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바다의 영토 전쟁에서 3년 만에 돌아온 오르카는 수면을 방해하는 소리를 따라 숲의 호수로 향한다. 모두가 잠든 깊은 밤, 숨죽여 저택을 빠져나가는 하인이 저의 지루함을 달래 줄 거라 확신했다. 하지만 오르카가 호수에서 가장 먼저 맞닥뜨린 건 뜻밖에도 하인이 벗어둔 옷가지였다. 몰래 나와 한다는 짓이 나체 수영이라…. “벌을 줄까.” 도망치려는 변태 하인을 붙잡아 무릎 꿇린 오르카는 자신이 기대한 것과는 다른 대답을 듣게 된다. “우윽… 밥, 호수에…, 몰래, 흐… 먹으러, 잘못했어요, 흐흑, 도련님, 잘못했어요….” 이 무슨 머저리 같은 말일까. 겁에 질려 엉망으로 나열되는 단어를 조합해 본 오르카가 물먹은 얼굴을 지나 앙상하게 마른 몸뚱이로 눈길을 돌렸다. 그럴 기분이 되면 당장이라도 팔다리를 부러뜨릴 수 있는 체구였다. 나체 수영이나 즐기는 변태 하인을 좀 골려주려던 게 완전히 틀어져 버리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