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아들공 #원래는마왕아들공 #다재다능하공 #일편단심공 #은근히복흑(?)공 #수한정다정공 #양아버지수 #대외적으로는용사수 #나름상식인수 #내아들이제일잘났수 #키웠는데잡아먹혔수 “너한테도 소중한 사람이 있어?”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의지하던 누나마저도 실종되자 우울증에 시달리게 된 사준. 그는 누나의 방을 치우던 중 발견한 게임 CD를 만졌다가 그대로 게임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분명 용사가 아들을 키우는 육성 시뮬레이션이라고 했건만 키울 아들은 어디로 갔는지 게임 속 왕은 그에게 다짜고짜 마왕 토벌부터 명령한다. 결국 사준은 용사 ‘레오’가 되어 마왕 성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만난 마왕의 아들을 우연히 양자로 맞이하게 되는데…. 갑자기 시작된 육아, 레오는 과연 아이를 무사히 키워낼 수 있을까? “지금부터는 너.” [미리보기] “미하엘.” 조심스레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 고개를 들자 레오를 쳐다보고 있던 미하엘이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아닌 척 책장을 둘러보는 모습이 무척 자연스러워 남들이라면 깜박 속을 것도 같았다.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니?” 레오가 조심스럽게 묻자 아이는 고개를 저었다. “그럼 심심해서 그래? 같이 책이라도 읽을까?” 책이라고 해봐야 몇 권 없었다. 마왕의 서재는 화려했으나 이곳은 주인인 레오가 들어온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저택이었다. 읽을거리라고는 깨어난 미하엘을 보기 위해 트리비아가 잠깐 놀러 왔다가 건네준 본인의 저서 몇 권이 전부였다. 그러고 보니 아이를 위해 동화책이라도 사 두어야겠다. 지금까지는 아이가 신경 쓰여서 제대로 된 외출을 하지 않았지만 생각해 보니 아이로선 놀 거리가 전혀 없는 모양새였다. 또래 친구도 없으니 심심할 것이 당연했다. 우선 건강부터 회복해야 한다는 생각에 먹고 자는 것만 관리한 것이 실수였다. “아니야.” “응?” “안 심심해.” 심심하지 않다면 사람을 이렇게 졸졸 쫓아다닐 이유가 없지 않나? 뭐 재미있는 것도 아닌데. 레오는 아이의 말에 담긴 뜻을 이해하기 위해서 잠시 고민하다가 마땅한 정답을 찾지 못하고 다시 물었다. “그러면 왜?” “그냥 보는 거야.” 영문 모를 대답이었다. 레오는 미하엘이 혹시라도 말을 더 이을까 싶어 가만히 그를 보며 기다렸지만, 미하엘은 다시 입을 꾹 다물었다. 정말 과묵한 아들이었다. 어쩔 수 없이 레오는 책을 덮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소파에 앉은 아이의 곁으로 다가가 불쑥 그를 들어 안으니 아이가 기다렸다는 듯 덥석 품에 안겨 왔다. “아버지가 그렇게 좋아?” 장난으로 그렇게 말을 한 것인데, 미하엘은 긍정의 뜻으로 고개를 주억거렸다. 어깨로 전해지는 움직임이 귀여워 레오는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왜 좋아? 아버지는 미하엘한테 해 준 것도 없는데. 아프게만 했잖아.” 수도로 돌아오자마자 며칠 동안 앓아누웠던 게 전부인데. 그 기억밖에 없으면서 왜 이토록 레오를 따라다니는 걸까. 새삼 신기해서 그는 아이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그러자 의외의 답변이 들려왔다. “…예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