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일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는 건 제나스뿐이었다.‘너, 마왕 잡을 때 긴장 안 됐냐?’‘이것만 끝나면, 너를 만나러 갈 수 있다고. 그렇게 생각하니까 용기가 나더라.’‘…….‘감격이 지나쳤고, 뜻하지 않은 사고가 났다.사태를 수습해야 했다.제나스는 결단한다.“그거 꿈 아니야.”“뭐?”“우리 섹스했어.”친구를 잃는 것보다는, 차라리 거짓말쟁이가 되는 편이 낫다고.“야, 근데 너 존나 못하더라.”그렇게 제나스 달링은 있지도 않았던 밤을 날조했다.후환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채.그럴듯한 계획이 있었다.며칠 후, 초췌한 얼굴의 테드 오로반이 입을 열기 전까지는.“제스, 어쩌냐. 나 그게 안 선다.”말하자면, 인과응보였다.***제나스는 턱을 치들며 끙끙 앓았다.“으, 흐으, 앗…… 흐읏.”애무는 길었고, 충분히 길었다.테드는 느긋하게 시간을 들여 제나스를 녹였다. 정말이지 조금도 서두르지 않았다. 흘레붙는 짐승처럼 진득하게 엉긴 채 여기저기를 물고 빨며 손가락으로 구멍을 쑤셔 넓혔다. 그 과정에서 달아오른 것은 제나스뿐만이 아니었다.“제스…….”씨근대는 숨이 거칠었다.테드 오로반은 누가 보기에도 성욕에 눈이 돌아간 사람 같았다. 그는 흉악하게 부푼 자지를 오목하게 들어간 배꼽에 꾹꾹 눌러대며 뇌까렸다.“넣어도 되냐?”시선을 내린 제나스는 입 안에 고인 침을 꼴깍 삼켰다.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는 중에도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테드가 씩 웃으며 탁해진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제스, 너 지금 엄청…… 야해 빠진 얼굴 하고 있는 거 알아?”웃음 섞인 속삭임이 귓가를 쓸었다.“기대돼?”얼굴에 확 열이 번졌다. 제나스는 대답하는 대신 진이 빠져 축축 늘어지는 몸을 둥글게 말며 주장했다.“뒤로…… 뒤로 해.”얼굴을 보여주기 싫었다. 제나스는 고집을 부렸다.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그는 불만스러운 듯 보이긴 했지만 순응했다. 제나스는 곧 후회했다. 테드의 손에 골반이 붙들려 엉덩이가 들렸다. 이게 더 부끄러운 자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고집을 부려놓고 말을 바꾸는 것도 꼴이 우스웠다.“넣는다.”“윽…….”두꺼운 손바닥이 허벅다리 바깥쪽을 느리게 어루만졌다. 둥근 귀두구가 불긋하게 부푼 살덩이를 꾹 눌렀다. 제나스는 여러 번 쥐고 머금고 닿아본 질량감을 기억했다. 안에 들어가면 빈틈도 없이 꽉 차버릴 것이다. 주름진 내벽이 기대감으로 움찔거렸다. 입구는 젖다 못해 비빌 때마다 찌거덕거리는 소리가 날 정도였다.뭉개진 신음이 시트를 적셨다.“흐윽, 윽, 후으으윽.”“……힘 빼.”테드가 낮게 신음하며 을러댔다. 굵은 ㅈ대가리로 좁은 질구를 꾸역꾸역 열며 제 살을 처박았다. 빠듯하게 맞물린 연결부에서 찔끔찔끔 액이 샜다. 붙들린 왼쪽 골반이 욱신거렸다. 하얗고 말랑말랑한 엉덩이 위로 벌겋게 손자국이 남았다. 테드의 손은 체격에 비해서 큰 편이다. 제나스에겐 우악스러울 만큼 커다란 손이었다. 몸이 강제로 열리는 감각에 제나스는 힉힉 숨을 들이켜며 짐승처럼 울었다. 커다랗게 열린 두 눈에 눈물이 핑 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