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교통사고 후 기억상실증에 걸린 이설. 병원에만 가둔 채 물건 취급하는 부모에 환멸을 느끼고 탈출한 그날. 지독히도 근사한 남자를 만나 하룻밤을 보낸다. “……당신 정체가 뭐예요? 날 알아요?” “모르는 게 이상한 거 아닌가.” 내 쾌락 지점을 정확히 짚어내는 이 남자. “당신 전 남편인데.” 잃어버린 기억 속, 스스로 전 남편의 덫에 걸렸다. * “내가 널 유혹할 거야.” 순식간에 복부를 맞붙여온 그가 이설의 귀를 잘근거리며 속삭였다. “키스할 거고, 만질 거야.” “…….” “아주 깊숙한 곳까지.” “…….” “넌 가만히 있어.” 벗어날 수 없는 관능적인 목소리에 그녀의 무릎이 풀썩 꺾였다. “기억나게 해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