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 때문에 다른 놈을 만날 수도 없어요. 너만한 놈이 워낙 귀해야 말이지.” 머리를 단정히 내린 저와는 달리 선우는 훤칠한 이마를 드러내고 있었다. 재이는 매끈한 선우의 이마부터 턱까지 손으로 쓱 훑어 내렸다. 얌전히 있던 선우가 재이의 손을 낚아채듯 잡는다. 그의 얼굴은 스위치가 눌린 듯 그 어느 때보다 험악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딴 새끼 만나면 셋 중 누구 하난 죽는 거야.” “…….” “알겠어, 강재이?” 그렇지 않아도 낮은 목소리가 으르렁거리며 위협하자 재이도 몸을 움찔거릴 수밖에 없었다. 전율이 일었다. 온몸에 닭살이 돋고 털도 쭈뼛 서는 것만 같았다. “그게 너랑 나는 아니겠지.” 말이 끝남과 동시에 선우의 입술로 달려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