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작품은 자살, 가정 폭력 등의 소재를 포함하고 있으니 이용에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김도윤은 어린아이를 구하고 교통사고로 사망한 뒤 대기업 회장의 사생아, ‘예도윤’의 몸으로 다시 눈을 뜬다. 같은 이름이지만 전혀 다른 삶을 살았던 예도윤과의 접점은 출신 대학교와 친한 후배였던 ‘한결’뿐. 도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결에게 다가가지만 그가 기억하는 귀여운 후배와는 너무도 다른데. “네가 나한테 원하는 게 있는 건지, 개수작을 부리고 싶은 건지 알 바 아닌데…… 그딴 걸로 도윤이 형 이용하지 마. 진짜 죽여 버리고 싶으니까.” 내가 도윤이야, 결아……. ‘도윤이 형. 점심 드셨어요?’ ‘형은 참, 안 그럴 것 같은데 손이 많이 가요.’ ‘형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은 만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예의 바르고 다정하던 후배의 목소리가 거짓말처럼 멀었다. 도윤은 자기 할 말만 하고 떠나 버리는 뒷모습을 보며 헛웃음을 흘렸다. “너, 내숭이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