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연안고등학교 학생부에서 알려 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연안 사립 고등학교 학생부입니다. 이 지침서는 학우 여러분이 안전하고 편안한 학교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목적에서 작성되었으며, 우리 학생회에서는 학우 여러분들이 아래의 지침을 반드시 지킬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열두 가지 항목을 어길 시 발생할 수 있는 공통적인 사건에 대해 학교 측에서는 일절 책임지지 않습니다. 2nez 같이 살던 외삼촌과 떨어져 연고 없는 타지로 전학 온 이정휘. 그는 외로움을 견디며 학교생활을 이어 나간다. 그러던 중, 길을 잘못 들어 기숙사 ‘9호실’을 찾게 된다. 그 수상한 곳에 이정휘의 외로움을 달래 줄 이가 있었다. “……너, 사람 맞아?” 잔뜩 긴장해서 뱉은 물음에 경직되어 있던 상대방의 얼굴이 미묘하게 펴졌다. “네가 보기엔 나, 사람 안 같아?” 다정한 웃음에 다정한 말투, 목소리. 내가 속절없이 앓을 수밖에 없는 부류였다. 봄별해 교통사고를 당한 현제는 회복 후 학교로 돌아온다. 오랜만에 돌아온 학교. 이전에는 알아채지 못했던 이상한 일들이 자꾸 벌어진다. “현제야, 같이 가자.” 잠이 들면 누군가 현제를 휠체어에 태운 채 옥상으로 향한다. 그는 대체 누구일까. “좋아해.” 묘하게 익숙한 목소리가 귓가에 속삭였다. 민트란 모교에 남기고 온 건 추억이 아닌 첫사랑이었다. 같은 반이었던 첫사랑 김지원. 그는 국화꽃 한 송이를 남긴 채 범석을 떠났다. 그로부터 9년 후, 범석은 계약직 교사로 모교에 돌아오게 된다. “범석아.” 첫키스를 나눈 언덕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 건 김지원이었다. 범석이 기억하는 그 모습 그대로, 아니 지나칠 정도로 더 선명하게. “9년이면 인사가 좀 늦기는 했다, 그렇지.” 펼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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