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우애수

우애수(友愛數).
우주에서 단 한 쌍밖에 없는, 신의 손길로 맺어진 신비로운 숫자.
하나의 심장을 나누어 가진 듯 완전하고 애틋한 숫자, 우애수.
자신만의 우애수를 찾고 싶은 그 남자, 진교.
그의 앞에 나타난 레몬 빛 바람 같은 여자, 일은.
“일은 씨…….”
“네.”
“어떤 철학자가 그러더군요. 거짓말은 나쁜 거고, 비밀은 슬픈 거라구요. 저는 제 자신에게 거짓말도 비밀도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
“나란 사람, 송진교란 사람 한번 보아주시겠습니까? 상처받더라도 당신과 이렇게 끝내고 싶진 않습니다.”
진교의 진중하고 깊은 눈동자를 가만히 바라보다 일은은 천천히 선글라스를 벗었다. 선글라스로 마음을 가린 채 대답할 수는 없었다. 어떤 대답이든 온전히 자신을 드러내놓고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실하게 부딪혀 오는 사람에겐 진실하게 대해야 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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