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자작령의 하녀로 변변찮은 삶을 살던 이레인은
황금 같은 기회를 잡아 번듯한 황궁 시종으로 취직한다.
황녀에게 능력을 인정받으며 인생 좀 피는구나 싶던 그때,
우연히 황궁 정원에서 입 험한 남자와 마주친다.
“이상한 취미가 있나 봐? 피 나는데, 발에서.”
거친 말과 달리 다정하고 고고한 물망초 향기를 풍기는 흑발의 미남.
이레인은 스치듯이 만난 남자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마는데…….
그 마음, 줘도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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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그럼 이름은.”
“네, 네?”
“얼빠지게 자꾸 네는 무슨 네야. 이름이 뭐냐고, 너.”
이레인의 얼굴에 핏기가 아예 가셨다.
그녀는 변명은 못 해도 이유는 물어야겠다는 듯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제 이름은 왜 물으세…요…….”
테오가 웃긴 얘기를 들었다는 듯 하,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누군가의 웃음이 이토록 무섭게 느껴지는 건 참으로 오래간만이었다.
“야.”
“네, 네?”
이레인은 제 쪽으로 한 발 다가선 테오의 행동에 그대로 발을 물렀다.
테오는 그에 굴하지 않고 상체를 더 기울였다.
“내가 네 이름 알아내는 게 어려울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