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어항 속의 새

※본 작품은 자보드립, 강압적 관계, 물리적 폭력 등 호불호가 나뉠 수 있는 장면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기어서 와야지.” 곧장 바닥으로 무릎을 꿇었다. 미지근한 대리석의 온도가 피부 위로 전해져 오는 게 느껴졌다. 내게 바닥을 기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이렇게 해서라도 서요한과의 일을 지워 내고 싶었다. 충동적인 실수로 그를 잃고 싶지 않았다. 권윤하의 발치에 앉았다. 곧게 뻗은 손가락이 블라우스 자락을 가볍게 들추었다. 타인의 흔적을 찾고 있는 손길이 놀랍도록 여유로웠다. 서요한이 내 몸에 흔적을 남기지 않았음에 진심으로 안도했다. 비겁하고 치졸한 마음이었다. “난 또 뭐라고. 깨끗하네.” “…….” “생각해 봐. 이런 게 눈앞에 있는데 안 빨고 버틸 남자가 어디 있겠어.” 그는 흥이 깨졌다는 듯 말했지만 가슴께로 와 닿은 손은 치우지 않았다. 말랑한 위 가슴을 쿡쿡 누르던 손이 뭉근한 손길로 유방을 주물렀다. 서요한과의 행위로 끈적하게 젖어 든 다리 사이가 염치도 없이 옴죽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이러고 있으니까 또 땡기네. 나 기분 풀리게 좀 빨아 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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