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욕망에 솔직할 것

* 본 작품의 내용은 실제 사실이 아니며 작중에 등장하는 기관, 지명, 단체, 인물, 사건은 모두 허구임을 밝힙니다.최성온과 이건호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내가 스무 살, 그러니까 대입에 실패한 후 온전한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지 못한 채 애매한 경계에서 헤맬 때였다.당시의 나는 세상천지에 무서울 게 없는 무법자였다. 사회 제도에 규제받지 않는 나이가 되었고, 지갑에는 한도가 없는 카드가 꽂혀 있었으며, 주변에는 나 같은 놈들만이 득시글거렸다.그러나 변곡점은 예상치 못한 시점에, 꽤나 억울한 모양새로 나를 찾아왔다. 어느 날 길거리에서 웬 취객이 먼저 시비를 걸어오며 어깨를 툭툭 치길래 그의 양어깨를 탈골시켰을 뿐이었는데, 당시 국회 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던 나의 아버지가 그 단 한 번의 사고로 대가리에 피도 마르지 않은 나를 독립시켜 버린 것이다.나는 어렸고 치기 넘쳤다. 불만이 머리 꼭대기까지 차올라 돌아 버리기 일보 직전이었지만 아버지는 나의 그러한 성향을 분명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일반적인 재수 학원이 아닌, 당신이 후원하고 있는 교육봉사원으로 나를 보낸 것을 보면.그런 위험한 곳에 나를 처박아 놓은 아버지의 의중은 쉬이 파악할 수 있었다. 샌님들 가득한 강남 중심부에서 왕 노릇 하던 버릇을 버리고, 약육강식의 법칙에 따라 굴복하는 법을 배워라.하지만 아버지는 나를 잘 몰랐다. 내가 당신을 꼭 빼닮아 폭력적이지만 한편으로는 도망간 친모를 빼닮아 치밀하고 계획적인 인간이라는 것을. 나는 곧장 그 달동네를 탈출할 계획을 세웠다.아버지의 원대로, 운동부 놈들에게 짓밟힐 것이다.폭행을 당하리라. 강간이면 더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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