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알바르드 저택의 짐승

알바르드 저택 지하에는 짐승이 있다. 매를 맞아도 길들여지지 않던 짐승이 알바르드 저택 막내딸 셀리에게 꼬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어두컴컴한 지하에서 침을 뚝뚝 흘리며, 그녀만을 기다리는 짐승은 하루하루 조금씩 자랐다. 저를 묶고 있는 목줄을 끊을 수 있을 만큼. 셀리는 커져 버린 짐승에게 겁도 없이 손을 내밀었는데……. *** 저택 지하 깊은 곳에 있던 데시가 내 방으로 올라왔다. 데시의 샛노란 눈동자와 눈이 마주쳤다. 데시는 그저 씩 웃었다. 짓궂은 웃음에 나는 침만 꼴딱 삼켰다. 다리 사이를 파고든 손이 꿈틀거리며 살을 갈랐다. 찌걱, 하는 소리가 나고, 무언가가 울컥 몸속으로 들어왔다. “아앗!” 감각이 너무 낯설어서 비명을 지르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손을 뻗어 데시의 팔을 잡았다. 데시의 손이 자꾸만 이상하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데시!” 아랫배에 힘이 들어갔다. 내 몸은 데시의 손가락을 어렵지 않게 받아들였다. 충분히 젖어서 미끌거리고 있었다. “물이 많이 나왔어.” 데시는 그 소리를 들려주고 싶다는 듯 손을 세게 움직였다. 찌걱거리는 소리가 내 귀에까지 생생히 들려왔다. 소변을 본 것도 아닌데, 마치 실수를 한 것처럼 축축했다. 나는 다리를 파르르 떨며 눈을 질끈 감았다. “셀리, 셀리.” 데시가 날 불렀다. 그의 목소리엔 웃음기가 섞여 있었다. 데시가 날 부르는데 난 도저히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숨은 가쁘고, 열은 오르고, 부끄러워서 바들바들 떨게 됐다. “너무 좋아, 셀리. 사랑스러워. 다 가지고 싶어. 먹어 버리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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