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진짜가 나타나기 전까지만

소설 속 엑스트라 주제에 감히 주인공을 넘보았다. 사랑의 힘으로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다. 완벽한 착각이었다는 걸, 모두가 죽고 깨달았다. ‘다시 돌아간다면, 당신을 절대 사랑하지 않을게요.’ 간절한 바람이 통했는지, 원작이 시작되기 1년 전으로 돌아왔다. 문제는 원작의 이 몸이 평판 최악의 악녀라는 사실! ‘이대로 가다간 여주가 나타나고 목이 댕강 잘리고 말 거야.’ 남주에겐 계속 거리를 두면서 갱생한 모습을 보이기로 했는데… “황후 폐하의 위대함을 대자보로 써서 제국 전역에 붙여야겠어요!” “정말 큰일을 하셨어요! 황후 폐하께선 역시 성녀가 틀림없으세요!” “황후 폐하를 위해서라면 이 한 목숨 기꺼이 바치겠습니다!” 너무 열심히 했나? 다들 나를 너무 좋아하는 것 같다. 게다가… “여긴 어쩐 일로….” “남편이 아내의 침실을 찾는 게 이상한 일인가?” 날 끔찍하게 싫어하던 남주의 태도도 어딘가 이상해졌다…? *** 마침내, 여주인공이 나타났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제 엑스트라는 원작대로 사라질 시간이었다. 미련 없이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어 가져갔는데… “…이혼?” “절 폐위하시고 새 황후를… 뭐, 뭐하시는 겁니까?”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가 이혼 서류를 갈기갈기 찢었다. 황당해하는 내게 그가 태연한 얼굴로 대꾸했다. “못 해주겠는데.” “신탁을 거스르시겠다는 겁니까?” “그거야 내 알 바 아니지.” 뭐라고요? 어이가 없어 멍하니 있는데, 그가 훅 내게 가까이 다가왔다. 위험한 얼굴을 한 그가 키스할 듯 아슬아슬한 거리에서 으르렁거리듯 말했다. “죽을 때까지 내 옆에 있기로 했잖아.” “…….” “네 약속이 먼저야. 난 절대 너 못 놔 줘.” 원작이, 다시 한번 바뀌려 하고 있었다. #원작에 순응하려는 여주 #본의 아니게 원작 바꾸는 여주 #능력여주 #여주 혐오하던 남주>여주한정 집착남주 #입덕부정하는남주 #책빙의 #회귀 #선결혼후연애 #여주에게 스며드는 남주와 주변인들 표지 일러스트 : SUK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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