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여름 살은 풋살

“……인영아 정말 보고 싶었어.” 한평생 베타로 살아온 인영은 어느 날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갑자기 오메가로 발현된다. 그것도 하필이면 열성 오메가로!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을 부정하며 내려간 시골에서 어릴 적 헤어진 친구, 세연을 만나게 된다. 10여 년만에 재회는 반가움보다 껄끄러움이 더 크다. 인영은 저와 달리 알파로 발현된 세연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페로몬 수치가 낮은 열성인 점을 이용해 오메가인 사실을 숨기는데……. [본문 중] 권세연이 고개를 비스듬히 숙이더니 내 손가락을 그러쥐었다. 그러고는 뺨을 발그레하게 붉힌 수줍은 얼굴로 날 힐금 가로봤다. “난 너한테 따먹히고 싶은데…….” “…….” “나 따먹어주면 안 돼?” 미친 소리임이 분명한데 페로몬 때문에 정신이 어떻게 된 모양인지 전혀 그렇지 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기껍게 들렸다. 권세연은 더 재촉하지 않고 여유롭게 내 답을 기다렸다. 애정과 욕정이 가득한 페로몬을 흘리면서……. “하아, 미친 새끼…….” 더는 버티기 힘들었다. 그렇게 따먹히는 게 소원이라면 못 해줄 것도 없었다. 권세연의 멱살을 잡고 그대로 입술을 부딪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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