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한 소감이 어때?”
“…….”
“난 반가워서 미치겠는데.”
6년 전에 헤어진 옛 연인, 차태하를 클라이언트로 만났다.
해인은 기막힌 우연에 실소를 흘릴 뻔했다.
과연 이걸 우연이라고 할 수 있을까.
황당함에 사무적으로만 대하자, 삐딱한 목소리가 돌아왔다.
“말없이 떠난 건 내가 아니라 너야.”
떠날 수밖에 없게 만든 것은 그였다.
갖고 놀기 쉬운 여자라며.
해인은 그날 밤 일을 잊을 수 없었다.
“네가 상처받은 것처럼 굴면 안 되지.”
그런데도 차태하는 이토록 이기적이었다.
마치 그 홀로 실연의 아픔을 감내한 것처럼 보였다.
“아까 재회한 소감 물으셨죠?”
정작 씻어낼 수 없는 상처를 받은 건 해인이었는데도.
아픈 과거를 상기한 해인이 천천히 내뱉었다.
“최악이네요.”
예전처럼 그에게 휘둘릴 생각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