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이 생물을 키워 보자

갱의 끄나풀의 끄나풀의 끄나풀쯤으로 좀 놀아 본 남자 김 단. 무릎이 불편해진 후 정신을 차리고 뉴욕의 평범한 직장인이자 에프원의 소소한 팬으로 산 세월이 몇 년인데, 새삼 과거 때문에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집 앞에서 기다리는 불량배를 피해 들어간 호텔, 일생 기대하지도 못했던 만남이 그를 맞이한다. 천재 에프원 드라이버, 트리플 챔피언, 그리고 ‘섹스’라는 대명사 그 자체로 불러도 괜찮을 그 남자, ‘크리스 폴’이 갑자기 찾아와 한 말. “나랑 섹스 안 할래요?” “싫어요.” 단은 그를 냉정하게 밀어내고 어이없는 에피소드 정도로 여기지만, 그것은 다음 날의 소란을 생각지 못한 반응이었다. 호텔 앞에서 취재진에게 둘러싸인 타칭 ‘크리스의 남자’는 그만 폭발하고 마는데. “내가 페라리 누르고 챔피언 된 배신자 크리스 폴이랑 ‘삐삐’에서 ‘삐삐’를 하다니 말이 돼? 좀 꺼져요! 왜 길은 ‘삐삐삐’ 하고 ‘삐삐’야!” 그런데 이 적극적인 증오 선언에도 불구하고 어째서인지 크리스 폴의 변호사가 그를 찾아와 제안한다. “주당 10만 달러를 드릴 테니 크리스의 개인 매니저가 되어 주시죠.” 수상한 제안, 하지만 매스컴에 자신의 위치를 노출하고 만 단은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크리스를 보조하러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으로 간다. 그런데 알면 알수록 이 남자…… 왜 마음껏 미워할 수 없지? 왜 이렇게 멋진 거냐고. “사귀자니까. 연애 수당 받아.” 인생의 곡선에 서서 애써 태평한 척해도 말짱 도루묵.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골칫덩이가 불러온 환상의 세계를 떠안은 채 욕심이 나니까, 그러니까 달아오르는 온도에서 서서히 다짐하고 말았다― 이 생물을 키워 보자고. *본 도서는 개인지 발매 당시 라는 표지 제목을 사용하였습니다. 한글 제목과 영어 제목이 달라 혼란이 염려되어 안내드립니다.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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