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석같이 믿었던 집사와 유모에게 배신당한 엠마. 그들과 마물을 피하기 위해 폭풍우 치는 밤, 산길을 헤맨다. “……저는 엠마예요. 엠마 허먼요.” 우연히 발견한 으리으리한 산장. 신비스럽고 비밀스러운 그곳에서 한 남자를 만난다. “제발요! 저를 구해 주세요. 진짜 뭐든지 할게요.” 그리고 엠마의 모든 삶이 송두리째 뒤바뀌기 시작하는데. “……저기, 죄송한데, 무, 무슨 일이 있었나요?” “뭐, 굳이 말하자면 남녀가 옷을 벗고 엉켜 있을 일이지.” 그리고 산장지기인 줄 알았던 남자는, 유일한 반워트 백작가의 후계, ‘어윈 반워트’였다! “내 허락 없이 눈앞에서 사라지지 마. 넌 내 것이니까.” * “그러니까, 내가 말한 사람들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거지?” “네.” 헛다리를 짚은 오해와 의심이 풀리기를 기대한 엠마가 열성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덫은 아니라는 거군.” 엠마를 바라보며 묘한 말을 중얼거린 남자가 천천히 몸을 굽혔다. 그리고 그녀의 귓가에 입술을 바짝 대고 속삭였다. “그렇다면 그냥 얻어걸린 건가?” 나지막한 목소리는 섬뜩하면서도 고막이 녹아 버릴 만큼 매혹적이었다. “……네?” “너,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