가져오신 구조를 보아하니 가능은 합니다만 결국 발판이 문제입니다.”

“발판이라 함은 그 것을 유지할 수 없단 말이오?”

“전하께서 오르실 발판을 만드는 건 목판이나 철판, 죽편을 엮어서 만들던 가능은 합니다. 그러나 이 발판에 힘을 가할 때 힘을 전달하기 위해 호를 그리듯 펼쳐져 곡선으로 있어야 하고. 반대 방향으로 가도 계속 당겨질 것입니다.

장영실은 아예 작은 부품들을 엮어서 손바닥 크기로 만든 녀석을 보여줬다. 발판 대신 가죽을 쓰는데 중간에 손가락으로 무게를 줘서 걷는 것처럼 했는데 확 휘어져 버린다.

“발판을 튼튼하게 엮으면 문제가 없지 않소?”

“튼튼하게 엮어 무겁고 둔하다면 밀어내기도 힘들어지니 걷는 것이 아니고 바닥을 박차는 형국이 될 것입니다. 걷는 것이 목적이시니 이치에 맞지도 않고 자칫 각부(脚部 - 왕의 다리)에 손상이 올 수도 있습니다.”

“가볍게 만들 수는 없는 것이오?”

“그렇게 되면 아래를 철편 같은 것으로 엮을 때 무게를 가볍게 해야 하는 데 철편이 끊어지면 옥체에 상흔이 날 수도 있습니다. 더 단순하고 확실하게 만드는 것이 나을 듯합니다.”

역시 합성섬유와 고무가 없는 이 시대의 기술로는 무동력 트레드밀을 만드는 건 힘들 것 같다. 몇 년 동안 실험하고 반복학습하고 그렇게 착실히 기술을 올려나가면 가능은 할 것 같은데 그럴 시간과 예산은 눈치가 보여서 받아낼 수 없고. 다른 용도로 쓰면 모르겠지만.

탄력이 있는 물건이라고는 소가죽이 전부니까 별 방법이 없다. 내가 기계공학 쪽을 했다면 모르겠는데 사학+헬스+영양학이니 거의 모르는 영역이고. 그런데 더 단순한 방법이 있다고?

“단순한 방법이라면 대체 무엇이오?”

“이 그림을 보십시오. 이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장영실은 어제 밤을 새다 알아냈는지 흥분하며 자기가 그린 그림을 보여줬다. 근데 이거 쳇바퀴 아니야? 이 안에 사람이 세종대왕님? 쳇바퀴 보다는 중세에서 첨탑 만들 때 돌 올리던 인력 기중기와 비슷해 보이는데 상당히 커서 오히려 안전할 것 같다. 지름은 한 4미터?

“이것이 무엇이오? 바퀴 아니오?”

“가운데 축을 둔 커다란 바퀴입니다. 안에 목판을 대어 발을 놀릴 곳을 만들고. 한 쪽에만 바퀴살을 두고 반대는 목판으로 막아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하는 것입니다. 혹여나 모르니 주상전하께서 잡을 손잡이를 들어오는 쪽에서 넣으면 더 쉬운 일이지요.”

“가운데 축에 주상전하와 바퀴 모두의 무게를 받아내야 하는데 그 문제는 없소? 또한 바퀴살도 한쪽에만 있으니 걱정되는구려.”

그림만으로는 잘 모르겠다. 바퀴 무게는 얼마나 되고 사람의 하중은 얼마나 버티지?

“물레방아도 조금씩만 보하고 아끼면 몇 년을 버팁니다. 쇠로 축을 보강하고 바퀴의 밖을 철판이나 사슬로 엮어 조이면 충분합니다.”

“그럼 이것의 크기는 어느 정도요?”

“폭은 약 세자(1m)에 전체 높이는 약 열두 자(4m) 정도가 나올 것입니다. 이 정도면 대보 아래에 둘 수는 없지만 작은 건물이 아닌 이상 보 방향에 맞추어 위로 빠져나오게 올릴 수 있습니다.”

