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부 곁으로 떠난 어머니의 장례를 치러 준 크리스티안에게 프란시스는 자신의 몸을 대가로 제시한다. “처음인가?” “……네.” 실로 뜨겁고 황홀했던 밤. 비록 이 하룻밤으로 우리 연이 다한다 해도 당신을 잊지 않으리. 그날 밤이 마지막이라고 여겼는데……. “로드 크리스티안…….” “귀신이라도 본 것 같은 표정이군.” 새카만 흑발에 이른바 ‘크림슨 아이즈’로 불리는 붉은 눈동자. 그 크리스티안 베일리가 제 발로 찾아오다니. “종종 당신과 밤을 보내고 싶습니다. 꽤 만족스러웠거든.” 순식간에 가슴이 차게 식었다. “대가는 필요 없어요. 그냥 마음 내킬 때 오세요. 거절하지 않을 테니까.” 하룻밤으로 끝난 줄 알았던 인연의 끝은 어디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