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 개정판입니다 ◆
사랑했던 연인에게 배신당하고, 구원했던 인류에게 버림받았다.
다시 한 번, 손에 넣은 삶.
이번에는 용사로서의 모든 업을 내려놓고, 세상의 멸망을 방관하리라.
하지만 자신과 똑같은 상처를 품고 있는 소녀와 만나며 그 다짐은 조금씩 바뀌어 간다.
사람에게 입은 상처는, 결국 사람으로부터 치유할 수밖에 없다고 하던가.
* * *
만신창이가 되어 버린 로헨을 보며, 아실리페는 어째서 도망가지 않고 이 자리에 남은 거냐고 울음을 터트린 채 물었다.
그 말을 들으며 로헨은 웃었다.
아실리페에게 처음으로 미소 지어 주며 말했다.
네가 그곳에 있기 때문에, 나는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