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일요일의 위로

사회생활 만렙, 자신을 현대 사회의 '평범한 직장인 1'이라고 착각하며 살아가는 정라원 대리. 월급 루팡하며 성실하게 출퇴근만 하다가 정년퇴임하는 것이 꿈인데, “키스 한번 하자고. 정라원이 나한테.” 현제오 상무의 TF팀에 반강제로 합류하게 된 시점부터 순탄했던 회사 생활에 위험 경보가 울린다. * “그래. 자자, 제오야. 섹스할 때는 남자 대 남자로 하는 거니까 상사 대접은 기대하지 말고.” 정라원의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왔다. 현제오를 알게 된 순간부터 어차피 이번 생은 망했다. “개인 취향을 변태라고 매도당하니까 꽤 억울한데.” “많이 억울해하십쇼. 날짜는 일요일로 하겠습니다. 평일에는 업무가 많아서 불가능합니다. 마지막까지 TF에 민폐 끼치지 않고 잘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뭘 또 그렇게까지. 기대돼서 그때까지 어떻게 기다리나 몰라.” “전혀 기대 안 하고 일만 열심히 할 거니까 걱정하지 마시죠.” “아니. 라원이 말고. 제오가 기대돼서 일요일만 기다릴 것 같다고.” 징그러운 3인칭 화법을 들은 정라원이 질색하며 혐오스러운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 “제오는 일요일이 기다려져서 잠도 설칠 것 같아. 대체 왜 아직도 화요일인 거야.” 과연 정라원 대리는 평범하게 회사 생활 하다가 정년퇴임하는 꿈을 이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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