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워드 : 현대물, 계약, 스폰서, 미인공, 다정공, 대형견공, 호구공, 집착공, 복흑/계략공, 재벌공, 존댓말공, 미남수, 까칠수, 상처수, 굴림수, 감금, 연예계, 정치/사회/재벌, 할리킹, 사건물, 3인칭시점, 수시점 * 본 도서에는 강압적, 비도덕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대중에게 잊힌 연예인, 채해인. 벼랑 끝에 몰린 그에게 달콤한 제안이 들어왔다. 바로 SJ시네마의 대표인 선의진에게서 온 두 번째 스폰 제안. “저는 해인 씨가 필요로 하는 걸 드릴 수 있어요.” 연기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해인에게 있어 그것은 붙잡을 수 있는 마지막 동아줄이었다. 하여 긴장한 채 집으로 찾아갔지만, 예상과 다르게 의진은 다정한 면모를 보인다. 그렇게 점점 느슨한 분위기에 적응이 된 해인은 어느덧 의진에게 거짓말까지 하기에 이르는데…. 하지만 의진은 해인이 생각했던 것처럼 ‘인물 좋은 백치’는 결코 아니었다. 그는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일렁이는 그림자, 해인은 처음으로 맹렬한 감정이 비치는 두 눈을 마주했다.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말이, 저를 배신해도 된다는 말처럼 들렸습니까?” ▶잠깐 맛보기 “잘해 주니까, 내가 만만했어?” 냉랭한 그의 목소리가 예리하게 물었다. 그는 해인에게 부드럽고 물렁하게 대해 주었다. 몇 번 선을 넘어도 반응이 없길래 그가 해인의 목숨줄을 쥐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도 잊고 마음껏 까불었다. 그가 오래도록 해인이 누리지 못했던 호의를 베풀어 준 사람이라는 것도 잊고. 그러지 않았다면, 그가 해인을 멸시하고 윽박지르고 파리 목숨이나 다름없는 해인의 처지를 끊임없이 상기시켜 주었더라면, 그가 아무리 멍청해 보이더라도 해인은 그를 우습게 보지 못했을 거다. “저, 저는….” “그래. 너는.” 선의진은 해인의 바로 앞까지 다가왔다. 잘 짜인 그의 얼굴은 희미한 어둠 속에서도 정갈하게 반짝거렸다. 살짝 일그러진 입매가 유난히 아름다워 보였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날 뭐로 봤는데?” 그의 손이 해인의 턱을 움켜쥐었다. 당장이라도 턱뼈를 으스러뜨려도 이상하지 않을 듯한 강한 힘이었다. 언제나 초점이 흐릿하던 그의 눈빛이 지금만큼은 해인을 통째로 꿰뚫어 버릴 듯 강렬했다. 해인은 헤드라이트를 똑바로 바라본 초식 동물처럼 꼼짝할 수 없었다. 그가 제 아래턱을 누르고 입술을 열어 옆얼굴을 겹쳐 올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