내가 쳇바퀴를 돌려본 적이 있어야 알지. 무게를 높여서 부하를 많이 줘야할까 무게를 낮게 해서 동작을 빠르게 하는 것이 좋을까? 지금 유럽에서는 기중기로 쓰는 녀석을 조선에서는 운동하려고 만들어 버려서 황당하기가 이를 데 없다.

“완성 되면 직접 시험해보겠소. 그러니 시제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얼마면 되겠소?”

“보름, 아니 우선 장식을 붙이지 않고 옻칠도 하지 않는 시제품이면 열흘이면 충분합니다.”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요?”

“어명은 지엄한 것이니 분골쇄신 하여야 합니다.”

아 예 그러시겠죠 호군님. 눈이 초롱초롱 빛나는 것이 앞으로 입신체비 기구를 세종대왕님 핑계 대며 계속 시켜도 좋아하면서 갈려나가겠다. 그렇게 열흘이 흐르고 내가 직접 보행기를 시험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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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아주 좋소이다.”

“그렇습니까?”

“무게가 적당한 것이 아주 좋소. 아마 밖에서 죄어놓은 죔쇠 덕분에 무게가 올라간 것 같은데 이렇게 천천히 걷는다면 주상전하가 아주 좋아하실 것 같소이다. 축에 가죽을 조금 감고 기름을 칠하면 적당할 것이오. 그리고 안전을 위해 밖에서 제동을 걸 수 있도록 합시다.”

삐거덕 거리는 소리는 기름칠을 하고 가죽을 축에 덧대서 개선하자. 바닥은 홈을 조금 파내서 미끄러지지 마감한 나무판이니 신발을 신고 걷기에도 좋다. 빠르게 걸을 방법은 없는 게 은근히 바퀴가 뻑뻑해서 힘이 들어간다.

이거 바퀴가 커서 그런지 느낌이 무동력 트레드밀이랑 비슷한걸. 발로 박차는 힘이 들어가서 둔근과 햄스트링에 부담이 집중 되어서 좋다. 속도를 올리면 위험하지만 그런 것은 내가 조절해야지.

“제동이라뇨? 무슨 말이십니까?”

“앞과 뒤에 대를 올려 넘어지거나 축이 부러질 때를 대비하자는 것이오. 가운데 축 하나로만 버틴다면 행여나 축이 파손될 경우 큰 일이 일어날 수도 있소.”

“그건 미처 생각하지 못하였군요.”

기구를 조금만 손보고 입신체비를 하는 곳에 가져다 놓으니 아바마마는 한번 올라타 보시고는 ‘그저 걷는 것은 좋지만 시작할 때와 끝낼 때 번거롭다. 어서 날이 풀려 밖을 거니는 것이 좋다.’ 라고 하시며 이 초대형 쳇바퀴를 돌렸다.

그리고 고대하던 형님의 첫 PT는 새해 제사가 끝난. 1439년 음력 1월 4일부터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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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내 몸은 멀쩡하다 생각하였다. 무엇이 문제더냐.”

형님의 PT를 시작하기 위해 입신체비복(티셔츠)을 입혀놨는데 평소에는 도포에 가려졌지만 나중에 병을 앓다가 죽었다는 기록이 이해는 간다. 형님은 팔 근육만 활쏘기 덕분에 발달하였지 하체는 엄청 말라 마른비만 초입이었다.

역시나 과도한 업무가 문제다. 젊은 몸이라고 해도 하루 종일 일만 하면서 살면 이렇게 변하는 건 충분한 일이지. 이런 몸은 젊으면 그럭저럭 버티지만 중년이 되면 몸이 급속도로 망가진다. 여기에 종기가 끼얹어지니 버티질 못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형님과 가까이 하였거늘 형님의 신체가 이러한 것을 알지 못하여 죄송합니다. 이 동생 형님을 위해 형님의 몸을 보면서 입신체비를 하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거 걱정하지 말거라! 내 나이가 젊으니 너무 무리만 하지 않으면 된다. 어디 동생에게 지는 형이 있을까 싶더냐.”

