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애니멀 로직

*<애니멀 로직> 외전의 경우, 임신 소재를 다루고 있으니 이용에 참고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평생 모범생으로 살아온 소심하고 겁 많은 치타 수인 안톤. 봉사활동 중 인간에게 학대당한 재규어 수인 잭스를 만난다. 어떠한 접근도 거부하는 사나운 맹수가 너무너무 무섭지만, 어쩐지 늘 외톨이인 그에게 자꾸만 눈길이 가는데... “너, 내가 누군지 모르지?” *** “아파? 조금만 참아.” 안톤은 상처에 소독약을 뿌리고 무심코 입김을 불었다. 바람에 놀랐는지, 잭스가 몸을 움찔하며 숨을 들이켜는 것이 느껴졌다. 잭스는 이제 고개를 완전히 떨구고 안톤과 눈을 마주치지도 못하고 있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온 셀로판지처럼 투명한 노을에 물든 귓가가 불그레했다. “……뭐 하는 거야.” 잭스가 뭔가 억눌린 목소리로 물어오자 안톤은 그제야 퍼뜩 제정신을 차렸다. “미, 미안. 너무 주물럭거렸지? 그냥 손도 멋있다 싶어서……. 나중에 인기 많겠다.” “……누구한테?” “오메가나 여자애들한테?” 그 순간, 힘없이 붙들려 있던 잭스의 손이 슥 움직였다. 단단한 손가락이 슬그머니 안톤의 손마디 사이를 벌리고 들어와 깍지를 꼈다. 묘한 감각에 안톤은 자신도 모르게 흠칫했다. 얼어 있는 안톤의 귓가에, 잭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알파인 거 알긴 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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