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한 소리를 솨, 흘리며 흔들리는 월계수 가지 사이로 사금파리 같은 빛의 파편이 아름답게 쏟아져 내렸다. 그저 이대로 순간이 멎길 간절히 소원하였다.’ 로마 집정관 풀케르의 아들인 하드리우스는 그리스인 가정교사와 동성애 추문을 일으킨 후 도망치듯 유학을 떠났다가 4년 만에 로마로 돌아온다. 저택에서 아버지의 릭토르인 티베리우스를 만난 하드리우스는 조각상처럼 아름다운 미청년에게 한 눈에 깊이 빠져든다. 평소 유약한 성격의 하드리우스를 못마땅하게 여긴 아버지는 그를 티베리우스와 대련하게 해 크게 망신 준 후 티베리우스로 하여금 석 달 간 하드리우스에게 전술과 검투를 가르치게 한다. 함께 시간을 보내며 티베리우스에 대한 마음이 커진 하드리우스는 그에게 고백하지만 매몰차게 거절당한다. 한편 하드리우스는 친구인 마리우스의 재촉에 못 이겨 참석한 가면 연회에서 마르스의 가면을 쓴 막시무스에게 곤혹스러운 구애를 받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