아바마마는 고도비만이어서 무산소는 30분 내외로 큰 근육만 올리면서 짧고 굵게 하고 유산소는 1시간으로 비중을 잡았지. 반대로 형님은 무산소를 1시간씩 굴려야 한다. 식단 통제는 별 필요 없고 단백질을 오히려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 당연히 큰 근육을 올리려면 3대운동이지?

“형님 더 힘내십쇼! 의압(벤치프레스) 앞으로 딱 세 번만 더! 세 번만 더 올리겠습니다!”

“이 놈이 날 잡아먹으려고 작정한 것이냐! 어떻게 열두 번에서 세 번을 더 해 열다섯 번을 하는데 거기서 세 번이 더 늘어나느냐!”

“형님은 할 수 있습니다! 자 제가 힘을 돋워주지 않습니까!”

“끄아아으아아아아아아악! 네 녀석을 산관에게 보내 셈을 가르쳐야 할 것이다!”

“제 셈법은 형님의 근육을 보고 바뀌는 것입니다.”

“그런 셈법이 천지사방에 어디에 있더냐!”

형님의 몸을 보면서 입신체비를 한다 말했는데 믿어 주시질 않네. 그렇게 공좌 자세를 잡게 하자 잔뜩 경계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신다.

“솔직하게 말해라. 공좌(스쿼트) 열두 번이라 하였는데 정녕 12번을 할 것이냐 아니면 의압처럼 나를 속여 가며 수를 계속 늘려갈 것이냐.”

“올바른 자세로 임하신다면 수가 절대 늘어나진 않을 것입니다.”

“그래, 흐읍! 끄읍!”

“형님 무릎이 풀리셨습니다!”

“오냐 무릎을 우읍!”

“형님 허리가 앞으로 너무 기울어지십니다! 이번 것은 다시!”

아니 왜 이러시나 올바른 자세로 임해야 올바른 효과가 나오지!

“유야 제발 예전의 착한 너로 돌아오너라!”

“형님의 몸을 위해서는 악귀나찰이 될 수도 있습니다.”

“동생이라는 녀석이! 악! 으아아아아아아악!”

결국 형님은 공좌를 12번만 하였다. 실패한 횟수는 세지 않는다.

“이 보행기라는 것을 계속 돌리니 둔부(허벅지)에 불이 솟아오르는구나.”

“그것이 살을 태우고 몸의 열을 돌리는 것이옵니다. 형님은 몸에 근육이 적어 열이 돌지 않지만 젊기에 막아내고 있던 것입니다.”

“내가 이 것으로 너와 언쟁을 벌이다간 절대 이기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짜증 삼분의 일, 한탄 삼분의 일, 고통 삼분의 일의 PT를 마친 형님을 보면서 미소가 지어진다. 형님은 잘 모르겠지만 보름이 지나자 벌써부터 하체에 근육이 올라온다.

본래부터 보통 사람보다는 큰 체구라서 조금씩 올라오는 근육이 몸을 덮으니 보기가 아주 좋다. 여기에 유청단백만 있으면 아주 확실한데 날이 풀리면 세종대왕님께 건의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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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한 달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지쳐 죽겠소. 오늘은 몸을 보하는 날이니 편하지만 내일이 되면 다시 힘을 써야하오.”

“저하께서는 병환도 없으신데 어찌하여 그런 일을 계속 하시는 것이옵니까?”

“어마마마께서 걱정하시는데 유 녀석도 내 몸을 보고 어찌나 걱정을 하던지. 그런데 한 시진이나 몸을 놀리니 달라진 것 같기도 하고.”

얼마 전 활을 쏴보니 평소에는 10순(50발)을 쏘면 손이 저려오고 어께가 아파왔던 것이 이제는 20순(100발)을 쏴야 그런 느낌이 왔다. 몸이 강해진 것 같은데 확실히는 모르겠고.

“몸이 달라지셨다면 오늘은 합궁을 하심이 어떠하십니까.”

“좋소. 침소에 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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