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여름은 겨울을 그리워한다

심장이 아플 만큼 조여왔다.
어떻게 네가 여기에 있는 걸까?

“최설?”
“……나질 않아.”
“뭐라고?”
“기억 안 난다고. 전부.”

***

무더운 여름날, ‘한여름’은 평소 보살펴주곤 했던 길고양이 한 마리가 급발진한 차에 치일 뻔한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다행히 고양이는 무사히 자리를 피했지만, 차는 전봇대를 그대로 들이받고 말았다. 놀라서 차로 다가간 여름은 운전석에 쓰러져 있는, 잊고 살던 고등학교 시절의 첫사랑 ’최설’과 재회한다.

최설은 병원에서 가까스로 정신을 차렸지만, 머리를 크게 다쳐 열일곱 살에서 기억이 멈춘 상태였다. 여름은 기억상실증 증세가 나아질 때까지만이라도 그를 돌봐줘야겠다는 생각에 집으로 데려오게 된다. 하지만 둘 사이에는 크고 작은 일이 계속 쌓이고, 함께 지내는 시간은 끝날 기약도 없이 길어진다.

그렇게 여름을 지나 가을까지 계절이 바뀌는 동안, 다 잊었을 거라 생각했던 첫사랑을 향한 감정이 자꾸 되살아나려고 하자 여름은 혼란스러워한다. 지난 사랑이 다시 이뤄질 수 없을 거라는 걸 상기하며 마음을 다잡을 즈음, 여름의 집으로 최설을 찾는 낯선 사람이 방문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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